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지난 번에 추석 지낸 이야기 올려놓고 갔었는데
얼마 안되서 또 키톡을 찾아 왔네요. ^^
소년공원님댁의 식탁메뉴 선정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 솔이네가 뭐해먹고 살았는지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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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채도 무치고, 장조림도 만들고, 콩자반도 좀 만든 날이었나봐요.
계란후라이 두 개 부쳐서 아들들 한끼 먹이구요.
식구들이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를 좋아하는데,
가끔씩은 멸치육수를 내고 액젓으로 간을 한 담백한 김치찌개도 잘 먹더라구요.
올 여름에는 많이 덥지는 않은 편이었지만
그래도 오이미역냉국은 자주 밥상에 올렸던 것 같아요.
더위에 기력떨어지지 말라고 오리고기도 좀 굽구요.
친정엄마랑 점심을 함께 먹는 날에는 꼭 계란찜을 만듭니다.
엄마는 제가 만든 계란찜을 참 좋아하시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계란찜은 꼭 스텐냉면기에 쪄야 맛있는 것 같아요.^^
소고기 등심 조금 굽고, 계란찜이랑 된장찌개, 샐러드로 점심 한끼 해결!
돼지고기 목살을 듬뿍 넣고 김치찌개를 끓인 날.
이 날도 엄마랑 남편이랑 저랑 셋이서 같이 점심 먹었어요.
엄마랑 속초 갔다가 사온 오징어 순대도 지져 내고,
(엄마랑 8월말에 속초 다녀왔는데 그 얘기도 키톡에 올려 볼까요? ^^)
여름에는 주위에서 채소를 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요.
올해 여름에는 갓 따서 야들야들한 가지를 원없이 먹었어요.
가지나물, 가지밥이 너무 질려서 돼지고기가지볶음을 해보았어요.
가지는 0.5센치 정도로 썰어서 후라이팬에 기름 없이 구워서 따로 놓고요,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다진 돼지고기와 다진 마늘, 생강가루, 후추를 넣어
볶아준 다음에, 미리 구워놓은 가지랑 섞어서 간장, 굴소스를 넣어 볶으면 끝이에요.
맨 마지막에 참기름 조금이랑 통깨만 뿌리시면 되니 간단하죠?
이렇게 볶은 돼지고기가지볶음은 밥위에 얹어서 덮밥으로 먹었어요.
엄마가 점심 안 드셨다길래, 얼른 오시라고 해서 차려드린 점심 밥상입니다. ^^
저는 8월에 학원일이 너무 바빠서 한동안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밥 위에 가지 볶은 것을 얹고 계란 후라이 두개까지 얹어서 싸가니까
김치만 있어도 맛있게 먹겠더라구요.
어떤 날은 시판 함박스테이크에 계란 후라이를 두 개 얹고,
양파가 혈압에 좋다니까 밥 위에 살짜꿍 얹어 가지고 갔어요.
생양파 먹으려니까 어찌나 맵던지요. 안 먹을 수도 없고...^^
우리 애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저녁에 먹고 학원가라고 제육볶음을 해놓은 날엔
밥 한쪽에 제육볶음 올리고 또 계란후라이 두 개 올렸어요.
제 동생이 계란후라이 두 개나 먹냐며 ㅜㅜ 막 놀리고....^^
며칠 전에는 큰아들이 비염수술을 했는데
통증과 답답함때문에 뭘 통 못먹다가
잔치국수를 먹고 싶다고 해서 멸치새우다시팩이랑 파뿌리랑 넣고
폭폭 끓여 육수를 내서 한 그릇 푸짐하게 먹였어요.
큰아들 덕분에 이날 메뉴는 잔치국수였답니다.
생선회를 포장해와서 남편이랑 소주 한 잔 하다가 생선회가 남았어요.
남은 회를 냉장실에 잘 보관해놓았다가 둘째한테 회덮밥을 만들어 주었더니
어찌나 고마워하며 맛있게 먹는지 쬐금 미안하기도 하고... ^^
저희 엄마가 추석에 간장게장을 담으셔서 식구들이 잘 먹었거든요.
게가 딱 한 마리 남아서 흰쌀밥에 게딱지 내장이랑 게살을 발라넣고
청양고추, 저민 마늘에 참기름 조금 넣고 비벼서 한숟가락씩 나눠 먹었답니다.
주말 점심이라 냉장고에 남아있던 반찬이 모두 총출동했어요.
카레도 다시 데우고 햄도 계란물 입혀서 굽고 해서
오랜만에 가족이 모두 모여서 맛있게 또 한끼를 해결했답니다.
제가 일이 많아져서 평일에는 내내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주말에는 좀 쉬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네요. ^^
이 날은 점심밥을 먹고 치우면서, 동시에 찬밥을 꺼내서 저녁에 먹을 볶음밥을 만들었어요.
"내가 오늘 저녁에는 주방에서 아무것도 안 하리라" 하면서요...
파기름을 내고 달걀을 깨서 볶고, 다진 소고기랑 양파 조금을
함께 볶아서 간장이랑 소금 약간으로 간을 맞춰서 볶음밥을 만들고 보니
주말 저녁에 저녁밥 먹을 시간이 모자라게 바쁠 남편이 눈에 들어왔어요.
"자기야, 저녁 도시락 싸주까?"
"응, 그러면 고맙지."
가끔 본죽 일회용기를 씻어 놓았다가 쓰는데
이날은 볶음밥이랑 김치를 이 일회용기에 싸줬어요. ㅎㅎ
일요일인 오늘, 저 일 많이 했어요. ㅠㅠ
선풍기도 씻어서 다용도실에 넣어놓고
장봐오고 욕실 청소하고, 애들 교복 빨고,
밥해먹고, 그것도 부족해서 술안주까지 만들고!!! ㅠㅠ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은 카레가루가 있길래
감자랑 양파랑 듬뿍 넣고 카레를 거의 곰솥으로 하나 끓였는데,
엄마도 와서 드시고, 자식들도 점심으로 먹고, 동네 친구도 싸주고
하다보니 이제 딱 한 대접 정도 남았습니다.
아이들이 돈까스 카레를 좋아해서, 돈까스도 튀겼어요.
엄마가 담가주신 깍두기와 배추김치가 참 빨갛네요.
제가 양념 많은 김치를 좋아한다고 고춧가루를 아주 양껏 넣으셨대요.
엄마...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야... ㅎㅎㅎ
편안한 주말 보내셨어요?
잠자리에 드신 82식구님들 모두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며칠 전에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이 시국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저는 사랑하는 82쿡을 위해
키톡을 굳건히 지킬께요.
사랑합니다, 82쿡 식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