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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김장 걱정

| 조회수 : 9,063 | 추천수 : 2
작성일 : 2016-11-22 17:16:35

#1



시래기무국이다 .

보기는 간단한데 꽤나 신산한 녀석이다 .

우선 무청 뜯어와 바람과 햇볕에 말려야 한다 . 물론 건조기로 말려도 된다 .

그런데 먹을 땐 그렇게 애써 말린 시래기를 다시 물에 불리고 삶고 부드럽게 한다 .

갖은 양념에 하룻밤쯤 재웠다가 끓여야 비로소 시래기 국이 된다 .

취향대로 된장을 많이 풀기도 하고 매콤 깔깔하게 간장과 고춧가루 , 들기름에 재웠다가 마지막 간을 된장으로 하기도 한다 .




배춧국과 생채

듬성듬성 배춧잎 잘라 넣고 된장 풀어 끓인다 .

배추 단맛이 우러날 때까지 끓여야 제 맛이다 .

생채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반찬이다 .

들기름 조금 넣고 찬밥에 비빌비빌 , 배춧국 후룩 마셔가며 아침을 먹는다면

출근길 추위에 어깨가 덜 움츠려들지도 모르겠다 .



 

#2

K 에게

참 답답한 노릇이다 .

‘2 선 후퇴도 안 해 ’ ‘ 하야도 안 돼 ’ 게다가 ‘ 무슨 잘못을 했냐며 차라리 탄핵하라 ’ 는데 …… .

탄핵이라는 게 또 참 거시기 하다 . 탄핵소추 , 직무상 법 위반행위가 있을 때 , 국회가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하고 탄핵결정은 공직에서 파면하는 것에 그치도록 되어 있는 헌법상 제도다 .

그런데 이게 참 교묘하게 주권자를 농락하는 제도다 .

헌법 제 1 조 ‘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고 규정하고 있다 . 그런데 뽑긴 국민이 뽑았는데 그 권력을 회수할 땐 헌법재판관이 한단다 .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왔으면 그 선출단위인 국민투표로 소환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 이게 이치에 맞지 않을까 ? 요즘 시국에 사람들을 더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 물론 대통령뿐 아니라 헌법기관과 관련한 이런 모순은 곳곳에 있다 . 자치단체장들과 달리 국회의원은 소환 제도가 없는 것 , 총리와 같이 국회 인준을 거쳐 임명된 자들을 국회에서 소환할 수 없고 역시 헌법재판을 거쳐야만 하는 것 등이 그러하다 . 이성과 합리에 기초한 해법을 찾는 실타래는 아마도 이지점에서 꼬여 지지부진 할 것처럼 보인다 . 이런 걸 뜨거운 감자 , 계륵이라 표현하기엔 좀 부족하고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

하지만 반드시 풀어야 하는 매듭이라면 잘라버리는 것도 푸는 방법 중에 하나일 수 있다 . 탄핵절차가 문제가 된다면 그 절차만을 바꾸는 개헌이라는 전선을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 이 전선에 모인 힘으로 탄핵을 진행하는 것이 더 빠르고 명확할 수도 있으니까 . 마치 꼬인 매듭을 잘라버리고 다시 잇는 것처럼 .

막장드라마보다 뉴스가 흥미롭다는 요즘 시국을 바라보는 일관된 눈이 필요할 때다 . 친일파의 상당수는 조선말 기득권인 지주와 지식인출신이었음을 상기한다면 친일파와 그 부역자들이 정부수립 후에는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이승만과 군부독재에 부역하며 득세했고 지금에 와서는 스스로 ‘ 보수 ’ 라며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잊지 않을 거다 . ‘ 풀은 바람보다 빨리 눕고 빨리 일어난다 .’ 는데 풀만큼이나 질기고 빠른 게 기회주의자들의 옷 갈아입는 소리다 . 여기서 바람은 아마도 개헌일거다 . 이 바람의 끝이 어디일지 모른다 . 어쩌면 일부 유신잔당만을 제물로 유구한 ? 역사를 가진 기회주의자 , 기득권의 카르텔은 더 공고해지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 소위 87 년 체제 , 현 헌법으로 치러진 첫 국회의원 선거결과는 여소야대였다 . 그런데 90 년 초 3 당 합당이란 걸 한다 . 그 결과가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거대 기득권의 ‘ 옷 갈아입기 ’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 이들에게서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라는 퇴행하는 대통령이 나왔으니까 .

요즘 너와 나누어야 할 얘기들은 느는데 서로 바빠 얼굴보기도 힘들구나 .

정치를 법과 제도에 가두어 푸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 법이란 질서로만 문제의 답을 찾는다면 지금 시국에 무엇이 있을까 ? 특검과 국정조사가 있겠고 . 앞서 말한 탄핵절차에 관한 개헌도 법질서에 속하는 고민일거다 . 또 하나 보태자면 ‘ 특별법 ’ 일거다 .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진실을 고백하는 부역자들에 대한 특별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 국정조사와 특검만으론 권력의 부정과 전횡을 다 밝혀내기엔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 부정에 능한 권력은 은폐와 인멸에도 능하기 때문이다 .

아무튼 바람은 커지고 있다 . 쉬 멈출 것 같지도 않다 . 이럴 때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섣불리 너의 이해관계를 대입해 판단하지 말기를 다시 한 번 당부한다 . 긴 호흡으로 바라 보거라 . 긴 호흡으로 네가 서야 할 곳에 있거라 . 묵묵히 .

날이 차다 . 감기 조심하고 오늘도 행복하렴 .

 

#3

겨울이 온다 . 아무리 어수선하고 속이 와글와글 답답해도 꾸물꾸물 해야 할 건 해야 한다 .

우리 집은 김장을 드문드문 한다 . 이번 주는 총각김치 , 갓김치 , 다음 주는 동치미 , 그 다음은 배추김치 하는 식으로 . 총각김치는 생략했고 갓김치는 진작 담갔고 무 몇 덩이 뽑아다 동치미 담갔다 . 고운 색을 위해 갓도 조금 넣고 . 맛이 제법 들었다 .



“ 우리 김장은 언제하지 ?” 라며 아침에 H 씨 묻는다 . “ 글쎄 , 토요일 아침에 배추 뽑아다가 절여 놓고 일요일에 담그면 안 될까 ?” “ 거의 하루를 절이자고 ? 너무 절이면 맛없을 텐데 …… .” “ 그럼 다음 주에 하던가 ?” “ 그때라고 달라지겠어 ?” “ 하긴 …… .” 이런 얘기가 오갔다 .

 

그나저나 김장 어찌한다 ? 별로 먹지도 않는 김치 그냥 담그지 말까 ? 나가지 말까 ?

https://www.youtube.com/watch?v=Y2g48hX5NSA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lpl
    '16.11.23 1:39 AM

    갓 색이 보라빛이예요?
    너무 이쁘네요

  • 오후에
    '16.11.25 6:37 PM

    적색갓을 넣으면 보라빛이 나오더라구요.
    색이 곱죠

  • 2. 찬미
    '16.11.23 10:43 AM

    제 생각엔
    김장 절반으로 줄여서 하시고
    나기기도 하시고.. .^^

  • 오후에
    '16.11.25 6:46 PM

    가긴 가야겠죠. ㅎㅎ
    사실 김장걱정보다 다른 우려들이 더 많이 밀려온답니다.

  • 3. 고독은 나의 힘
    '16.11.23 11:55 AM

    이런 이야기를 평소에 아버지에게서 듣고 자란 K'양은 얼마나 야무지고 똑부러지게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있을지

    제 개인적인 바램은 이 기회에 이 광장의 에너지가 일상생활에서의 정치지수? 상승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요...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만.. 광장에 100만이 모여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기 보다 일상 생활에서.. 평소에 정치에 대한 신념이 다른 사랑과도 삼삼오오 정치에 대해서 소신껏 밝히고 토론할수 있는 그런 선진 정치문화말이에요... 평소에 알고지내던 지인과 얼굴 붉힐까봐 정치적인 이야기를 안 꺼내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잔아요(당장 저부터도ㅠㅠ ) ...

    기득권들 슬그머니 옷 못 갈아입게 잘 지켜봅시다!!

  • 오후에
    '16.11.25 6:48 PM

    별로 야무지지도 않고 그냥 요즘 또래 애들이죠.
    기득권 옷갈아입는 소리가 몽돌 해수욕장 돌굴러다니는 소리만큼이나 잘 들리는 요즘입니다. ㅎㅎ

  • 4. 자수정
    '16.11.24 7:42 PM

    오후에님 같은 아빠가 있었으면...하는
    생각이 글 읽을 때마다 듭니다.

  • 오후에
    '16.11.25 6:56 PM

    이따금 저는 K에게 '넌 엄마있어 좋겠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금요일 밤 잘 보내시길....

  • 5. 등불
    '16.12.3 2:28 PM - 삭제된댓글

    http://play.afreecatv.com/kkttii/185599113

  • 6. 등불
    '16.12.5 1:49 PM - 삭제된댓글

    https://youtu.be/MdozgoooV5A(2부)

    https://youtu.be/CfxSenAZyNg(3부)

    https://youtu.be/eiAhICg5cQU(4부)

  • 7. 등불
    '16.12.12 11:05 AM - 삭제된댓글

    https://youtu.be/vW2Kqqid-do(전반전)
    27분 부터 주요 내용

    https://youtu.be/sfpovyfDKWg(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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