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키우면서 시간 지나가는 게 어떨 때는 버겁고 어떨 때는 아깝더라고요.
어느 날 문득, 우리 애들이 나중에 커서 이 사진을 보고 엄마의 음식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저희 애들은 아기때부터 나물 다듬는 것 부터 무치는 과정까지 놀이로 저랑 함께 해서인지
(그 과정의 어마어마한 쓰레기와 뒷치닥거리는 ㅠㅠ)
나물을 잘 먹어요. 저는 거의 참기름맛으로 먹는다고 봅니다만..
그리고 애아빠나 저나 어릴 때 입이 짧았는데
어른들이 억지로 먹이고 밥상앞에서 혼내고 그런게 싫어서
아이들 밥먹으면서부터 남편이랑 얘기했어요.
김치같이 매운거 잘먹는다고 칭찬도 하지 말고, 못먹겠다고 하면 억지로 먹이지 말자고.
애아빠는 항상 관대한데 저는 그래도 엄마인지라 아이들에게 조건을 걸었죠.
못먹는거 딱 두 개만 허용해주겠다고요.
애들이 꼽은 건 가지와 버섯입니다. 그 두개는 아예 안줘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밥그릇 다 비우면 박수치면서 사진도 찍고 온갖 오바를 했더니
지금도 밥그릇은 무조건 다 비우는 걸로 알더라고요.
사춘기 오면 먹는걸로 씨름할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이들에게 감사하면서 계속 밥을 해대려고 합니다.
어느 날의 간식입니다. 사진 보니 증편 주문해야겠네요.
증편 얼려놨던 거 전자렌지에 살짝 돌리고 토마토소스 미트볼,오렌지주스, 요거트
이 날은 애 친구들이 놀러왔나봐요. 역시 한그릇 음식인 김치볶음밥.
저는 어지간하면 매트를 깔아주는데 그 이유는 순전히 '사놓은 거 안쓰면 아깝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자애들은 저 매트에 뿅 했나봐요. 집에 가서 그렇게 얘기들을 했다네요.
닭다리살 사놓은걸로 치킨가스 해봅니다. 레시피는 그냥 밀계빵 순서로 하고요
냉장고에 남은 나물이랑 남은 김치조각 같이 세팅해서 오늘도 한 상 차립니다.
찬밥에 짜파게티 올려주고 오이 썰어 올려주면 뭘 바라겠습니까.
딸기가 싱싱한 걸 보니 딸기 먹고 싶네요. 츄르릅
등심돈가스에 김치콩나물국에 또 온갖 채소 쓸어담아 먹입니다.
고명이 색깔맞춰 올라간 걸 보니 그냥 평범한 식사는 아니고 1월1일 첫 식사였나봐요
광주요 철유 대접인데 저에게 82쿡을 소개해줬던 친구가 선물로 줬던 그릇이에요. 떡국먹을때 정말 잘 쓰네요.
훈제오리 굽다가 부추와 양파 막판에 살짝 같이 볶아 덮밥 만들고, 애들이 기어코 먹다 남긴 포도로 만든 포도즙
- 스타우브나 두꺼운 냄비에 포도 씻어 넣고(물은 넣지 않고) 약불로 끓입니다.
한 번 끓어넘치면 울면서 가스레인지를 닦게 되니 주의하세요.
포도알이 풀어지고 물이 나와서 흥건해지면 체에 붓고 밑에 그릇을 받친 후 그냥 둡니다.
왔다갔다 잊어버리고 있다가 더이상 떨어지는 물이 없다 싶으면 주걱같은걸로 포도알을 뭉개서 남은 즙을 짜줍니다.
제가 10년을 넘게 해도 진짜 너무 못하는 요리가 김밥입니다. 도대체 예쁘게 싸지질 않음.
당근이 시들시들하길래 꼬마김밥이랍시고 만들었는데 모양이 영 ;;
하지만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거죠.
요건 그나마 김밥 단면이 봐줄만 하다고 생각해서 눕혀 담았네요. 여전히 내세울 게 없는 비주얼이지만.
미역줄기 볶음과 시금치나물, 달걀덮밥과 청국장
시중에서 파는 액체형 요거트(불x리스같은)에 우유 대충 섞어놓고 실온에 하루 뒀다가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면
요거트 양늘리기가 됩니다. 저는 요거트 한 병에 우유 900ml 한 팩 넣어요. 저지방우유는 안되고요.
여름엔 그냥 실온에, 겨울엔 가스레인지 옆에 뒀다가 냉장고에 하루 넣어놓습니다.
애들이 간식으로 좋아하는 프렌치 토스트와 과일, 요거트에 무려 키위를 올려줍니다.
나름 럭비공 오므라이스를 흉내냈는데 다 터져서 안에 있는 흑미밥이 비쳐보입니다.
양배추 샐러드와 시어터진 열무김치
그런데 케첩은 제가 봐도 잘 뿌렸네요. ㅎㅎ
이도저도 힘들땐 근처 시장에서 모듬회 퀵으로 배달시켜 먹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연어 말고는 생선 이름을 모르면서 먹어요;
애들이 열 살이 넘으니 회를 살살 먹기 시작하는데 생선회 먹을 땐 항상 신경쓰이긴 해요.
제가 직접 담근 깍두기인데 모양은 좀 거시기하지만 맛은 먹을만했어요. 무가 맛나서 그런가;
들인 노력에 비해 사진 잘나오는 건 샐러드가 최고인 것 같아요.
풀x원에서 뭘 샀더니 사은품이라고 샐러드 토핑을 받았는데
정리하다보니 유통기한이 임박했길래 굳이 샐러드를 만들어 위에 뿌려줍니다.
맛은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더 있어보이는 효과는 있는 듯.
요건 키톡에서 추수감사절 칠면조에 장식하신 거 보고 힌트를 얻었어요.
원래 저렇게 해서 장식하는 건데 저는 그냥 과일셋팅을 저리 했다는;;
맘먹고 만든 작년 크리스마스 저녁상인가봐요.
아스파라거스와 빨간 파프리카, 마늘편 볶다가 소금후추맛으로 먹습니다.
이것도 반응이 좋았어요.
베이컨 구우면서 기름이 나오면 그 기름에 감자를 살짝 두껍게 썰어 굽습니다.
감자가 구워지는 동안 요거트와 마요네즈를 5:5정도로, 거기에 레몬즙 약간과 설탕 반티스푼 섞어 드레싱을 만듭니다.
감자에 베이컨 잘게 썰어 올리고 소스 뿌린 다음 푸른 채소 곁들여먹어요.
마늘이 들어간 버전으로도 만들어봤는데 마늘은 안어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