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홉번째 포스팅입니다.
내일 하루면 키톡 필리버스터가 끝나는군요.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새로 데뷔하신 회원님들도 격하게 환영합니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것도 인연인데,
먹고 사는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며 자주 봐요~ : )
불편하신 분들은 하루만 참으시면 됩니다.
모두들 키톡 필리버스터 때보다 더 격하게 많이 올려주실꺼죠?
그럼 아홉번째 필리버스터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육아 실미도 총수
발상의 전환입니다.
제가 인천 실미도에 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여기서 실미도는 육아의 섬을 말합니다.
육아의 상황이 섬의 유배생활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물리적인 단절과 소통의 부재...
(육아 3년이면 어휘력 급다운)
여기에 노동의 강도가 실미도 훈련과 맞먹기 때문에 육아 실미도로 지칭했습니다.
저는 육아 실미도에서...
화성인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처럼
남자와 여자가 다른 종족이라는 것을 매일 실감하며 삽니다.
이제부터 제가 정리한 화성인들의 특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화성인들은 물건을 잘 부숩니다.
특별히 악의가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앉아보고 싶어서 앉았는데 이렇게 됐답니다.
그릇도 참 잘 깹니다...
그릇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지만,
과거에 올렸던 포스팅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사고를 치고,
피해자인 것처럼 냅다 울어버리는 것도 특징입니다
물론 본능적으로 아는 것이죠.
발상의 전환의 성질이 발 같다는 것을요.
고백하자면,
육아 실미도에서 연마한 초능력이 있어요.
조용히 혼내야 할 때...
눈에서 레이저가 나옵니다.
그러면 화성인들이 무서워서 오줌을 지림;
화성인들은 엉겨붙어서 노는 것도 참 좋아합니다.
제 등을 타고 오르다가...
바지 뒷주머니가 부~욱 찢어짐
옷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뒷주머니를 발판으로 압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을 즐기고,
(벽 뒤에 보호자 있음- feat 큰 화성인 )
공중도덕에 대한 교육도 필요해 보입니다.
(평소에는 생수병에 해결합니다: 콜로세움 방지용)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도 있습니다.
노출 수위 잠시 고민...
이런 거 저런 거 따지며 글을 쓰다보니
자체검열이라는 게 참 엿같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손이 쪼글해질 때까지 노는 일이 다반사
또또
음식 영역이 무척 확고해서
나눠먹기 불가...
개별 배급을 해야
저의 당보충도 용이해집니다.
이전에 물을 좋아하는 습성을 파악한 뒤
욕실을 놀이 공간으로 자주 이용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너무나 조용한 겁니다.
실미도 사시는 분들은 아실거에요.
뭔가 불안한 평화...
욕실 문을 여니
두부를 만들고 있더라고요.
읭?????
두부?????
이거 뭐지... 하는 순간
두부의 출처 발견
음식에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이기에
그들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지, 그렇지
그래, 바로 이거야!
배추도 제법 잘 키우더라고요.
직접 키우고 수확한 화성인 인증 배추
실미도의 식탁에도 봄은 오는군요...ㅠㅠ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딸기 밭을 언제 다 따려하느냐
몇 번 했다고 딸기 따는 스냅이 제법
총수에게 상납중
토마토 공납
물론 화성인들의 노동력으로...
여봐라, 땀흘려 일한 화성인들에게 물놀이를 허하라!!!!
그랬더니...
욕실 문짝에 저러고 놈;;;;;;;;
고구마 밭
이렇게 캐서
고구마 빠스
땅콩 밭에서
땅콩 캐기
이번에는 천장이 붙임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되려는 순간,
ㅣ
하트로 중화
근데,
혹시 삶은 땅콩맛 아세요?
수확한 땅콩을 잘 씻어서
잘 삶아줍니다.
이게 삶은 땅콩
제가 견과류 러버이기는 하지만 유일하게 안 좋아하는 게 땅콩이거든요.
특유의 향과 고소함이 거슬려서요.
근데 삶아먹으면 진짜 ㅠㅠㅠㅠㅠ 너무 맛있어요.
부드럽게 고소하고, 매력적인 식감...
과연 비행기를 되돌릴만한 맛입니다.
육아 실미도의 일상은 이렇듯 고단합니다.
몸이 피곤하고,
귀도 시끄럽습니다.
가끔 꿈결처럼 평화가 찾아오기도 해요.
이렇게 찰나의 순간에...
화성인 둘로도 벅찬데,
둘째가...
자기가 동생을 봐주는 거라고...
아니 아니, 꿈깨...
그럴리 없을거야.
실미도는 두 번으로 족해!!!!!!!!!!!
부모 뒷모습 보며 자라는 게 아이들이라고 하죠.
저는 아이들의 등을 보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서로의 등을 바라보고 다독이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다보면 육아 실미도도 언젠가 낙원이 되지 않을까요?
고군분투하는 엄마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