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회원님들 잘 지내셨나요^^
봄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벌써 4월의 마지막 주네요ㅠ
몇 년 전 ...
저희 부모님이 사시는 집 근처에 노는 땅이 있어서 두 분이서 텃밭을 만들어서 열심히 농사를 지으셨어요
처음 2년간은 부모님만 텃밭을 하셔서 거친 땅을 일구느라 고생을 좀 하셨어요
땅은 수고한 만큼의 결실을 맺어서 고추, 상추, 가지, 오이, 호박, 토마토 등이 부모님과 우리가족의 식탁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풍요를 지나가다 바라본 어떤 양심 없는 인간들이 새벽에 몰래
두 분의 수확물을 통째로 훔쳐가는 일들도 종종 있었어요
그렇다고 두 분이서 하루 종일 지킬 수는 없으니까요 ㅠ
그러다 세월이 흘러 이웃분들이 하나둘씩 부모님 텃밭 주위로 모여들어서
2,3년 전부터는 아주 넓은 농장처럼 규모가 커졌어요.
여기가 주공아파트 땅이라고 하던데 주민들이 무료로 잘 사용하고 그 덕에 땅은 옥토가 되었지요~
사람들도 많아지고 시간대마다 나와서 일하다 보니 서로 감시가 되어서 도둑은 많이 줄었어요.
저는 서울 출신이라 농산물을 다 사 먹고 자랐어요.
근데 부모님이 노년에 이렇게 텃밭을 가꾸시고 수확물을 주시니 갈 때마다 한가득 챙겨오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싱싱해 보이죠~
예전에 찍어 놓은 사진들입니다^^
가뭄이 들었던 해에는 이렇게 물을 나르시면서 정성껏 보살펴 주었어요
가뭄에 바싹 타들어간 모습
참외
방울 토마토
이렇게 싱싱하고 다양한 먹거리가 올해 3월에 주공에서 철수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수십명이 농사를 짓고 있었던 땅을 하루만에 포크레인으로 다 갈아엎었어요 ㅠ
마침 제가 부모님 집에 간 날이 포크레인 작업하는 날이어서
부모님은 밭에 심어놓은 농작물이 아까우셔서 아직 자라지 못한 마늘을 그냥 캐오셨어요
5월이 되면 튼실한 육쪽 마늘이 되었을텐데 ....
덜 자란 마늘을 가지고 뭘 할까 고민하다
엄마랑 같이 다듬어서 파처럼 송송 썰어서 국이나 볶음할때 향이라도 내신다고 지퍼락에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었어요
마지막 시금치도 걷어오고....
이제는 할 일이 없다고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ㅠ
그래도 두분 다 연세도 많으시고 좀 쉬셔야 하는데 오히려 잘되었다고 위로를 드리고 왔지요^^
사실 아쉽기는 저와 언니네가 더해요~
매주 무공해 좋은 열매와 나물들 실어갔고 특히 이번 겨울엔 고구마가 풍년이어서 겨우내 맛나게 먹었어요
정말 달고 맛있었는데 이제 다 돈주고 사먹어야 하니까요 ㅠㅠ
부모님네서 가져온 쪽파로 담근 파김치
맛있게 잘 익었죠? ^^
3월이 지나고
4월은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나 바쁜 일들이 많아서 키톡에 글도 못 올리고 있었는데
그 바쁜 일 가운데 하나가 이제 결실을 맺었어요^^
제가 남미를 여행 한지가 벌써 3년이나 되었는데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망설이다가
친정어머니의 결정적 한마디에 뒤늦게 결심을 하고 쌓아논 원고들을 정리해서 책을 출판했어요^^;;
82에도 제 여행기를 너무나 사랑해주시고
저 때문에 여행을 결심한 분들이 많이 쪽지를 주셔서 용기를 내는데 한몫을 했지요^^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고
표지와 제목을 정하는데만 한 달이 걸렸어요^^;;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용기를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라면서
새로운 한 주도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