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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주말이 고단하다. 뭐 그래도.....

| 조회수 : 9,678 | 추천수 : 3
작성일 : 2016-11-28 20:47:42

#1

주말이 고단하다 . 가뜩이나 고단한 주말 김장도 해야 했다 . 토요일 아침 일찍 텃밭서 배추 뽑았다 . 김장은 일요일 아침에 절여 저녁에 무치는 것으로 계획을 잡았다 .

나들이를 위해 늦은 아침 겸 점심 , 아점을 준비하는데 눈발이 날린다 . “ 비가 온다더니 춥기까지 하려나 !” “ 그러게 밖에 나오기 힘들겠네 .” 하는 대화를 H 씨와 나눴다

케첩을 좋아하는 H 씨가 오므라이스를 주문했다 . 이것저것 재료 내놓으며 밥은 묵은 김치 좀 넣고 볶을 요량이었다 . 그러다 ‘ 케첩으로 글씨를 써볼까 ?’ 하는 생각으로 발전했다 . 근데 난 지독한 악필이다 . 그래서 급 방향 수정 . 묵은 김치를 물에 씻어 볶았다 . 케첩은 보이지 않게 감추고 볶은 김치로 글자를 만들려는데 이게 막손에겐 역시 난이도가 상당하다 . 아무튼 악필에게 글자모양은 만들든 쓰든 다 어렵다는 깨달음이 있던 순간이다 .

이왕 한 것 한 번 더 해보자는 심정으로 양푼에 담은 내 생채비빔밥은 이렇게 만들었다 . 역시 풍신난 글씨는 어쩔 수 없다 .

아무튼 낄낄거리며 중늙은이 둘 아점을 먹고 돼지감자 끓여 보온병에 담고 핫팩에 , 모자에 , 방석에 , 중무장 옷에 우산까지 챙겨들고 서울시내 나들이에 나섰다 .

 

#2




을지로 입구서 시청광장으로 다시 광화문으로 걸어 동십자각에서 삼청동 쪽으로 갔다 나오는 길 춥기도 하고 ‘ 좀 쉬자 ’ 며 들어간 삼청동 골목길 국수집 . “ 그동안 차벽에 막혀 이 동네 가게들은 장사를 못했겠네 . 오늘 대목인데 .” “ 그러게 왜 막았데 , 가게 주인들이 항의해야겠는데 ” 라는 대화를 나누며 겨우 얻은 자리에 앉아 , 반찬도 알아서 가져다 먹으며 멸치국수 한 대접으로 저녁을 때웠다 .

 

#3 

일요일 김장을 하고 김장에 빠질 수 없는 .... 그런데 빠진 게 있다 . 곡차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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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에게

너에게 들려줘야 할 일과 토론해봐야 할 것들이 늘어나는구나 . 얼마 전 김무성이 ‘ 박근혜 정부 출범의 일익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 .’ ‘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과 새누리를 배신했다 .’ 며 , ‘ 대권출마의 꿈을 접고 새로운 보수를 만들고 책임지는 의미에서 탄핵에 앞장서기로 했다 .’ 는 기자회견에 그냥 웃었다 . “87 년 노태우처럼 되고 싶은가보지 . 근데 잘 안 될 걸 . 그땐 노태우가 물태우 소리를 들어도 2 인자였거든 그래서 그 중심으로 개헌과 대선에 대응할 수 있었지만 김무성이 지금 노태우가 아니잖아 .” “ 탄핵이후 정권의 생명줄은 헌법재판소에 맡겨 놓고 개헌국면으로 자연스럽게 부역 책임을 면하고 권력도 연장하고 싶은 모양인데 , 그게 잘 될까 ?” “ 그렇지 , 역사는 비슷하게 반복되는 것 같지만 결과가 늘 같지는 않아요 .”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과 “ 뭐 나중은 차지하고 이 정부 출범에 일익을 담당한 했으면 사과나 제대로 하지 ! 의원직 사퇴도 아니고 출마 꿈 접어 ? 참 뻔뻔하고 희한한 논리야 . 게다가 새로운 보수 ? 이거 콧구멍이 두 개라 숨을 쉰다고 하는 상황이지 ?” 라기에 또 웃었다 .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진이라는 자가 그러더라 . ‘ 하야는 안 된다 . 헌법에 없기 때문이다 .’ 라고 . 헌법에 없기 때문에 탄핵이란 법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것인데 . 헛소리라 외면하기 전에 이들이 들이대는 논리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의도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 우선 가치판단을 위한 기준으로 ‘ 광장의 외침과 요구 ’ 도 정치라는 말부터 해주고 싶다 . 법과 질서를 외치는 기득권의 의도는 자신들이 아직 칼을 들고 있는 공간으로 들어와 얘기하자는 것이다 . 소위 합법이라는 의사당 공간으로 . 하지만 정치인의 주장만 정치가 아니란다 . 광장의 외침도 정치인데 이게 법 절차에 수렴되는 순간 어떻게 될까 ? 생각해보렴 . 아마도 광장은 소멸될 거다 . 대의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걸러지고 법이란 이름으로 재단될 테니까 . 박근혜 게이트는 정권의 문제고 정치다 .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오늘자 발표도 박근혜의 정치다 . 그 사람이 살기 위한 , 여전한 부역자들이 살기 위한 그들의 정치다 .

그러기에 ‘190 만이 모인 광장 정치를 어떻게 관철할 것인가 ?’ 고민되는 시점이다 . 이 광장정치를 제 논 물대기에 급급한 자들과 어떻게든 물꼬를 틀어보려는 입들이 목청을 높일수록 , 광장정치를 의사당 정치로 바꾸려는 하는지 유심히 봐야한다 . 광장 정치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 맞다 . 광장에 있을 수만은 없다 . 하지만 애초에 왜 백만이 넘는 인파가 거리로 나왔는지부터 보아야 한다 . 바로 제도와 법질서 정치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 제도와 법이 박근혜의 전횡과 부정 부패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 따라서 광장의 외침에 동의한다면 광장의 요구를 관철시키고 난 후 , 나머지 문제를 그들이 좋아하는 법대로든 법을 고쳐서든 처리하면 될 일이다 . 이게 정치 책임이고 제도권 정치인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의 양심 아닐까 . 탄핵과 하야라는 주장에 개헌이라는 지렛대가 등장하며 미묘한 차이가 생기고 있다 . 의사당에 있는 그들만의 계산과 입씨름에 그치지 않고 이걸 광장으로 가져온다면 어쩌면 광장에서도 충돌할지 모르겠다 . 하지만 ‘ 정치는 정치로 풀어야 한다 .’ 는 점에서 보면 ‘ 하야가 낫다 .’ 고 말할 수 있다 . 하야를 헌법에 따로 규정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 하야가 정치행위이고 책임이고 주권자의 요구 ’ 이기 때문일 거다 . 우리 역사에 하야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 정부 수립 후 첫 대통령이자 첫 독재자였던 이승만은 4.19 로 하야 후 망명했다 . 혹시 탄핵과 하야 같이 헷갈리고 판단이 쉽게 서지 않거든 , 김진 , 김무성 같은 자를 보거라 , 조중동 논조를 보거라 . 그들이 주장하거나 밑 밥 깐다면 그들에겐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 ‘ 새로운 ? 보수 ’ 를 모색하는 그들에게 하야보다 탄핵국면이 유리하기 때문일 거다 .

광장 정치도 정치라는 것 , 정치는 정치로 푸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 한 번쯤 곱씹어 주기 바란다 . 역사적 저항과 굴곡이 있을 때 각 당은 또는 인물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판단에 도움을 줄 거다 .

광장에 나서기까지 주저할 수 있으나 나섰다면 광장의 외침과 요구를 검열하지 말거라 . 섣부른 자기 검열은 꽤나 위험하단다 . 성찰과 검열은 확연히 다른 것이란다 .

사랑하는 딸

오늘도 행복하렴

굳이 경계를 넘어야 한다면 그곳이 있어야 할 곳이라면 주저하지 말거라 . 네가 있는 곳에 나도 있을게 .



먹일까 먹을까 ? 삶은 감자 .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디자이노이드
    '16.11.28 9:51 PM

    국수 침 넘어 갑니다
    하야 오므라이스!!!!!!!!!!!!!!!!!!!!!!!!!!!!!!!!!!!!!!!!!!!!!

  • 오후에
    '16.11.29 8:18 PM

    감사합니다. 하야를 알아봐주시니. ㅎㅎ

  • 2. 은서아빠
    '16.11.28 11:12 PM

    늦은시간 야식을 부르는군요~^^

  • 오후에
    '16.11.29 8:19 PM

    저녁시간입니다. 오늘은 맛있는 걸 먹을 생각입니다.
    즐거운 저녁 되시길

  • 3. 행복나눔미소
    '16.11.28 11:46 PM

    삶은 감자가 포실포실 맛날 것 같네요.

    두분이 광장에서 복잡한 국수집에서 함께 한 그 때가 바로 행복한 시간들이지요.

  • 오후에
    '16.11.29 8:20 PM

    상대적으로 삼청동쪽 식당들은 덜 혼잡했어요.

  • 4. 도현엄마
    '16.11.29 12:04 AM

    광장주변에 국수집이 있어서 다행이네요.

    꼭 ! 그날이 오기를..

    김치 넘 맛나보이네오

  • 오후에
    '16.11.29 8:21 PM

    그날은 온다고도 안온다고다 할수 없지만 걷긴 걸어야겠죠. 한발한발

  • 5. 고독은 나의 힘
    '16.11.29 1:39 AM

    굳이 경계를 넘어야 한다면 그곳이 있어야 할 곳이라면 주저하지 말거라 . 네가 있는 곳에 나도 있을게


    부모로서 이렇게 말씀하시기가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아무튼 멋지십니다..

    진짜 온 국민이 몇주째 주말마다 이 왠 고생인가요..

  • 오후에
    '16.11.29 8:22 PM

    별말씀을.... 감사합니다.

  • 6. 밤호박
    '16.11.29 2:01 PM

    저도 굴로 글씨 써서 먹고 싶네요

  • 오후에
    '16.11.29 8:22 PM

    한번 해보시길
    재밌기도 하더군요

  • 7. 가브리엘라
    '16.11.29 5:26 PM

    감자. . 먹이시는데 한표 보냅니다 ㅎ

  • 오후에
    '16.11.29 8:23 PM

    저도 감자를 먹이고 싶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한번쯤은 먹이고 싶습니다.

  • 8. 열쩡
    '16.11.29 9:14 PM

    음. 하야 알아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ㅋㅋ
    악필이라서가 아니라 김치랑 굴이 잘못한거에요
    김치와 굴은 즉각 하야하라!

  • 오후에
    '16.12.2 9:30 AM

    김치와 굴은 잘못없습니다. 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김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부터는 좀 잘 좀 써봐 알아보기 쉽게 반성은 제가 할께요. 흑흑!! 훌쩍!! 훌쩍!!

  • 9. Harmony
    '16.11.30 10:24 AM

    ㅎㅎㅎ 김치와 굴은 즉각 하야해야 한다는 위에 열쩡님 글에 먼저 웃고 갑니다.^^
    그러나 오후님이 올리신 감자와 굴 ... 정말 다 맛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하야!!!!^^

  • 오후에
    '16.12.2 9:31 AM

    예 김치와 굴은 ㄹㅎ와 달리 잘못없습니다.
    감자 굴 모두 맛있었습니다

  • 10. 홍앙
    '16.11.30 12:33 PM - 삭제된댓글

    다 좋은 데 일기는 일기장에.........

  • 11. 홍앙
    '16.11.30 12:34 PM

    다 좋은데요 편지는 깨톡이나 손편지가 감성을 자극하잖아여~~~~~~~~~~

  • 오후에
    '16.12.2 9:31 AM

    좋으셨다니... 바로 하야를 알아보셨다는 말씀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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