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아들만 둘입니다.
주중엔 집에서 거의 식사를 하지 못하는 남편이다보니 주로 아이들에게 맞춘 식사를 준비하게 됩니다.
물론 아닌 아이들도 있겠지만 저희 아이들은 입에 맞는 한가지만 있으면 다른 반찬을 꺼내줘도 거의 먹지를
않지요. 특히나 소세지나 햄 종류를 좋아하기에 스팸, 후랑크소세지 정도만 있으면 눈이 반짝반짝합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고기종류를 좋아하다보니 돼지고기 넣은 김치찌개나 닭매운찜, 부대찌개, 불고기 등 웬만한
일품음식을 주면 아주 흐뭇해하며 배 두들길 정도로 잘 먹습니다.
이를테면 이런 음식이지요.

소세지 부침에 아침식사니만큼 퍽퍽할까봐 콩나물국을 바닥에 깔아 줬는데도 국은 그대로 남습니다.
밥까지 흰쌀밥이라면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듭니다.
어떻게 하면 채소를 좀 먹여볼까 생각하게 되는데 그나마 초등생인 작은 아이는 김치를 좋아하니 김치를 곁들
여서 먹기에 덜한데 중딩 큰아이는 정말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편리한대로 그냥 입맛에 맞춰주자니 거의 인스
턴트 음식뿐이라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런 아이가 학원에 저녁을 싸갖고 간다고 했을때 걱정이 앞섰지요.
일부 저녁 도시락 준비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원 근처의 소규모 도시락업체에서 배달을 시켜먹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직접 준비해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며칠째 도시락을 싸고 있어요.

요즘도 이런 도시락 갖고 다니는 학생이 있을까요??
제가 초등학교 다닐때 갖고 다녔던 도시락이예요. 30여년도 전이니 나이가 꽤 많지요?
저희 친정어머니께서 버리시지않고 어딘가에 넣어두셨던 모양이예요.
이걸 본 아이가 집으로 갖고 와선 여기다 도시락을 싸달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계란도 하나 부쳐서 넣고 저희 어렸을때 많이 쌌던 어묵볶음을 준비했어요.

좀 더 가까이 찍어보면


야채 안 먹는 녀석이 이렇게라도 볶아줘야 조금은 먹거든요.
그리고 또 어느날,


만만한 것이 카레라서 닭가슴살 넣고 만들어서 싸주었어요.
그리고 또 어느날,


돼지고기를 소금과 후추, 바질을 넣어 구웠는데 곁들여서 쌈채소를 넣어준다하니 싫다고 합니다.
분명 따로 넣어주면 안 먹을 것 같아 식당에서 먹어본 상추쌈밥처럼 밥을 깻잎에 싸서 넣어줬더니 이날은
다 먹고 왔더라구요.
어떤 날은 자장, 볶음밥, 삼각김밥, 그냥 김밥도 싸고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만 준비하면 되니 겨우 20일 정도인데도 늘 준비하는 어머님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거기다 과일까지 함께 넣어주시니 말이예요.
또 옛날 생각했어요.
아~~우리 엄니는 오빠들하고 우리 3남매 도시락을 어찌 다 싸셨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