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식구님들, 황금같은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
요즘 여러분들께서 키톡에 글과 사진을 많이 올려주셔서 키톡에 들어올 맛이 나네요.
국내, 국외, 해외동포 여러 82님들 반갑고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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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껴있던 이번 연휴를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셨나요?
저도 이번에는 3일을 연달아 쉬게 되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연휴 시작 전날에 장을 푸짐하게 봐다놓고 이것저것 먹고살 것들을 손질했지요.^^
돼지등뼈를 세일하길래 냉큼 한봉지를 사서 감자탕을 끓였어요.
다들 잘 아시겠지만, 제가 감자탕 끓이는 방법을 소개해볼께요.
1 돼지등뼈를 찬물에 두세시간쯤 담가서 핏물을 빼고 한번 우르르 끓여주세요.
(생강, 대파, 양파 등을 넣고 끓이면 냄새가 덜 나고 좋아요.)
2. 한번 우르르 끓인 등뼈는 찬물에 꼼꼼히 씻어주세요. 비계도 떼어내고 뼈의 단면도 씻어주세요.
3.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된장과 고추장을 적당히 푼 다음 씻어놓은 등뼈를 넣어주세요.
4. 고춧가루, 소금, 후추, 다진마늘, 다진생강을 넣어 주시고 중간불로 50분쯤 끓여주세요.
5. 길쭉하게 썰은 배추와 버섯, 대파, 청양고추, 깻잎을 넣고 같이 끓여주세요.
6. 들깨가루를 듬뿍 넣어주고 고춧가루도 좀 넣어주면 얼큰하고 구수한 감자탕이 완성됩니다.
한글날 아침에 일하러 나가는 남편에게 뜨끈한 감자탕 한그릇을 퍼서 밥상을 차려주었어요.
친정엄마가 해주신 김치가 똑 떨어져서 급하게 배추한통을 사다가 막김치를 담았어요.
배추가 모자란듯해서 무도 한 개 썰어 넣구요.
다음부턴 꼭 두 통이상 담아야지... 너무 빨리 없어져요!!!!!!!!
맛있게 잘 익은 배추김치와 단짝인 칼국수. 비오는 일요일에 아이들과 끓여 먹었어요.
한글날 오후에는 파주에 있는 돌판오리구이집에서 가족회식도 하구요.
외출을 마치고 돌아와 늦은 밤에 혼자 깨어 장봐온 채소들을 다듬었어요.
시금치는 깨끗이 다듬어서 뜨거운 물에 소금 약간 넣고 삶아서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꼭 짜서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상을 차릴 때 꺼내서 무쳤어요.
소금, 참기름, 통깨, 다진마늘 약간, 후추 약간을 넣고 무쳤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다들 잘 먹더라구요.
물오징어는 데쳐서 물기를 빼놓고, 양파랑 호박, 대파는 채썰고 버섯은 찢어놓은 다음
부침가루와 밀가루 반반 섞은 반죽에 손질한 오징어와 채소들을 넣고 버무려 주었어요.
부침개 반죽도 밀폐용기에 담아서 냉장고에 보관했어요. 연휴기간에 한장씩 부쳐 먹으려구요.^^
새우가 제철이라죠? 마트에서 세일하길래 집어온 새우 한 팩을 구웠어요. 달큰하고 맛있더라구요.
냉장고에서 부침개 반죽도 꺼내 기름 넉넉히 두르고 부침개를 한장 부치고요.
짜잔~ 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술상을 차렸습니다.
거실 바닥에 밥상을 펴고 앉아서 남편이랑 자취방 분위기를 내봅니다.
전날 거나하게 취해 잠들었지만 아이들 아침은 주먹밥으로 챙겼어요.
저는 평상시에 냉장고안에 항상 잔멸치 볶음을 준비해놔요.
김가루랑 참기름, 잔멸치 볶음만 있으면 주먹밥은 뚝딱 만들어 지거든요.
고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고추장 삼겹살 구이를 만들어 봤어요.
물엿 대신에 양파 엑기스를 넣었더니 윤기가 덜하는 듯하네요.ㅠㅠ
고추장 삼겹살 구이, 배추 겉절이, 시금치 나물로 차린 점심 밥상이에요.
열심히 밥해먹다보니 황금같은 삼일동안의 연휴가 후딱 지나가 버렸네요.
파주에 있는 율곡기념관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돗자리에 드러누운 우리집 세 남자. 평화로워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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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동안 가족들과 배불리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사실, 중2아들과 갈등이 있었어요. 아주 못된 녀석은 아닌데, 사춘기를 수월하게 넘어가주진 않네요.
오늘 저녁에는 아이를 키우는 방법, 기준에 대해 남편과 대화를 하다가 서로 감정도 좀 상했어요.
지금도 아이와의 갈등은 진행중이에요. 답을 찾지도 못했구요. 과연 해답은 있을까요?
이러면 안되는데 아이에 대한 저의 감정이 왔다갔다합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니까 이해해줘야지 하다가도,
그래도 저렇게 행동하는 건 예의에서 벗어나는 거니까 혼내줘야지 하다가,
어렸을 때부터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녀석이 불쌍하다는 마음이 들다가,
가끔 저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녀석을 볼 때는 분한 마음도 들어요.
하아... 어떻게 해야할까요...
큰애랑 부딪칠수록 사춘기 시절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친정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왜 그렇게 못되게 굴었을까 후회스럽고.
며칠 전에, 친정 엄마랑 통화를 했어요.
"엄마, 나 사춘기에 어땠어?"
엄마는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이렇게 대답을 하셨어요.
"너는 정말 착했지.착했어~"
저도 나중에 우리 큰애의 물음에 울엄마처럼 얘기해줄 수 있을까요?
큰애가 저를 철들게 하네요. 현명하고 너그러운 어른이 되고 싶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