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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내가 이러려고 투표했나 자괴감이 들고...

| 조회수 : 13,947 | 추천수 : 6
작성일 : 2016-11-11 01:34:47
무엇으로도 이 충격을 달랠 길이 없어서, 내가 이러려고 투표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


내 생전에 그네 언냐와 깊이 공감할 일이 생길 줄이야...





지난 화요일은 쌀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일이었어요.
초등학교가 투표소로 사용되기 때문에 코난군은 학교를 안가는 날이었죠.
하지만 쌀국에서 투표일은 공휴일이 아니랍니다.
따라서 일하는 부모들은 학교에 안가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한 방책을 미리 세워두어야 하는 날이죠.

하필이면 남편은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날이라 저 혼자서 두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서 투표소에 가서 투표를 하고난 뒤, 둘리양은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코난군은 데리고 출근을 했어요.
다행히 강의나 회의가 없어서 코난군은 제 옆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며 놀고 저는 제 일을 하면 되었거든요.

점심 시간에는 학교 식당에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즐거웠죠.
그 때 까지만 해도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이 유력하다는 여론조사가 있었으니까요...
ㅠ.ㅠ




샌드위치 바에서는 원하는 종류의 빵에다 원하는 고기와 치즈와 야채를 얹어서 직접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저는 식사를 항상 샐러드 한 접시로 먼저 시작하죠.






샐러드로 배를 조금 채운 뒤라 본 음식을 좀 적게 먹게 되는 효과도 있어요 :-)
시금치 퀴노아랑 양치기 파이랑 닭가슴살을 먹었어요.
양치기 파이는 이름은 파이인데 형상은 쇠고기 야채 죽 같아요.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을 했나바요...
ㅋㅋㅋ






뷔페 식당에서 음식을 한 접시만 먹으면 무언가 섭섭하고 허전하잖아요?
그래서 샌드위치 다 먹고 그 다음은 브리또 섭취.
(장하다 내 아들!)







후식도 알뜰하게 챙겨 먹고...





그렇게 행복한 하루를 마감하는가 했더니만...





개표 결과는 여론 조사를 뒤집고 징글맞은 후보가 당선...





이제 명왕성의 앞날은 어찌 될런지...





그래도 악착같이 살아야죠.
초등학교 3학년인 코난군이 위로해 줍디다.
4년 후에 다시 투표하면 된다고...



요새 이 녀석이 학교에서 이런 걸 배우고 있거든요.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만 잘 실천하고 살아도 이 세상이 지금보다는 살기 좋을텐데...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고,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날입니다.

한미 병신량 보존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구요?
그렇다면 한국의 다음 번 선거에서나마 희망을 걸어보겠습니다. 
그쪽 투표권 가지신 분들, 모두 화이팅!!!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광년이
    '16.11.11 1:39 AM

    요즘 얼토당토 않은 사람들이 모두 리더가 되는 세상인데다 우리 나라에는 그녀가 있기에...쌀국에 그가 대통령이 된 것이 그닥 놀랍지 않아요. ㅠㅠ 놀라지 않는 제가 너무 슬퍼서 속상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고 다시 투표를 할 시기가 오겠지요. 그가 끝나니 그녀가 와서 기가 막혔던 일이 다시 떠오르지만...이번에는 그러지 않기를..

  • 소년공원
    '16.11.11 2:41 AM

    일본, 러시아, 영국의 브렉시트...
    요새 세계 유행인가봐요...
    ㅠ.ㅠ

  • 2. 솔이엄마
    '16.11.11 2:45 AM

    소년공원님~~ 제가 사는 일산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요.
    현재 시간은 새벽 두시 사십일분이구요.^^
    제가 소년공원님 글 보려고 아직까지 잠 못들고 있었나봐요.
    트럼프의 당선을 직접 당(?)하셨으니 어찌 마음이 편하시겠어요.
    지금같아선 세계의 눈이 모두 미국을 향하고 있는 듯해요.
    국내외로 참... 한심스럽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다치셔서 병원에도 가야하고
    주말에는 촛불집회도 쫒아다녀야하고
    참 바쁘네요...
    어쨌든 소년공원님 반가워용~^^
    희망을 놓지 않고 살기 힘들지만 우리 힘내보자구요.
    자주자주 뵈요, 소년공원님~^^

  • 소년공원
    '16.11.11 2:55 AM

    아유, 아버님께서 다치셔서 어쩐대요.
    얼른 치료 받으시고 나으시길 바랍니다.

    한국에 주말마다 열리는 집회 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한국에 살았다면 이런데 쫓아다니느라 바빴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러지 않아도요 :-)
    선거 다음날인 수요일에 저는 강의가 있어서 출근을 했지만 평소에 그 냥반 싫어하던 동료들은 모습조자 안보였어요.
    다들 상심해서 아무일도 할 수 없었던가봐요.
    그래도 오늘은 조금씩 정신을 차려가고 있는 듯 보여요.
    어쨌든 절차를 밟아 당선된 대통령이니 다음 선거때 까지는 칼을 갈며 열심히 살아야죠.

    솔이엄마님도 힘내세요!

  • 3. Solus
    '16.11.11 8:49 AM

    이른아침부터 투표하고 와서 그날 밤부터 아주 허망함이 이를데 없습니당. ㅜㅜ
    쿠키 하나 집어갑니다.

  • 소년공원
    '16.11.12 2:36 AM

    그나마 버지니아 주에서는 힐러리가 이겼지요.
    부통령 후보였던 팀 케인 덕분이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요.

    달달한 쿠키 한 개 드시고 기분전환 좀 하세요 :-)

  • 4. hoshidsh
    '16.11.11 12:40 PM

    반가워라,코난군!
    많이 컸네요.
    다들 힘내세요.

  • 소년공원
    '16.11.12 2:37 AM

    이제 3학년이고 다음 주에 만 아홉살이 되어요.
    언제 틴에이저가 되는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죠.
    저는 무서비... ㅎㅎㅎ

  • 5. 새콤달콤씨
    '16.11.11 12:45 PM

    한국이나 미국이나 참...

  • 소년공원
    '16.11.12 2:38 AM

    두 나라 꼬라지가 거지같이 돌아가서 그렇지, 한국과 미국은 정말 형제의 나라가 맞나봐요.
    그런데 기쁘기 보다는 한숨이 나온다는 것이 함정...

  • 6. 미모로 애국
    '16.11.11 6:14 PM

    저도 요즘 학생들 보기가 괴롭습니다.
    제가 이러려고 한국어 교원이 되었나 싶어요.
    텔레비전이나 pc방 없는 해외 오지로 지원파견이라도 가고 싶습니다. ㅠ ㅠ

    코난 군이 점점 엄마를 쏙 빼닮아가네요.
    코난 군 부리또 제가 한 입 쓱 베어물고 갑니다. ^^

  • 소년공원
    '16.11.12 2:40 AM

    ㅋㅋㅋ
    바로 며칠 전에 제 동료가 저한테 너희 나라 대통령한테 무슨 일이 생긴거니? 하고 묻더니만...
    쌀국 투표 결과를 보니 남 걱정 할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겠죠...
    그런데 이게 기쁜 일인지 슬픈 일인지...
    원나참
    참나원
    나원참
    ...

  • 7. 오키드
    '16.11.11 7:19 PM

    우선 명왕성인이신 소년공원님께 깊은 위로를 말씀부터....ㅠㅠ
    한미 병신량 보존의 법칙에 위안을 가져 보나 우선 내년부터 양국의 ㅂ ㅅ 끼리 겹치는 그 세월을 어찌 보내나 걱정되어 잠이 안 올 지경이네요..ㅠㅠ
    온 지구촌이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암담한 요즘...

  • 소년공원
    '16.11.12 2:43 AM

    한국측 병신량을 탄핵이나 하야 같은 방식으로 급격하게 낮추면 보존의 법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또 어떤 분석은 그렇게 하면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된다고도 하니...
    참 어렵네요.
    그래도 힘내고 정신 바짝 차려 살아보자구요!

  • 8. 해피
    '16.11.11 9:17 PM

    국민만 늘 힘든거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세계가 암울해지네요.

    그런데 왜 저는
    저~위에 있는 샐러드맛이 궁금하고,
    소스도 궁금한건지.ㅠㅠ
    배가 고픈가?? ㅎ

    모두 힘내요~^^

  • 소년공원
    '16.11.12 2:44 AM

    배고픔도 느끼고 그래서 맛있는 것도 찾아 먹고 그렇게 기운을 내야죠.
    샐러드는 풀맛이고 드레싱은 그 하얀 거... 뭐드라...? 암튼 그겁니다 :-)

  • 소년공원
    '16.11.18 1:30 AM

    아, 생각났어요.
    랜치 드레싱이었어요 :-)
    가끔은 머릿속에 그 단어가 들어있긴 한데 도무지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험을 해요...
    이중언어의 부작용인지, 아니면 치매의 초기 증상인지...
    ㅎㅎㅎ

  • 9. 지기맘
    '16.11.11 10:51 PM

    뉴욕은 며칠째 계속 시위중이에요. 트럼프땜에.
    첫날은 어이없더니 어제부터는 슬프고 두렵고 그러네요. 뉴스도 보기싫고. 캘리포냐는 연방에서 탈퇴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인종차별주의자가 대통령이 됐으니 이제 영어공부라도 더 해야겠어요. 불리당할때 말 한마디라도 지지않도록. 어쩌다 이리됐는지.

  • 소년공원
    '16.11.12 2:48 AM

    미국은 땅덩어리가 너무 넓어서 광화문 촛불시위 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한목소리를 내는 일이 불가능하죠.
    뉴욕이며 버클리, 백악관,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그 파급력이 결정적인 정도가 되지 못해서 안타까워요.
    미국인들 국민성이 혁신적힌 변화를 주저하지 않고 도모하려는 것과도 거리가 한참 멀구요.
    어쩌면 대한민국이 변화의 가능성은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 나라에 살고 있으니 여기도 좀 제대로 돌아가고 대다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라고 노력해야겠죠.
    불리에 맞서서 말 한 마디라도 지지 말고 항거하는 자세, 그거 참 좋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 10. 디자이노이드
    '16.11.11 11:59 PM

    바그네 개표방송 떠오릅니다 아 그 참담함이라니....
    이거 뭐 무어라 위로를 드...릴 처지가 여기 아닌 게 위로가 되시려나요?;;

    공원님 포스팅 항상 흐뭇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가 연식이 좀 되어 친정 언니 마음으로;;ㅎㅎ)
    우리들의 나라에 정의와 평화를 기원합니다

  • 소년공원
    '16.11.12 2:49 AM

    연식이 되시는 언니께서 응원해주시니 더욱 기쁘고 갑사합니다.
    우리들의 나라를 위하여!!!

  • 11. 하비비
    '16.11.12 12:14 PM

    먹는건 늘 행복한 일인데...슬픈일이 극명히 드러나게도 ㅠㅠ 다음투표요? 한국은 정말 개표투명성과 조작도 의심스러울지경이라 팔다리힘이빠집니다만...국민들이 이렇게 하나된마음으로...애쓰고 있으니...그들은 감동하지않아도 하늘은 감동하시지않을까? 솔직히 우리나라일에 너무 놀래서 미국 개표보고 놀랬는데 이상하리만큼...그럴수도 있겠단 마음이 금방들었습니다......20년을 더 산다면 이때를 어떻게 견뎠는지 ...말할 수있을까요?

  • 소년공원
    '16.11.18 1:20 AM

    하비비 님,
    너무 상심마셔요.
    백만명이 넘게 모인 그 자리에 천만명의 마음도 함께였으니까요.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나은 세상이길 바라며,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지금 희망은 가져야죠
    우리 모두 화이팅!!!

  • 12. 조금느리게
    '16.11.12 11:14 PM

    2012년 12월 이 나라를 떠나고 싶던 날이 생각나네요. 좋은 정치는 기대도 안했지만, 참... 그래도 우리 견뎌요.

  • 소년공원
    '16.11.18 1:21 AM

    저도 그 날의 망연자실함이 생생히 기억나요.
    그리고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망연자실...

    흥, 그런다고 우리가 포기할 줄 아나요?
    맛있는 밥 해먹고 우리 가족들 해먹이고, 그렇게 힘내서 계속 열심히 살거예요!

    그죠?

  • 13. 오후에
    '16.11.14 5:05 PM

    이러려고 '투표했나'와 '대통령 했나' 자괴감이 충돌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누가 해도 쟈들 보다 못하진 않겠지 하는 생각을 가끔합니다.
    차라리 뽑기가 낫겠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ㅎㅎ
    최소한 이러려고 투표했나 하는 자괴감은 안들것같아서

  • 소년공원
    '16.11.18 1:24 AM

    뽑기 아이디어...
    꽤 괜찮은 생각이어요!
    정말로 우리 동네 아줌마 아무나 데려다놔도 그 아줌마 보다 못할 리가 없으니, 로또 추첨 하듯이 올해의 대통령을 추첨해서 해마다 우리 중에 아무나 한 명씩 무보수 자원봉사로 일을 시키면 좋겠어요.

  • 14. 고독은 나의 힘
    '16.11.15 5:36 AM

    저저저 양치기 파이... 저희 시어머니 대표 음식이지 말입니다..

    안그래도 며칠전에 이 근처 가까운 동네 중학교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BUILD THE WALL 하고 챈트하는게 뉴스에 보도되었더라구요...
    아이들이 생각없이 한 행동이겠지만.. 듣는 이민자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라구요..
    그동안 쌓아온 미국이라는 나라의 견고한 시스템 혹은 사회적 합의가 대통령과 상관없이 잘 작동하는지 앞으로 4년동안 시험대에 올랐어요.. 지켜볼일이에요..

  • 소년공원
    '16.11.18 1:25 AM

    양치기 파이가 생긴 건 좀 이상해도 맛은 정말 좋더군요.
    부드러워서 먹기에도 좋았구요.
    레서피 전수받아서 직접 만들어서 요기다 올려주세요!

    앞으로 4년...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버텨봅시다!

  • 15. 씨페루스
    '16.11.17 9:24 PM

    우리나라 상황에 코가 석자인 처지에서도 정말 충격이었어요.
    쌀국은 기본은 되어있는 나라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가지신 소년공원님은
    분명 금새 떨치고 일어나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실거예요.
    소년공원님 화이팅!!
    그나저나 미국 선거제도 손봐야하는거 아닌가요?
    이기고도 지다니 어이가 없어요.

  • 소년공원
    '16.11.18 1:28 AM

    미국 사람들은 서로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서, 으쌰으쌰 모여가지고 빨리빨리 고치고 바꾸고 하는 걸 못해요.

    아니아니, 그보다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3.1운동 정신을 유전자에 가지고 태어나서 백만명씩 한 자리에 모이고, 바꾸자고 고치자고 목소리를 함께 낼 수 있는 대단한 저력을 가진게 맞아요.
    긍정의 힘과 일상의 힘을 발휘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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