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살이 된 제 아들 레오가 올 가을부터 프리스쿨을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함정은.. 오전반이라 아침 8시에 갔다가.. 10시 50분에 끝난다는 사실...
아침에 아이 데려다 주고 돌아서서 커피한잔 마시고.. 저 씻고 작은 아이 씻기고 나면 금새 큰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에요..ㅠㅠ (이쯤에서 한국의 무상 보육이 격하게 그리워 집니다..)
집에 와서는 카봇 또봇..등 온갖 변신로봇 덕후이신 아드님께서 유투브로 만화를 시청하시는 동안
저는 점심을 만듭니다..
이날은 아이는 간장비빔국수
저는 비빔국수를 먹었네요
이 날은 집에 있는 자투리 채소 처치용으로 덮밥을 만들었나봐요.
생선을 참 좋아하는데.. 방사능 걱정에 많이 주기가 꺼려집니다..
이날은 동네 수퍼에서 대구를 사다가 앞뒤로 밀가루 살살 묻혀서 버터에 구워주었더니.. 아주 폭풍 흡입을 하더군요.
냉동실에 미트볼 (돼지고기 쇠고기에 간단히 소금후추 양파 다진것 정도만 넣고 모양 만들어 둔것)은 항상 떨어지지 않게 해놓고.. 파스타나 볶음밥할때 사용합니다.
역시 토마토 파스타엔 펜네 면이 이뻐요..^^
양파 다진것 올리브 오일에 마구 볶다가..
미트볼 넣고 익혀준다음..
시판 파스타 소스 넣고..한번 부르르 끌여줍니다..
그리고 토마토 소스 파스타에 꼭 빠지면 안되는것.. 바로 파마잔 치즈(가루) - 놀랍도록 맛이 확 살아나지요..
이날은 집에 있는 재료로 대충 김밥을 만 날이군요..
한국을 떠나서 제일 아쉬운것이..
손쉽게 한끼 해결할수 있는 김밥을 비롯한 분식류.. 가 너무나 접하기 힘든 고급음식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에요..
모든 음식이 다 그렇지만
세상 음식들 중에 다른 사람이 해줘야 더 맛있는 음식중에 하나가 김밥이 아닐까 싶어요..
어느순간부터 (내가 만든) 김밥이 너무 맛이 없네요.
이건 어느날 네이버 메인 화면에 올라왔길래 만들어 본 밥 고로케..
한번 해보곤 다신 안하는 걸루..^^
이쯤에서 슬그머니 튀김기 자랑하고 갑니다.
작년 겨울에 명왕성에 놀러갔을때 거기서 보구 * 셀프 - 뽐뿌질 받은 튀김기랍니다.
(*셀프 뽐뿌질이라고 써놓고 보니.. 참 국적 불명의 빈곤하고 조악하기 그지없는 합성어네요..)
아이들에게 건강한 간식을 만들어 주겠다는 거창한 취지로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자주 쓰지는 않아요^^
삼시세끼 고창편을 보는데..
도란도란 둘러 앉아서 닭곰탕 먹는 장면을 보는데 오랫만에 진짜 침이 꼴깍 넘어가더라구요...
저도 그전엔 하얗게 끌인 닭곰탕만 먹어봤었거든요..
닭한마리 사서..
1. 삼시세끼 스타일 닭곰탕
2. 닭뼈를 따로 더 우려서
닭죽
3. 남은 닭가슴살로는
'휘'님의 오이닭냉채 (오이를 한바퀴 빙 둘러 담아야 더 예쁜데말입니다.)
4. 그래도 남은 닭 살로는 (저희 식구들 모두 닭가슴살에는 손이 안가지 말입니다..)
닭살크림소스 파스타..
파스타를 따로 삶지 않고 우유에 넣고 삶았는데 신기하게 파스타가 익더라구요.
(올리브 오일에 양파 볶다가 - 닭살 볶다가 - 우유 넣고 파스타 넣고 끌였어요... 냄비 하나로 해결!!)
요즘같이
뭔가 으슬으슬 추우면서
뼛속까지 한식이 그리운 날엔
김치 콩나물국이 제격!
밥 말아서 몇끼니 뚝딱 먹고 나니
바닥에 국물하고 건더기만 조금 애매하게 남았는데.. 버리긴 아깝고..
물 조금 넣고.. 라면 넣고 끓이니..
엠티 간 다음날 아침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먹던 해장라면 딱 그맛이네요.
이때 면발은 꼭 삼* 라면 면발이어야 합니다.. 가늘고 꼬들꼬들해서 야들야들한 그 맛!!
멀리서
고국 소식에 발만 동동 구르는 나날들입니다.
몇 천만리 타국에 있지만..
마음만은 저도 광화문에 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제가 사는 이곳의 대통령도 뜨악! 설마! 했던 사람이 뽑히는 정말 의외의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지요..(저와 제 주변 이웃들은 모두 당연히 힐러리가 뽑힐거라고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
선거 다음날..
남편이 저에게..
'어짜피 앞으로 금리도 낮을 것이고..주식도 별볼일 없을것 같으니... 너무 허리띠 졸라매지 말고.. 쓸거 쓰면서 살자고... 하더라구요... (미국인으로서 충격과 절망감에 자조가 섞인 비관에서 한 말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제 입장에서는 반가웠~ㅠㅠ)
그래서 저희는 그날 아주 특별한 경우에나 마음먹고 벼르고 별러서 먹는 '스시'를 먹었답니다..
(당선 첫날부터 제가 트럼프 덕을 본건가요.. 결국은?)
'후불제 민주주의' 라는 유시민님의 책 제목 들어보셨죠?
우리가 민주주의를 얼마나 치열하게 '지켜나가야' 하는지를 절실히 깨닫게 되는 요즘입니다.
돈보다 시간 내는게 더 힘든 세상인데
친히 광장에 나가주신 82 회원님들께 깊은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