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가 내려다보이는 바에서 짠, 하고 바로 숙소로...
갔을리가...
일단 편의점부터 털고ㅋㅋㅋ
문자 그대로 먹다 지쳐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침에 몹시 배부른 상태로 기상
그리고 오전 10시쯤 지인의 딸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그 전화 덕에 모두 기상
그녀의 딸이 안부를 묻습니다.
"부산 바다 봤어 ?"
"아니?"
"어머, 왜?"
이어지는 그녀의 일갈
"바다를 보러온 게 아니라 바다에서 나온 걸 먹으러 왔으니까"
올...
이렇게 명확한 여행 보셨음 ?
오로지 한 길만 파는 외곬수 식여행
기상을 하자마자 "새벽부터 일어나서 먹었어야" 하는데,
"헝그리 정신이 없어서" 이렇게 됐다고,
이게 뭐냐고 서로 아웅다웅~
그리고 "아침으로는 회가 쵝오지!!!"라며 대동단결 후
연산동 포항물회 방문
저... 지금...
이 사진 보고 웁니다...
이런 게 자해인가봅니다.
학꽁치 존맛...ㅠㅠ
달아 달아
아주 녹아 녹아
주문할 때 그냥 막회..? 뭐 그런 거 시키려고 했는데
부산 태생의 그녀가 학꽁치가 제철이라고 알려줍디다.
맛보고 알려줘서 고맙다고 손 붙잡고 두 번 움.
근데 여기 주방이 진짜 깨끗하더군요.
주방이 하얀 타일로 되어 있고 밖에서 다 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무슨 실험실인 줄 알았음.
어느 하나 컴컴한 곳 없이 환하게 깨끗깨끗
생각해보니 끓이는 거라고는 콩나물국 뿐...
거의 전부 생식이라 더 깨끗한 듯.
생식이기 때문에 더 관리하는 것인지도...
암튼 아침부터 너무 달리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그만...
술이 덜 깼다며 반을 덜어주는 지인의 회를 받고,
조금 남은 양념에 밥을 쓱쓱 비벼서 먹음
여행 올 때는 소가 부러움
소야,
나는 너의 위가 참 부러웁구나...
그리고 방문한 범어사
지금보니 부산 가서 바다는 안 보고 절만 갔네요.
참 청개구리들이야...ㅋ
범어사,
참 매력적인 곳이더군요.
고즈넉하고 조용한 것이..
말하지 않아도 유서깊은 절이라는 게 온몸으로 전달되는 그런 느낌...
마음이 정화되는 그런 느낌
중생아, 너는 어찌그리 먹는 것에 집착하느냐... 하고 생각했다가...
속이 안 좋은 지인의 음식을 반이나 먹은걸요.
그것은 음식에 대한 집착이 아닌 살신성인...
그러니 아귀지옥은 같은 곳은 제게 맞지 않는 곳...
이라는 자문자답을...
내려오다보니 이런 게 있어요.
생칡즙이라니...
우측으로 보이는 거대한 진짜 칡
레알 칡
완전 칡스프레소
크레마 보소...
한 잔 마셨는데 진짜 음청 진해요.
그래서 물에 타 마심
물타면 칡메리카노
내려오다가 고즈넉해보이는 찻집이 있어서 들어갔어요.
황차, 생강차, 대추차...
우리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녀자~
그런 감, 각, 적, 인 녀자~
언닌 부산 스타일!
대추차가 7천원이나 하기에 강남 못지 않네... 싶었는데
나오는 거 보고 급 수긍
뭐랄까...
마치 대추죽과 대추고의 중간쯤 되는 것 같은 그런 질감...
범어사에서 마음을 정갈하게 다듬은 우리들은,
백화양곱창으로 달려감
사진 찍는 잠깐 사이에 젓가락 세 개가 바쁘네요.
사진인데도 보고 있으니 마음이 급해짐;;;;;
백화양곱창이 하도 유명해서 저는 그게 식당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가보고 깜놀
거대한 창고 같은 곳인데 마치 곱창 타운 같아요.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중에 맘에 드는 한 집에 앉아서 먹는 그런 시스템
볶음밥은 필수입니다.
이것밖에 못 먹었는데,
기차시간이 가까워져서 눈물을 머금고 부산역으로...
부산역으로 오는 차 안에서 못 먹는 음식들을 꼽아보며 오열ㅠㅠ
꼼장어도 못 먹고,
동래파전도 차이나타운도 못 갔다는...으엉엉엉엉
이래서는 안 된다며
힘을 내자며
부산역 근처의
돼지국밥집에 감
변호인의 고향에 와서 돼지국밥 안 먹고 갈 수 있나요.
세팅이 1인분인 이유는...
나만 먹어서;;;;
부산역에서 소화제 드시는 두 분
돼지국밥 먹는 저...
그리고 저를 구경하러 온 다른 한 분
(헐... 얘 진짜 먹네... 이런 표정으로 구경함)
이번에 배우들의 열연을 보면서
'나는 어떤 일에 저만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가... ' 싶은 마음이 들거든요..
배우들의 에너지 덕분에 반성과 자극이 됐는데 ...
지금 보니 저는 먹는 것에 참 열정적이네요 .
참 다행이에요.
뭐 하나라도 열정적이라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