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그대가 나를....

| 조회수 : 11,971 | 추천수 : 7
작성일 : 2019-08-10 15:06:26

이 찌는 무더위에 다들 건강하게 지내시나요??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처서가 돌아올테고

모기입이 비뚤어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겠죠??



며칠전부터

누군가 어딘가에 복숭아를 숨겨놓고 안주는것처럼

미칠듯이 복숭아가 먹고 싶었어요.

제가 사는 곳이 복숭아로 좀 유명한 곳과 가까워서

사고자 하면 언제든 살 수 있었으나

사고 싶은 마음은 없고

먹고 싶은 마음만 무한대였죠.ㅋㅋㅋ


딱딱한 복숭아가 너무 너무 먹고 싶은거예요.

퇴근길에 로또 남편에게 전화를 했어요.


"남편님아...나 딱딱한 복숭아가 먹고 싶어"

"지금?? 어쩐대? 나 오늘 늦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알겠어요..됐어..."





실망을 가슴 가득 안고

집에 돌아와 머리만 질끈 묶고 아이들 저녁밥을 해대는데...

늦는다는 로또 남편이 곧 들어옵니다.

들어와서는 제 눈치를 보더니..

이렇게 까봉이를 무심하게 툭 던져주면서 히히 웃네요.

아...까봉이요??

까만 봉다리요..ㅋㅋㅋㅋㅋㅋ


열어보니......두둥..


복숭아가 열몇개쯤 담겨있어요.


안그러던 마눌이 징징거리니

대놓고 밥먹는 식당에 가서 얻어왔대요.

그 식당옆이 복숭아 과수원인데

마침 밥먹으러 가보니 복숭아를 따서 나눠주더래요.

그래서 밥도 안먹고 복숭아만 까봉이에 담아서 들고 왔대요.


아...아...감격...

세상에 감격스러워서

저 저녁하다가 살짝 울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그때부터

드럽게 안맞던 로또 남편을

5만원 맞은 로또 남편으로 승격(!!!!!!)시켜주었답니다.




자자...자랑은 끝났으니

복숭아 하나씩 들고 가세요.


삶이 뜨거워도

이렇게 시원하고 뭉클한 에피소드 하나씩 생겨버리니

살만한거죠??


아우...끝맺음 참 못하겠다.


더워도 사랑해요. 언니 오빠 동생들~~

복숭아만 드시고 더위는 드심 아니되어요.






또 올게요. 찡끗~~~!!!!!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수니모
    '19.8.10 8:32 PM

    마눌 투정 한마디에 밥까정 굶어가며.. 로또 남편이 학실하네!
    어찌하면 남의편을 그리 맹글수 있는게요?
    복숭아 넉쩜 집어갑니다~

  • miri~★
    '19.8.11 10:09 AM

    하하하하하하하하
    여전히 남의 편이지만
    팁을 드리자면
    애교를 부립니다.ㅋㅋㅋㅋㅋㅋ

  • 2. 그리피스
    '19.8.10 10:11 PM

    설마 임고?
    물렁한 복숭아만좋아해요

  • miri~★
    '19.8.11 10:10 AM

    임고가 뭔지 몰라요 그리피스님. ㅎㅎㅎㅎ
    물렁한 복숭아도 좋아하고 딱딱한 복숭아도....
    아....생각하니 다시 침이 츄룹

  • miri~★
    '19.8.12 4:18 PM

    복숭아 품종인지 알았는데 경북 영천의 임고라는 지명인가봐요..^^
    전 충북이어요~~

  • 3. 자수정2
    '19.8.11 12:25 AM

    지금까지 로또 남편이었다는게 안 믿어지는데요.
    복숭아 맛있어보여서 내일 사러갈거예요

  • miri~★
    '19.8.11 10:11 AM

    ㅎㅎㅎㅎㅎㅎ 요즘 복숭아 당도가 최고예요.
    맛나게 드시고 넘 많이 드시진 마세요.
    배탈나요 ^^ 찡끗

  • 4. 백만순이
    '19.8.11 2:53 PM

    어떨땐 일부러 저러나싶게 안맞는 남편인데 저 좋아하눈 달다구리들은 먼길가서도 일부러 사오니 그래도 10에 8은 참아지더라구오ㅓ
    요즘 복숭아 달더라구요~
    맛나게 드셔요^^

  • miri~★
    '19.8.12 3:55 PM

    그쵸 백만순이님???
    저도 그래서 사나봐요.ㅎㅎㅎㅎㅎ

  • 5. 소년공원
    '19.8.12 5:21 AM

    남편 자랑하는 훈훈한 분위기!

    저는 자랑할 것이 없으므로 조용히 물러갑니다...
    ㅋㅋㅋ

  • miri~★
    '19.8.12 3:55 PM

    아이고 소년공원님.
    자랑할게 왜 없으세요.
    일단 아이들도 자랑거리고,
    소년공원님 자체가 자랑거리 그 자체..ㅋㅋㅋㅋㅋㅋ
    이러지 마시옵소서

  • 6. Turning Point
    '19.8.12 8:39 AM

    ㅋㅋㅋ 승격시켜주시다니 부럽네요.
    저흰결혼 15년차..
    여전히 하나도 안 맞는 진정한 로또같은 남편..ㅋㅋㅋㅋ

  • miri~★
    '19.8.12 3:56 PM

    터닝 포인트님..
    그러다 한방에 퐉 터질수 있어요.
    기대하세요.ㅎㅎ
    저도 결혼 14년만에 승격시켜준거예요 ㅎㅎㅎ

  • 7. 테디베어
    '19.8.12 9:20 AM

    로또 남편 칭찬합니다. 큰일 하셨어요^^
    북숭아 너무 맛있겠네용^^

    행복한 부부 보기 좋습니다.
    쭈~ 욱 행복하길^^ 바랍니당

  • miri~★
    '19.8.12 3:57 PM

    테디베어님...저 날 이후...
    계속 복숭아를 가져와요.
    이 남자 정말 단순해요.ㅎㅎ

  • 8. 개굴굴
    '19.8.13 5:05 PM

    다이아반지 사줘야만 남편인가요,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게 남편이죠.. 물론 큰 다이아 주면 더 좋겠.....
    달달하게 사세요~

  • miri~★
    '19.8.14 2:05 PM

    ㅎㅎㅎㅎ개굴굴님..
    완전 제 스타일..
    소소한 즐거움은 즐거움대로..
    큰다이아 주면 완전 땡...큐^///^

  • 9. 쑥과마눌
    '19.8.18 1:32 AM

    좋은 남편에다 칭찬에 자랑으로 장작군불을 더하는 아내를 만났으니,
    이 집안은 동네 꿀벌을 다 모을 기세겠네요.
    서윗(sweet~)한 이야기 잘 듣고 갑니다. ㅎ

  • miri~★
    '19.9.11 12:32 PM

    쿠헤헤헤헤헤헤
    그럼 전 양봉업자가 되겠어요~~~

  • 10. 솔이엄마
    '19.9.15 6:20 PM

    miri~★님이 남편분을 로또라고 하셔서 혼자 많이 웃었는데
    부부 사이의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읽고 빙긋 미소를 짓게 됩니다.
    따땃~~~~~~~~~~~~~하고 좋습니다요. ^^

  • miri~★
    '19.9.24 1:04 PM

    히히히히히히히 소소하게 이렇게 사는거죠 뭐..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40104 우리동네 오지라퍼들~ 30 백만순이 2019.11.08 19,281 7
40103 초딩아들들 밥주기 13 콩콩두유 2019.11.06 12,565 4
40102 고등아들 아침먹이기_12년만에 키톡데뷔~ 54 날고싶은뚱띠 2019.11.04 17,529 6
40101 아저씨가 냉장고 식재료를 처리하는 법. 47 Mattari 2019.11.03 13,559 6
40100 117차 봉사후기) 2019년 10월 궁하면 통한다 산낙지소고.. 21 행복나눔미소 2019.11.03 5,928 7
40099 독거중년의 가을은 36 고고 2019.10.28 17,713 8
40098 10월 아버지 생신, 묻고 더블로 가! 40 솔이엄마 2019.10.25 17,697 9
40097 초딩아들들 먹이주기 38 콩콩두유 2019.10.24 14,017 4
40096 바람이 차가워지면 따뜻한 만두속국 28 테디베어 2019.10.18 17,821 7
40095 동남아 음식 좋아하시는분 손! 50 백만순이 2019.10.15 16,461 8
40094 명왕성 맞벌이 엄마가 야매로 차리는 밥상 이야기 41 소년공원 2019.10.13 19,047 11
40093 116차 봉사후기) 2019년 9월 대하 3종세트(튀김, 구이,.. 23 행복나눔미소 2019.10.10 6,962 7
40092 지고추, 동치미고추 삭히기 11 소연 2019.10.08 15,364 4
40091 잘먹고 잘살고 삥발이~ 한입만~ 23 소연 2019.10.07 13,424 5
40090 내편이 차려준 밥상(4) 18 수수 2019.10.07 14,836 7
40089 망한 포스팅 34 오디헵뽕 2019.10.05 10,674 9
40088 밀린 밥상 올립니다 28 테디베어 2019.10.02 16,456 9
40087 먹고살기 3 21 뽀롱이 2019.10.02 10,685 4
40086 9월에 만난 사람들, 그리고 코다리 구이 23 솔이엄마 2019.10.02 11,808 11
40085 경상도식 소고기 뭇국, 그 시원함에 관하여 42 개굴굴 2019.10.01 20,428 11
40084 춘장님이 좋아하는 돌솥짜장, 보너스로 유채 김치와 너구리 :-).. 96 소년공원 2019.09.29 13,021 29
40083 밥 도둑 술 도둑 38 lana 2019.09.25 20,267 5
40082 살아내기 45 miri~★ 2019.09.24 15,168 12
40081 솔이네집 8월,9월 뭐해먹고 살았나? 32 솔이엄마 2019.09.23 16,053 8
40080 115차 봉사후기) 2019년 8월 삼겹이와 칼쏘냉면 맛나유~~.. 16 행복나눔미소 2019.09.19 6,451 10
40079 추석하고 전혀 상관없는 사람 하나 여기 21 고고 2019.09.15 17,415 8
40078 고단한 명절 끝요리-소울푸드 부추전조림 10 아스트랄로피테쿠스 2019.09.15 14,514 6
40077 2019년 추석, 그리고 나의 소원 34 솔이엄마 2019.09.15 14,38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