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호주 가기 전부터 계속 준비해 왔던
만두집을 드디어 그랜드 오픈했어요~~

소개받고 멀리 호주까지 가서 만두의 달인을 모셔왔거든요..
안 오시겠다는걸 힘들게 설득하느라고 오래 걸렸어요 ㅜㅜ
워낙 유명하고 내공이 있으신 분이시라서
만두집 열자마자 또 손님들이 줄을 서서 만두를 사가시네요~~
라라랄랄라~
음.....
이나이에 똑같은짓 두번 하려니 몹시도 부끄럽사와요ㅡㅡ;;;
이제 제말 믿으실분 82에 별로 안 계시겠지만 한동안 나름 조신모드로 주욱 왔으니,
혹시나 약 세분정도는 또 속아주실지 모른다는 착각중..
아~ 이 아줌마 왠지 호주 다녀와서 상태가 더 안좋아진듯 ㅡㅡ;;;
제가 왜 뜬금없이 만두사진이 올리고 싶어진거냐고 물으시면,
돌아오는 마지막날
호주에 있는 일본라멘집에서 군만두 시켜먹었는데,
8천원에 치사하게 6개밖에 안줘서 간에 기별도 안 갔..... 흑흑

한번에 만두 한 30개는 먹어줘야 뱃속에서 오~ 나 오늘 만두 좀 먹었군하. 명함이라도 내밀수 있지,
한개 뺏기고, 겨우 5개 넣어줬더니만, 뱃속에서 깜놀..
라멘집에서 10살 여자 사람이 먹은

챠슈 곱배기로 잔뜩들은 차슈멘.
일행중 남자 사람이 먹은

매운 카라카멘.
예전 입덧이후로 일본 라멘은 진짜 먹기 싫은데, 저 둘때문에 끌려간거라서,
배도 하나도 안 고프고 간단하게 만두나 시켜 먹으면 되겠다 했더니,
만두 달랑 6개 ㄷㄷㄷ
이건 당췌 먹고난후에 배가 더더더욱 고파지는 기현상이 ㅡㅡ;;;
넵!! 그만 떠들고 만두 가게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제가 가끔 만두 얻어먹는 중국할머니께,
중국식 만두 만드는것 좀 가르쳐 달라고 계속 졸랐거든요.
만두 500개 만드는 재료소개.
돼지고기 약 1키로, 돼지기름 약 300그램.

기름을 넣어줘야 부드럽다고, 추가로 돼지기름을 따로 넣는가봐요.
배추한개, 부추 2단정도,

들어가는 야채는 겨우 이게 전부. ㅋㅋ
그나저나 재료가 너무 적어서 깜놀..
고작 저만큼으로 이 많은 식구들(10명)이 먹겠다고.. ㅡㅡ;;
우리나라 만두는 저만큼 재료로 몇개나 나오려나요..
일단, 밀가루 반죽부터 시작 하시네요.

찬란한 형광색 그릇의 압박 ^^;;
온니 미지근한 물과 밀가루만으로,
젓가락으로 대충대충 버물버물 하다가 적당한 질기가 되면,
할아버지를 부르시더군요.. ㅎㅎ
역시 힘든일은 남자가 해야됨 ㅋ

할아버지께서, 한참 치대신 다음에 동그랗게 만들어서 숙성시키고,
이제는 만두 속 야채 준비.
생배추를 곱게 다져서,

물기를 꼭 짜버리고,

부추도 잘게 다져놓고,
그다음 고기양념 시작.
고기를 부추위에 잠깐 얹어 놓아서 부추가 몇개 들어 있지만,
아마 원래는 그냥 고기만 가지고 양념하는걸거예요.
젓가락으로 한방향으로 돌리면서 계속 저어주기.
소금과 간장으로 간하면서,
물도 조금씩 넣으면서 계속 젓가락으로 꽤 오랫동안 저어줌.
적당히 끈기가 생기는게 보이면 마무리로 계란넣고,

부추 썰어놓은거에 투하한뒤,

또 젓가락으로 살살 재빨리 섞어줌.

10살짜리가 지는 배추들어간거 안 먹겠다고 해서,
따로 부탁드려서 부추랑 고기만으로, 속 따로 만들었음.
아놔~ 쟤는 왜 눈치도 없이 얻어먹는 주제에 저러고 있냐는 ㅡㅡ;;
이댁 할아버지께서는 고기를 못드셔서, 따로 계란만두.
평생 모든 고기를 입에 안대고 사셨대요.

다른재료는 다 똑같고, 고기대신 스크램블에그 왕창 들어감.

이건 노멀 고기만두속.

확실히 더 촉촉하고 질척한 느낌.

다음은 반죽해놓은 밀가루반죽을 칼로 조금씩 뚝뚝 썰어서,
그댁 사위가 2차 반죽시작.

이분은 많이 해본 솜씨인듯.. 정말 반죽 잘하더라구요..
뽀송뽀송 잘 치댄 반죽으로 만두피 만들기.
한국식이랑 어뜨케 다른지 한번 보실래요?
먼저 대충 모양잡아 링으로 만들고,

가운데를 끊어서 같은 굵기로 살살 밀어서 만들어주고,

따님이 썰다가 크기가 너무 크다고 할아버님께 쫓겨났음 ㅡㅡ;;

비슷한 크기로 대충 뚝뚝 썰어서,

얇은 밀대로 빛의 속도로 밀어주기.

중국식 만두 빚는건 보기에는 정말 쉬워보여요.
속넣고 반 접어서 왼손 엄지와 검지로 반 꾹 누르고, 나머지 손으로 반대편 꾹 누르면 끝.

약 1.5초당 1개 완성.
에 또~~ 제가 손이 예쁘다는 소리는 좀 자주 들어요 ^^
잠깐 방심한 사이에 이 아줌마 또 또 거짓말 시작 ㅡㅡ;;;
네네~~ 저 댁 따님 손이예요...
특별히 따로 준비해주신 우리집 어린이들용 만두 제작도구로,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는 5살군.
이건 이집 따님이 만든 만두들,

뭔가 몹시 빵빵하고 토실토실하며 왠지 섹쉬하기까지.
이건 만드는법 배워서 제가 만든 만두..

왠지 나의 몸매처럼 몹시도 날씬한 만두들 ..오호호호~~
열심히 우르르 다 같이 만두 만드는 사이에,
할머님과 따님이 우리 왔다고 반찬 몇개 후다닥 더 만드시네요.
원래는 만두 먹을때는 그냥 만두만 한사람 앞에 한접시씩 (1인분- 약 30-40개)만 먹고
반찬은 별로 안하시는것 같던데.. 괜히 번거롭게 해드린것 같아서 죄송 ^^;;;
이건 예전에도 한번 먹어본적있는, 생선 간장 오향조림.

이거 이거 거의 장조림 수준으로 짭다는 ㅡㅡ;;;
손발이 오그라들게 짜지만 나름 맛있어서 두조각이나 가져다 먹음.
다른 식구들은 이거 별로 안 먹더라구요.. ^^;;;
식구들이 잘 안먹는거, 맛있다고 잘 먹으면 할머님이 좋아하세요 ^^
이건 계란 + 쪼그만 생선 넣고 만드신 스크램블에그.

맛은 뱅어포랑 계란찜 같이 먹는 맛 ^^;;

토마토는 그냥 썰어서 설탕 휘리릭~

이것도 반찬이었음.
음..... 얻어먹는주제에 이런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마이 달다 ㅡㅡ;;;
이건, 껍질깐 생땅콩을 기름에 튀겨서 소금 촤르륵 뿌린~~

칼로리는 논외로 친다면, 고소하고 짭잘하고 느끼하고 맥주 안주로 진짜 최고~
이건 놀러온 이댁 따님이 만든,
오이채 목이버섯 무침.
오이와 불린목이버섯을 이렇게 채를 곱게 썰어서

겨자식초간장에 무치더라구요. 특이하지만, 나름 맛있었어요.
감자채 무침.
감자를 아주 곱게 채썰어서, 익히지 않고 생으로 무침.

소스는, 마늘, 고추기름, 설탕, 식초, 소금.
무생채보다 더 아삭아삭해요.
무가 요즘 비싸다고 하니, 무대신 감자로 간단히 집에서 해먹어도 좋을것 같아요..
최대한 얇게 채써는게 관건... 채가 두꺼우면 진짜 맛 없어요.
그나저나 저댁 따님 채 정말 가늘게 잘썰지 않아요??
색이 예쁜 피망볶음.

피망을 기름 두르고 센불에
아주 살짝만 볶아줬음.. 아삭아삭~
그러는 사이에 메인요리 만두도 다 완성되고,

뵐때마다 사진기 들고 설처댔더니만, 인제는 사진찍는거에 오나전 익숙해지셔서,
뭘 만들었는데, 후딱후딱 와서 안찍으면 섭섭해하심.
만두 다 빚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만두 푸는 사진찍으라고 부르셔서 후다닥^^;;;
접시에 후딱 건져 놓으시고...

여기저기 민폐어린이들이 만든 만두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군요 ㅡㅡ;;
중국사람들은, 간장에 마늘으깬거 듬뿍 넣어서 만두 찍어먹더라구요.

첨엔 좀 어색하더니, 이 마늘 위드 간장.. 정말 정말 맛있음.
으깬 마늘 왕창에 간장 섞일만큼만 넣고 쉐킷쉐킷~~
완전 최고로 중독되는맛.
만두말고 어떤거를 찍어먹어도 맛있음.
중국만두는 한국만두보다 속을 적게 넣고 만드는건가봐요.
전체적인 만두크기도 더 작았구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겨우 저정도 속 만들어 놓은걸로
만들다가 중간에 피가 모자라서,
만두피 반죽도 중간에 한번 더 했으니, 대략 5-600개 이상 만들었던것 같아요..
자자~~ 즐거운 시식 시간이 돌아왔네요~~
으잉?? 아무리 내가 만두를 사랑한다고는 했지만...

저 오른쪽 자리에 산처럼 만두 쌓여있는 접시가, 바로 나먹으라고 담아주신 접시.
남자들보다 더 많음 ㅡㅡ;;;
심지어 이집은, 만두 접시가 비워지면 더먹겠냐고 묻지도 않고,
저만큼 담겨있는 새 만두 접시로 바로 바꿔주는 시스템.
먹다가 배 터지기 싫으면, 최대한 천천히 아껴먹어야함. ^^;;;

다같이 많이 먹고도, 많이 많이 남아서, 이날 잔뜩 얻어왔어요..
냉동실만 쳐다봐도 오나전 뿌듯했는데, 이제 을마 안 남았네요.
그리고 여기서 아시는분들만 퀴즈~~
우리집 편식 어린이 5살군은 저날 저 음식들 중에서 뭐뭐를 먹었을까요????
상품은 무려 <<집안일 일주일 안하기 쿠폰!!!>>
문제 푸시는 동안, 얻어온 만두로 구운 군만두 한접시 드세요~
기름 살짝 두르고,
만두 올려놓고,

약간 노릇해지면, 물 약간 부어서
뚜껑덮어 익히다가 수분 날리고 약불로 계속 구워주면,
한쪽은 바삭바삭하고, 한쪽은 촉촉한 찐만두 같은..
육즙이 가득찬 맛있는 만두 완성!!

물대신 밀가루나 녹말을 조금 섞은물을 부으면, 더 바삭바삭 맛있어요.
아 참!!! 퀴즈정답은 그 댁 사람들이 아침에 먹다남긴 찬밥. 맨밥만 두그릇 ㅡㅡ;;
고로 5살군은 저중에서 아~~~무것도 안 먹었다! 가 정답입니다!!
정답 맞추신 분들~~
상품으로 받으신 <집안일 일주일 안하기> 쿠폰..
그거 쓰시기전에......
가족들과 꼭! 상의 하신후에 쓰셈~~ ㅋㅋ
일단 다음기회까지 도망도망 =3=3=3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10월 되세요~~~~

올리고 보니 글이 무지하게 기네요 ^^;;;
읽어주시느라고 정말정말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