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그동안 사진 백업 핑계로 열심히 사진만 찍고 글은 안 올렸더니..
사진이 넘 많네요..
그래도 찍은 집밥사진은 다 올려야 키톡인이 아니겠어요!!
지루해 마시고 이쁘게 봐주세요..
요게 아마 미국 이사하고 나서 이틀인가 지나서 처음으로 제가 차린 밥상이었을거에요
나름 그동안 홀애비로 지냈을 남편한테 마누라 밥을 먹여야 한다는 사명감에..
미국수퍼에서 사온 틸라피아라는 생선을 이거저거 대충 양념해서 굽고 있는 채소를 굴소스에 볶아서 차려냈어요
살림살이를 다 미국으로 부치고
그래도 누룽지 김 약간의 양념류는 제가 직접 들고 갔거든요.. 아무래도 짐이 도착하기 전까지 필요할것 같아서요
요 아래는 조 위에 생선이 먹고 남았는데 (실은 여기서는 파운드 단위로 무게를 재어 파는데 마트 생선코너 아줌마가 몇파운드 줄까? 했는데 감이 안와서 대충 3파운드? 말했더니 너무 양이 많았어요ㅠㅠ)
이 생선 남은걸 어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마침 시어머니가 물려주신 믹서기가 보이길래.. 아하!! 다져서 생선전으로 환생하면 되겠다!!! 아 그런데 밀가루가 없네.. 이를 어쩌나.... 조기 먹다남아서 뒹굴고 있는 빵을 갈아서 넣어볼까? 이렇게 해서 탄생한 생선동그랑땡입니다.... 이렇게 살림살이랑 필요한 양념이 없으니 더욱 창의적이 되어가더군요..
요날은 냄비밥 해먹고 난 누룽지에다가 가져간 김..그리고 온갖채소와 두부를 굴소스에 대충 볶은 날.. 외국에서도 고추장만 있으면 해먹을수 있는 자스민님 매운감자볶음.
이사온지 일주일만에 시부모님께서 저희를 보러 오셔서 시부모님께 해드린 순덕엄마님표 굴라쉬..
아하.. 이날은 여기 온지 2주인가 3주만에 처음으로 한국수퍼를 갔다온날이었어요.. 눈이 휘둥그레.. 신이나서 집어온 잡채와 제육볶음으로 손안대고 코푼날이었네요 상추쌈 한쌈 입에 넣으면서 어찌나 행복했던지.^^
아마도 처음으로 시도해본 서양음식이었을거에요.. 비프스튜라고...
우리나라처럼 소고기 넣고 끓이다가 토마토랑 각종 야채 및 향신료를 넣으면 비프스튜
쇠고기국거리를 사오면 항상 일단 국물을 낸후
조금 덜어서 아드님용 쇠고기 무우국을 옆에서 끓이고
어르신들용 대파육계장 혹은 한우국밥을 끓입니다.
실은 처음 계획은 육계장이었어요..
항상 시작은 육계장... 끝은 한우국밥... ㅠㅠ
모임이 있어서..
예전에 여기 키톡에 올려주셨던 어느 해외잉여님 말씀대로
무조건 김밥을 쌌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김밥용김이 떨어져서 마침 있던 돌김을 썼는데
왜 전 그 전까지는 몰랐던 걸까요.......... 돌김으로 김밥을 싸면 다 부서진다는걸..ㅠㅠ
그리고 김밥을 준비할때 날씨도 고려를 했어야 하는데
날씨가 넘 추워서.. 김밥이 너무 찼어요... 그래서인지.. 아님 생소해서인지.. 생각보다는 덜 팔렸던 비운의 김밥..ㅠㅠ
귀찮은날 아드님 점심을 대충 이렇게 때우기도 하고요
날씨가 으슬으슬 추워지는 요맘때 생각나는 사골곰탕..
미국마트에서도 소뼈를 팔더라구요..
너무 먹고싶어서 기름도 제거하기 전에 후루룩 한사발 원샷했어요..
콩나물 한봉지를 사오면..
일단 자스민님표 매운 콩나물 볶음을 만들고..
(이세상에서 제일 쉬운 반찬이라고 감히 추천합니다..)
콩나물국을 끌여서 한 그릇 먹고
콩나물국이 살짝 물릴때쯤 김치를 넣고 끌여서 김치콩나물국으로 환생....
(한단계 더 있어요.. 마지막에 진짜 딱 한그릇 분량 남았을때 뚝배기에 넣고 김넣고 계란넣고 콩나물 국밥으로 해먹기도 합니다.)
한달에 한번은 먹어줘야 하는 김치콩나물국.... 이 토속적인 맛이 어찌 그리 그리운 걸까요..
요건 저 위에 남은 김밥들에다가 김치 썰어넣고 김치볶음밥으로 환생시킨거였어요...
노른자 터트리다가 혼자 감격해서 울컥!!
아마 요때쯤 부터였을거에요..
온갖 김치요리가 땡기고.. 김치볶음밥 김치찜 김치찌게 등등
한밤중에 일어나서 비빔국수를 만들어먹지를 않나..
된장국 조금 남았던거에 상추 넣고 고추장 조금 넣고 챔기름 조금 넣고 양푼에 비벼먹지를 않나
해물이 잔뜩 들어간 서해안표 짬뽕이 너무너무 그립다 못해 직접 만들어 먹었어요..
치킨브로스(닭육수)를 썼는데도 2% 부족한 맛...
김밥도 다시 등장...
미국에 와서 처음 한달은.. 여기 음식이 어찌나 맛있는지..
다행히 남편이 일하는 곳 직원식당에서 가족들도 식사를 제공하는데
비록 카페테리아 음식이지만 저에게는 모든 메뉴가 새로운 신세계인지라..
하루하루 어찌나 맛있던지..
같은 식재료를 어떻게 이렇게 다른 입맛으로 요리를 했는지.. 경이로워하며... 하루하루 음식을 즐기다가
어느날 갑자기... 스톱!!
나 돌아갈래.. 한식으로!!
그 뒤로 아침부터 삼시세끼 한식으로 살고 있어요..
왜 그러는 걸까요?
냉장고를 부탁해 보고 필받아서 만든 돈까스..
망치가 없어서 칼등으로 마구 두드렸어요
마침 집에 남아돌던 잡곡식빵을 갈아서 튀김옷을 입혔더니 너무 시커멓네요..
양배추 사라다가 간절했던 순간..
너무너무 맛있어서 해놓고도 스스로 뿌듯했던 새우볶음밥..
볶음밥할때 저렇게 계란을 미리 따로 볶는 팁은 한때 키톡에서만 얻을수 있는 고급정보였는데 말이죠..
어느날 잔치국수..
깔맞춤이 생명..
생전 잘 먹지도 않던 짜장이 먹고 싶어서..
온갖 레시피를 다 참조해서 만든 짜장..
(요리물음표에 있는 어린어른님 레시피대로 했어요..)
혹시 몰라서 치킨스톡이랑 준비해놓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맛이 있어서 치킨스톡도 넣지 않았던..
으쓱^^ 했던 짜장..
춘장을 오랫동안 볶아주는 것이 포인트!!
휴.. 드디어 끝나가네요..
다른분들 열심히 김장하실때..
저는 막김치 두포기 담고 뿌듯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좀 쉽게 담아볼까 꾀를 쓰다가
찹쌀 풀을 쑤지 않고 밥을 한덩이 넣어서 갈아서 해도 된다길래..
그대로 했는데....
밥이 덜 갈려서
김치 사이사이에 밥풀이 보인다는 것이 함정..ㅠㅠ
생전처음 열무김치도 담아보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론 글 자주 올릴게요... 헥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