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뭘 사갈까.. 고민하다가 제가 사는 곳의 특산품인 '포도'를 사기로 했어요.
**** 자~! 여기서 문제 나갑니다.
미모가 사는 곳은 과연 어디일까요?
1) 햇빛이 좋은 캘리포니아.
2) 사시사철 따사로운 프랑스 남부.
3) 정열의 땅 아르헨티나.
4) 충남 아산......... ㅋㅋㅋㅋ
한창 포도수확철이라서 국도변 여기저기에 간이식 컨테이너를 가져다놓고
본인들의 밭에서 수확하신 포도를 파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희는 두박스를 샀는데 거의 한박스 정도 분량의 '떨이 포도'를 서비스로 받았습니다.
보기에는 좀 지저분하고, 알찬 송이들은 아니지만 맛은 좋더라고요.
그렇게 포도들을 차에 싣고 여기저기 다닌 후 집에 와서 서비스 포도 봉지를 열어보니
꽥!!!!
전 따뜻한 날씨속에 포도가 비닐봉지에 든 채로 발효가 되었을테니 술이나 담가야지.. 했는데
왠걸.. 초파리가 알을 엄청 낳아서 구더기들이 보글보글하더라고요.
헐..................
그렇다고 이 아까운 포도들을 버릴수는 없어서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포도 간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포도 간장은 포도를 약 6-8개월간 소금에 버무려 놓았다가 걸러서 만든 간장으로
아주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고 해요.

만 이틀동안 차 트렁크안에서 숙면을 취하던 포도들..
멀찍이서 보니 '어, 상태 괜찮네~.'하시겠죠? 으흐흐흐흐.
그러나 가까이에서 보면 구더기들이 보글보글 붙어있어요.
알알이 따서 물에 여러번 헹구고,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뺍니다.

전체 포도 양의 약 10% 정도되는 소금을 준비해서 버무립니다.
그릇에 담고 두 손으로 마구마구 포도알을 터뜨려주세요.
아~, 은근히 스트레스 해소됩니다. ^^

이렇게 마구마구..

포도에서 즙이 나와서 이렇게 흥건해졌어요.
이 부분에서 문득 '아, 그냥 설탕으로 버무려서 포도쥬스나 만들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곧 전 포도쥬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떠올리고 다시 포도알 터뜨리기!

잠시 두었더니 더 많은 포도즙이 나오네요.
이제 깨끗이 씻어말려 소독해둔 유리병에 국자로 정성스럽게 부어넣습니다.

이렇게 큰 두개의 유리병을 가득 채운 포도간장입니다.
맛은 6-8개월 뒤 요리에 직접 넣어보고 알려드릴께요.
고급스러운 맛이라는데 전 간장의 고급스러움이 잘 와닿지 않아서
반드시 직접 써봐야 뭐라고 알려드릴 수 있겠네요.
그럼 봄에 요리로 만나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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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톡에 정말 오랜만에 오네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냐.........하면...........
아이를 키워보신 많은 분들이 대략 짐작하실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만두가 드디어 걷기 시작했습니다!
전 지금까지 육아를 껌으로 했던거였어요.
걷기 시작하니 그야말로 세상이 뒤집어집니다!!!!
으흐흐흑....... 귀여운 엘비스님.. 우리 함께 손잡고 서로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보아요.
각설하고......
저와 만두군은 지난 9월 초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에
집근처 홈플러스의 문화센터 놀이방(13~18개월반)에 가고 있습니다.
집에서 24시간 저와 단둘이 있어서 그런지
만두군은 낯도 많이 가리고(뭐 원래 이맘 때 한창 그런다고는 말씀들 하시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절대로 품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친구도 만들어주고, 사람들 붐비는 곳도 익숙하게 해주기 위해서 다녀요.
겨우 40분안에 전체 인사부터 서너가지의 놀이까지 해야하기때문에 눈코뜰새없어요.
차라리 한가지 놀이만 집중적으로 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기들도 간신히 한가지가 손에 익으면 금새 다른 걸 따라해야하니
벅차겠다는 느낌도 있고요.
이날 했던 놀이중에는 둥근 여러개의 원반을 가지고 노는 색깔놀이가 있었어요.

앞으로 혼자 걸어나가서 저 원반을 하나씩 받아오는 건데
만두는 절대로 혼자 가지 않기때문에 같이 나가서 원반을 받아왔습니다.
저 원반을 한개씩 분리해서 색깔놀이를 해야하는데
원반이 썩 마음에 든 만두군은 깔고 앉아버렸어요.

만두야, 그거 엄마줘봐.
싫어용~~.

다른 친구들은 그걸로 뭔가를 하고 노는구나, 우리 만두도 그걸로 다른 것도 해보자아~.
흠.. 별로 맘에 안들어지만 한번 해봐요,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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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냥 깔고 앉아있는게 더 좋은 것 같은데요.
저 다시 깔고 앉으면 안될까요?

여기 동그라미들이 이렇게 많구나!
선생님, 저 동그라미 좀 주세요~.
'주세요' 동작과 의미를 가르쳐준 이후로는 저렇게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떡 버티고 서서 두손을 가지런히 모아서 내밉니다.
저 방법으로 중국집에서 호두과자도 얻어먹고,
과일가게에서 사과도 하나 얻어오고,
수퍼에서 땅콩 한봉지도 받습니다.
남편이 가끔 본인보다 벌이가 낫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 만두는 416일째 열심히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