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식구님들, 잘 지내고 계셨나요~^^
금요일밤에 퇴근하면서, 주말이라서 참 좋다좋다 했는데
벌써 일요일 밤이 되어버렸어요...ㅠㅠ
휴일은 시간이 더 빨리 흘러가는 듯해요.
올해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기에
한달한달 흘러가는 것이 더 특별하고 아쉬운 것 같아요.
2020년 9월, 솔이네 먹고지낸 이야기 좀 풀어놓아볼께요.
--------------------------------------------------------------
8월에서 9월 사이에 여러 종류의 국수를 많이 해먹었던 것 같네요.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아서 하루 세끼를 챙기다보니 한끼는 면류로 준비했습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본 비빔장 레시피를 따라했더니
제법 맛이 괜찮은 비빔국수가 되었네요.
고추장2.5큰술, 설탕1큰술, 식초2큰술, 고춧가루1큰술, 매실액1큰술
다진마늘1큰술, 진간장0.5큰술, 참기름1큰술, 통깨1큰술, 사이다 80ml를 넣어
잘 섞어주고 하루정도 냉장고에서 숙성하시면 된답니다.
(넉넉한 1인분 기준이래요. 저는 다섯배 만들어 놓았어요.^^)
잔치국수 좋아하는 큰애를 위해서
멸치, 다시마, 무, 마늘, 대파, 양파, 파뿌리를 넣어 폭폭 끓이다가
건더기는 건져내고, 진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서 어묵이랑 부추를 고명으로 올려
뜨끈한 국물의 잔치국수를 만들어 주었어요.
물냉면 한그릇 정도는 7분이면 완성할 수 있어요.ㅎㅎㅎ
물 끓이고 면 삶고 육수 붓고 고명올리고 식탁에 놓기까지요...^^
돼지고기 목살을 바짝 구워서 냉면과 같이 싸먹도록 내놓았던 날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김밥도 푸짐하게 쌌어요.
동그란 찬합에 김밥을 썰어 담아서 친정에 가져다 드리구요.
저희집은 식구들이 오며가며 먹을 수 있도록 밀폐용기에 썰어 담아 놓았답니다.
아이들이 출출하다고 하면, 달걀푼 물에 채썬 양배추와 양파, 대파, 당근을 섞어
버터를 두른 팬에 부쳐서, 역시 버터에 구운 식빵에 얹은 다음
설탕을 솔솔솔 넉넉히 뿌려주고 케찹도 뿌려서 길거리 토스트를 만들어 주었어요.
또 어떤 날에는, 햄버거빵에 시판 떡갈비를 구워넣고
달걀프라이, 피클, 양파, 상추, 치커리를 넣어 햄버거도 만들어 주었어요.
제가 일이 생겨서 하루종일 아이들 식사를 못챙겨준 날에
제육을 양념해 볶아서 큰애와 작은애에게 각각 몫을 나눠주었어요. ㅎㅎㅎ
꽤 큰 밀폐용기에 담았는데 큰 녀석은 다 먹고, 작은 녀석은 반쯤 남겼더라구요.
양배추, 양파, 당근을 채썰어서 볶다가 남은 제육볶음과 김치를
함께 넣어 볶아서 밥위에 얹어주었더니 김치제육덮밥 완성.
미역냉국과 함께 또 한끼 해결했습니다. ^^
어떤 날에는 해물믹스를 듬뿍 넣은 김치전도 부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여유롭게 아점을 먹었어요.
부녀회장님께서 투척하신 고구마줄기 폭탄에도 당황하지 않고!
고1짜리 둘째녀석과 천천히 껍질을 벗기고 다듬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평일에는 맨날 바쁘다 바쁘다 하는 솔이엄마인데,
아이들 간식도 척척 챙겨주고, 손이 많이 가는 김밥도 말아먹고
고구마줄기 다듬기 같은 일거리에도 너무 여유있어보이지요? ㅎㅎㅎ
실은 8월 3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제가 운영하는 학원을 2주동안 휴원하게 되었어요.ㅠㅠ
당장 경제적인 손실도 있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지만
정부의 시책에 성실히 따르면서 오랜만에 얻은 긴 시간을 잘 보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친정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했어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만 보내시는 아버지를 모시고
사람이 거의 없고 안전한 동네 공원으로 산책을 몇 번 갔습니다.
꼬마김밥이랑 김말이 튀김, 닭봉구이와 골드키위, 구운계란이랑
뜨거운 믹스커피를 타서 원두막에 돗자리를 펴고 함께 점심을 먹었어요.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마신 뒤에
아버지는 주렁주렁 열린 수세미와 호박도 구경하시고
배추랑 콩이랑 고구마가 쑥쑥 자라고 있는 풍경도 바라보셨어요.
저는 풍경 속에 담긴 아버지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저의 두눈에도 한참동안 담았습니다.
노인들은 코로나에 더 취약하다고 하죠.
그래서 더 걱정이 되는 요즘이네요.
아버지가 따뜻한 가을볕과 시원한 가을바람을
두려움없이 누리실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이 시국이 잦아들기를 기원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코로나 블루는 노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