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 는 악기 징 이라는 뜻이고, 야끼는 구운 것, 그러니까 징 모양으로 구운 빵이란 뜻인가봐요.
이렇게 생긴 거 말이어요.
저희집 코난아범은 이 빵을 무척 좋아해서, 지구궤도 한인마트에 갈 때 마다 이걸 몇 봉지씩 사와요.
팬케익도 좋아하고 단팥도 좋아하니, 그 둘의 조합인 이 빵이 맛있을 수 밖에요 :-)
그런데 겨우 네 개 든 한 봉지가 6달러씩이나 하니 좀 비싸죠...
게다가 일본산 제품은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어서 찜찜하기도 하고...
그러던 차에 이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자니...
아무래도 이젠 사먹는 것을 끊고, 명왕성 자체 조달을 시도해봐야겠어요!
4개 만들 수 있는 분량의 재료는:
계란 두 개, 설탕 70그램, 꿀 1큰술
밀가루 80그램, 베이킹 파우더 1/2 작은술이 들어갑니다.
아, 물론 속으로 넣을 단팥과 밤도 필요하고요.
계란과 설탕과 꿀을 먼저 반죽기에 넣고 부피가 두 배로 부풀때 까지 저어줍니다.
그 다음에는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잘 섞어요.
그러면 이런 반죽이 완성됩니다.
완성된 반죽을 냉장고에 넣고 20-30분간 식힙니다.
(왜그런지는 저도 몰라요... ㅠ.ㅠ 뭘 잘 모를 때는 그저 오리지널 레서피가 시키는대로 순종하는 저랍니다...)
냉장고에서 식힌 반죽을 꺼내서 묽기 조절을 합니다.
조청처럼 주르륵 흐르는 점도가 되어야 한대요.
조청을 구경해본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그냥 짐작으로 메이플 시럽 보다는 걸쭉하고, 빵반죽 보다는 흐르는 느낌이 드는...
그러니까 팬케익 반죽... 정도...가 되도록 물을 조금 추가해 주어요.
잘 달군 후라이팬에 기름은 살짝 발라주기만 하고 1/4컵을 떠넣습니다.
두 개의 팬케익이 크기가 똑같아야 하므로, 눈대중으로 떠넣지 말고 계량컵이나 스푼을 사용하시면 편리해요.
처음 몇 번은 태우거나 찢어먹기도 했지만, 자꾸 굽고 뒤집다보면 이런 예쁜 모양을 만들 수 있게 되어요.
잘 구워진 팬케익에 단팥소와 밤을 넣고 덮어줍니다.
가운데가 볼록하고 가장자리는 잘 붙도록 랩으로 감싸서 보관합니다.
맛을 한 번 볼까요?
오오~~~~~~~!!!
촉촉하고 부드러운 팬케익 안에 달콤한 팥과 밤!
사먹는 것과 비교해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맛입니다 (자화자찬ㅋㅋㅋ)
옛날 옛적에...
미스터 션샤인과 아무것도 모르고 자수나 놓던 아기씨가 말타고 총쏘며 독립운동 하던 시절에...
유관순 언니가 모진 고초를 겪던 그 시절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던 그 시절에 비하면...
이건 정말 너무 쉬운 일이죠?
ㅎㅎㅎ
그냥 맛난 징 빵 만들어 먹고 불매운동에 동참해서 우리의 위력을 이웃 나라에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저는 사실, 그 나라 한심한 정치인들은 싫지만, 그 나라의 음식은 무척 좋아하거든요.
징 빵, 돼지고기 빵가루 입힌 튀김, 가락국수, 싱싱한 생선살을 얹은 새콤한 밥, (그 나라 말 안쓰려고 무진장 노력 중입니다요 ㅎㅎㅎ)
정치인이 싫다고 음식까지 안먹으면 내 손해가 크니까, 저는 계속해서 그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고 해요.
재료 구입할 때 원산지만 잘 살피면 되죠 뭐.
제가 징 빵을 한밤중에 이렇게나 많이 만들었던 이유는 사실...
주주네 엄마 때문이예요.
언제나 많은 것을 나눠주고 둘리양과 우리 가족 모두에게 친절한 주주네 엄마가 어제 새 직장 첫출근을 했대요.
첫 출근이라 분주했을텐데 둘리양을 놀러 오라고 해서 맛있는 것을 사주고 공원에 데려가서 놀게 해주고...
그래서 오늘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런 걸 준비했어요.
출근길에 맛보라고 한 개만 예쁘게 따로 싸고, 주주네 집에 보낼 것은 따로 한 가방 담았어요.
주주네 엄마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NP 라는 자격증 공부를 꾸준히 더 해서 이제는 NP 로서 일하게 되었어요.
널스 프랙티셔너...
한국어로는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간호사인데 의사처럼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요.
패밀리 닥터가 하는 수준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간호사라서 월급도 훨씬 더 많고, 근무 시간도 더 편한가보더라구요.
더 좋은 직장에서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일하게 된 것을 축하도 하고, 늘 고맙게 잘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 인사도 해야 하는데...
돈보다는 정성이 가득한 선물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돈도 없구요 ㅠ.ㅠ)
요 팥소를 많이 만들어두니, 간식 만들 때 참 좋아요.
찹쌀가루 익반죽 해서...
동그랗게 빚어서...
기름에 튀기면...
찹쌀 도너스가 됩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팥양갱도 만들어 먹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