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님들, 추석명절 쇠시느라 너무 바쁘셨나봐요! ^^
키톡에 82님들 추석 쇠시는 사진이 혹시 올라오려나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하긴 저도 폰으로 82사이트를 들락거리기만했지 사진은 못올렸으니까요.
시간여행님 사진과 글에 자극받아서 저도 추석지낸 이야기를 올려볼께요. (시간여행님, 감사해요!)
이번 추석이 일요일인데, 시어머니께서는 일요일에 예배를 보셔야 해서
지난 토요일에 미리 인천 시댁에 다녀왔어요.
가족이라고 해봤자, 저희 네 식구와 어머님 한분이기 때문에
그리고 차례를 안 모시기 때문에 음식은 제가 알아서 만들어 가는 편이에요.
밀푀유나베는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이번 추석에 시댁에 만들어가서
육수만 나중에 부어서 끓여 먹었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맛있게 먹었어요.
원래는 색감을 위해서 깻잎을 넣기도 한다는데, 어떤 분이 깻잎을 넣으니 향이 진해서
보신탕을 먹는 것 같다길래, 색감을 포기하고 과감히 깻잎을 뺐답니다.^^
시금치나물,콩나물무침,과일샐러드,동그랑땡,호박전,닭볶음탕, 코다리강정을 만들어 갔어요.
간단하게 하자 마음먹었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
코다리강정도 처음 만들어 봤는데, 생각보다 바삭하고 맛있었어요.
아이들이 양념치킨 맛이라며 좋아하더라구요.
추석 당일날 아침!
전날 시댁에 다녀왔기에 추석 당일에는 아침부터 친정으로 출동했지요.
결혼하고 19년만에 처음으로 명절 당일날 친정에 가서 차례상을 차리고 절을 올렸습니다.
식구들이 단촐한 시댁과는 달리, 친정은 아버지가 9남매의 맏이시라 명절때마다 항상 북적북적했어요.
지금은 적응이 됐지만, 결혼하고나서는 시댁의 단촐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늘 어색했었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작은아버지들과 작은어머니, 사촌동생들로 북적이는 명절을 맞게되니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매년 이렇게는 어렵겠죠? ㅎㅎㅎㅎㅎ
예전에는 차례상 앞에서 절을 하는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
여자들은 절을 할 자리도 없었는데,
지금은 둘째 작은아버지도 병원에 계셔서 못오시고,
작은 할아버지께서도 돌아가셔서 자리가 비고,
결혼안한 노처녀 사촌동생은 잔소리 듣기 싫어 안오고,
결혼한 사촌동생은 자기 시댁 찾아가니 여자들이 절을 해도 자리가 넉넉하더라구요.
올해 추석에는 새 식구가 된 세째 작은아버지의 며느리가 와서 (저와는 사촌올케와 시누이 사이죠?)
야무지게 상도 차리고 음식도 나르고 절도 올리더라구요.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차례를 지내고 상을 물리고 나서 반찬을 정리하고 있는데, 한복을 입은 올케가 설거지를 하더라구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맞이한 명절인데, 산더미같은 설거지를 했다는 기억을 주고 싶지 않고
한복을 입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제가 하겠다고 나서서 다 하고 왔습니다. ^^;;
저 잘했죠? ㅎㅎㅎ 우리 사촌올케한테 시댁 큰집에서의 추석이 그다지 힘든 날로 기억되지 않았겠죠?
큰아이가 곧 중간고사 기간이라 늦은 점심을 먹으면서 동생 부부랑 가볍게
맥주 한잔만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집에서 또 일했어요.ㅠㅠ
남편이 겨울이면 손발이 차서 너무 힘들어해요. 저는 손발이 뜨끈뜨끈한데...^^
올겨울은 인삼을 먹여서 손발을 뜨겁게 만들어주리라 했는데
엄마가 제 말을 듣고 인삼을 저리 많이 사주셨어요.
굵은 뿌리는 깨끗이 씻어서 얇게 썰어 꿀에다 재워서 아침저녁으로 한숟가락씩 먹게 하고
잔뿌리는 말려서 삼계탕에 넣어 먹거나 인삼차를 끓여 먹으려고 손질을 해놨답니다.
엄마가 국산우엉이 너무 좋다고 한다발을 주셔서 껍질을 까고 얇게 썰어서
간장,물엿,참기름을 넣고 짜지않게 졸였어요.
김밥할때도 넣고 볶음밥할 때, 주먹밥 만들 때도 넣으려구요.
큰아들 공부하는데 시원하게 마시라고 냉동딸기 꿀 우유
이렇게 넣고 윙 갈아서 슬러시를 만들어 줍니다.
이거 마시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안했는지는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어흑...
잘 나가는 착한 남자후배가 추석이라고 풍천장어를 한 박스 보내주었어요.
박스안에 복분자도 한 병 들어있네요. ^^
세 마리만 구워도 푸짐푸짐. 남자셋과 맛있게 잘 구워먹었어요.
추석명절인데 한잔 안하고 넘어가기가 너무 아쉬워서.... 계속 마셨어요. ㅎㅎㅎ
술안주로 라면과 깍두기 나오면 이제 술자리는 마무리인거죠? ^^
오늘 저녁은 명절의 마무리로 동네 횟집에서 물회에 한잔 더 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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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님들은 어떻게 추석을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각 가정마다 행복하고 풍성한 추석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명절이라 돈도 많이 쓰고, 고향 찾아가느라 길에서 시간도 많이 보내고
시댁에 가서 전 부치고 설거지 하느라 수고하신 82님들.
모두 대단하세요.
수고 많으셨어요.
남은 연휴는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