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찌는 무더위에 다들 건강하게 지내시나요??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처서가 돌아올테고
모기입이 비뚤어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죠??
며칠전부터
누군가 어딘가에 복숭아를 숨겨놓고 안주는것처럼
미칠듯이 복숭아가 먹고 싶었어요.
제가 사는 곳이 복숭아로 좀 유명한 곳과 가까워서
사고자 하면 언제든 살 수 있었으나
사고 싶은 마음은 없고
먹고 싶은 마음만 무한대였죠.ㅋㅋㅋ
딱딱한 복숭아가 너무 너무 먹고 싶은거예요.
퇴근길에 로또 남편에게 전화를 했어요.
"남편님아...나 딱딱한 복숭아가 먹고 싶어"
"지금?? 어쩐대? 나 오늘 늦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알겠어요..됐어..."
실망을 가슴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와 머리만 질끈 묶고 아이들 저녁밥을 해대는데...
늦는다는 로또 남편이 곧 들어옵니다.
들어와서는 제 눈치를 보더니..
이렇게 까봉이를 무심하게 툭 던져주면서 히히 웃네요.
아...까봉이요??
까만 봉다리요..ㅋㅋㅋㅋㅋㅋ
열어보니......두둥..
복숭아가 열몇개쯤 담겨있어요.
안그러던 마눌이 징징거리니
대놓고 밥먹는 식당에 가서 얻어왔대요.
그 식당옆이 복숭아 과수원인데
마침 밥먹으러 가보니 복숭아를 따서 나눠주더래요.
그래서 밥도 안먹고 복숭아만 까봉이에 담아서 들고 왔대요.
아...아...감격...
세상에 감격스러워서
저 저녁하다가 살짝 울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그때부터
드럽게 안맞던 로또 남편을
5만원 맞은 로또 남편으로 승격(!!!!!!)시켜주었답니다.
자자...자랑은 끝났으니
복숭아 하나씩 들고 가세요.
삶이 뜨거워도
이렇게 시원하고 뭉클한 에피소드 하나씩 생겨버리니
살만한거죠??
아우...끝맺음 참 못하겠다.
더워도 사랑해요. 언니 오빠 동생들~~
복숭아만 드시고 더위는 드심 아니되어요.
또 올게요. 찡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