사랑하는 82식구님, 다들 잠자리에 드셨나요? ^^
저는 오늘 퇴근하면서 장조림하려고 소고기 두 근을 사왔는데
핏물을 빼려고 소고기를 물에 담가놓았다가
이제서야 부랴부랴 압력솥에 넣고 불에 올려 놓았어요.
놀면 뭐하나요~ 소고기가 푹 익는 동안, 소소한 제 소식이나 전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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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에는 엄마랑 같이 아버지께서 계시는 요양원에 다녀왔어요.
아침 일찍 요양원에 방문해서 외출대장에 내용을 기입하고,
아버지를 휠체어에 태우고 모시고 밖으로 나와서 공원에 갑니다.
요양원에 계시면 어쩔 수 없이 실내생활을 많이 하시니까
엄마랑 저랑 아버지한테 갈때는 꼭 공원에 먼저 가요.
엄마는 준비해간 과일이랑 간식을 꺼내고 저는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요.
부모님이 드실 카페라떼와 제가 마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공원 바로 앞에 있는 갤러리 카페에요.
어쩌다보니 커피 내리시는 알바분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하는 사이가 되었네요.
제가 커피를 사러 가면, 알바분이 저한테 부모님이랑 공원에 오셨나고 물어보고
커피와 함께 시원한 얼음물도 한잔 챙겨주신답니다.
아버지께 점심때 뭐 드시고 싶냐고 했더니 입맛이 없다십니다.
그래서 갈비랑 쌀국수 중에 무엇을 드시겠냐고 여쭤보니 쌀국수가 좋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양지차돌쌀국수랑 매운 해물쌀국수, 치즈돈가스랑 짜조를 시켰어요.
입맛없으신 우리 엄마랑 아버지, 쌀국수랑 돈가스랑 짜조랑 다 드셨습니다. ㅎㅎㅎ
집에서 요양원까지 그리 멀지 않아서 엄마랑 저랑 걸어서 오고갈 때가 많아요.
엄마는 아침에 요양원으로 걸어가면서 아버지 걱정을 그리 하시더니,
아버지랑 맛있게 점심먹고, 아버지가 잘 계신 모습을 보고는 즐겁게 걸어오십니다.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 마음 속의 무거운 짐이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랍니다.
엄마랑만 시간을 보낼 수는 없잖아요.^^
바쁜 와중에 남편하고도 놀아줍니다.
남편이 예전부터 저한테 멍게비빔밥을 꼭 사주고 싶다는 거에요.
그래서 별로 땡기진 않지만 '그래, 얼마나 맛있나 보자!' 하고 강화도로 따라갔지요.
어흑, 모야모야~ 반찬도 깔끔하고 너무 맛있는 거에요.
시래기국도 구수하고 밑반찬도 맛있고 반찬은 무한리필되고.^^
저 광고하는 거 아닌데, 혹시 강화도 마니산 근처 가시면 한번 가보세요.
마니산 입구에 바로 있답니다. ^^
지난 토요일에는 가르치는 아이들 네 명을 데리고 덕수궁에 다녀왔어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좀 많은데... 어쩌다보니 딱 네 녀석만 데리고 갔어요. ㅎㅎㅎ
하아... 다 데리고 가기는 너무 힘들어서요ㅠㅠ 갱년기라...^^
일주일 전에 석조전 전시관 해설을 미리 예약해놓고 가서,
석조전 1층과 2층을 돌며 해설사 분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어요.
고종황제의 침실을 재현해놓은 2층 공간도 구경하구요,
귀빈을 맞이하던 1층의 리셉션장도 가보았어요.
덕수궁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예약하실 수 있으니 한번쯤 가보셔도 좋을 듯합니다. ^^
어쨌든 토요일은 참 바빴다지요. (일산->덕수궁->일산->서초동->일산)
어제는 갑자기 코다리구이가 먹고 싶어서 만들어 보았어요.
코다리를 깨끗이 씻어서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한 다음에
녹말가루를 뭍혀서 기름 넉넉히 두른 팬에서 바삭하게 구웠어요.
한 김 식히고 나서
간장, 고춧가루, 다진마늘, 생강가루, 다진 파, 케첩, 설탕, 매실청을 넣고 만든
양념장을 부어서 살살 섞어주면 끝이에요.
맛은 있었는데요
주방 온 벽에 기름이 튀고
남편은 촉촉한 코다리찜이 더 좋다하고
안그래도 바쁜데 시간도 많이 걸려서
당분간은 안 해먹을 것 같아요.ㅎㅎㅎ
그래도 저처럼 바삭한 코다리찜 좋아하시면 한번 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네요.
아, 지금쯤 소고기가 다 익었을 듯해요.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지금 장조림은 못 만들고
고기만 일단 물에서 빼놓고 내일 만들어야 겠네요.
사랑하는 82님들,
안그래도 뒤숭숭하고 맘이 쎄한 요즘인데
이럴수록 서로 손잡고 같이 가요.
손 안잡을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소매라도 잡고 같이 갑시다요.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