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밥상의 수고로움

| 조회수 : 10,164 | 추천수 : 23
작성일 : 2011-06-01 16:29:46
#1
비가 온다.
천둥도 치고 요란하게 쏟아진다.

며칠 덥더니 시원한 바람이 분다.
바람만큼 짬이 나면 음식 사진을 뒤적인다.

오늘은 뭘 올릴까…….
만들 때, 먹을 때 감정이 살아나
빙그레 웃어도 본다.
그리워도 본다.
엄마 음식이다.

#2
어머니 밥상은 늘 고맙고 소중하고 그립다.
하지만 싫고 불편한 것도 있다.
어머니 상차림에 있던 수고로움과 가부장성이다.

어머니 밥상을 그리워하지만
정작 그리운 건 그 시절,
그 밥상에 담겼던 그 무엇도 아니다.
수고로움이나 가부장성은 더더욱 아니다.

그냥 어머니가 그립기 때문이다.

#3
더운밥과 국
가장과 장남을 위한 찬
어머니가 지키고 싶었던 건 뭘까?
왜 그러셨을까.

#4
단촐하게
간단하게
수고롭지 않게
하지만 아이가 온 날은 손이 더 간다.
찬이 하나라도 더 는다.
내 밥상에서도.

#5
밥을 구하다
정작 밥이 되어버린
어머니
아버지
당신의 수고로움을 생각한다.




뽕잎볶음, 살짝 데쳐두었던 뽕잎을 다진 마늘과 볶았다.
소금과 간장으로 간했다.




홍합 살을 후라이팬에 볶듯이 익혀 덮밥으로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다.




으깬 두부와 데친 쑥갓, 생 겨자채를 소금과 후추 넣고 버무렸다.




검은깨 찹쌀 경단






연근은 오븐에 굽고 양송이는 기름 없이 팬에서 익히고 감자는 삶았다.




















옥수수보다 커 보이는 상추와 쌈채들

열매나 씨를 받는 게 아니라며 보일 때마다 따 내도
용케 꽃 피운 감자 꽃, 고추 꽃도 피었다.

파와 부추, 돌나물

감자밭 가장자리에 뿌려둔 오래된 더덕이 싹을 틔웠다.
누군가 부추와 두메부추 돌나물까지 캐가는
손을 많이 타는 곳이라 좀 걱정된다.

아무튼 이 비 그치면 쑥~ 자라겠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른맘
    '11.6.1 4:43 PM

    와~ 저기 자란걸루 만드셨나보다,,

    홍합덮밥이 맛있을것가타용,,

  • 2. 오후에
    '11.6.1 4:51 PM

    푸른맘님//쌈채는 저~기서 자란걸루 차렸습니다. ㅎㅎ

  • 3. 엑셀신
    '11.6.1 5:02 PM

    중간에 루콜라도 보이구..^^
    에궁..읽으면서 눈물날 뻔 했잖아욧!!!!!

  • 4. 변장금
    '11.6.1 5:54 PM

    오븐에 구운 연근
    기름없이 익힌 버섯
    삶은 감자
    인상적입니다
    연근을 좋아해 튀겨먹는데 칼로리가 걱정되던 차에 눈에 띄는 아이디어입니다
    감사합니다

  • 5. 나난
    '11.6.1 10:16 PM

    홍합은 말린것을 사용하신 것인가요?^^
    맛있을것 같아요..(사실은 전부..특히 뽕잎나물..맛있겠당 ㅠ.ㅠ)

    오후에 님 글 항상 좋습니다...
    잔잔한 느낌의 닉네임처럼 글도 따뜻한 국화차 마시면서 읽는 기분이랄까~ 읽으면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지더라구요.

  • 6. 나누
    '11.6.1 10:33 PM

    어릴 적 할머니 손에 자랐던 제게 손맛 있으셨던 할머니는 텃밭의 푸성귀로 꽤 많은 음식을 해 주셨었죠. 그런데 유독 꽈리고추찜이랑 고추장떡을 보면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침보다 눈물이 먼저 핑 돌곤 해요. 제가 그 음식을 만들 때도 늘 할머니를 그리워하죠. 오후에님 덕분에 눈물 바람을 하네요.

  • 7. 고독은 나의 힘
    '11.6.1 10:40 PM

    오후에님 글 읽으며 항상 저희 아빠를 생각합니다..^^

  • 8. 코코몽
    '11.6.1 11:20 PM

    저 이제부터 매일 오후에님 밥상 따라하기로 했어요
    건강한 식단 너무 좋아요 ㅎㅎ

  • 9. 천하
    '11.6.1 11:35 PM

    살아있는 반찬이군요.
    정갈한 모습도 좋고 터밭 가꾸시는 부지런함도 보여 참 좋습니다.

  • 10. 이쁜주원
    '11.6.2 12:05 AM

    텃밭의 채소들이 참 실하게 자라네요~~
    엄청 맛있을듯.....

    차려내신 상차림보니~~정말 엄마생각이 확~나요~ㅜㅜ

  • 11. 오후에
    '11.6.2 8:58 AM

    엑셀신님//루콜라??? 가 뭐죠.... 뭘 말씀하시는 건지...

    변장금님//연근 구워먹는 맛 괜찮습니다. 연근 당근, 마늘 같은 뿌리식물들 기름 없이 구워 소금과 후추 정도 뿌리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나난님//냉동홍합입니다. 센불에 익혔더니 저리 쪼그라들었다는....

    나누님//그렇죠... 꼭 누군가 생각나게 하는 음식이 있어요. 고추장떡 먹고싶어지네요. 그리워도 너무 많이 울진 마세요....^^*

    고독은 나의 힘님//ㅎㅎ 저는 K의 아빠랍니다.

    코코몽님//따라하시면 좀 심심한 밥상이 될텐데요. 가족들로부터 한심한 밥상이라 눈총 받을지도 몰라요. ㅋㅋ

    천하님//반찬은 살아있는데 저걸 입에 넣는 사람이 잘~ 살아있지 않은 것 같답니다. ㅠㅠ

    이쁜주원님//6월 장마 오기전까지 채소 걷어들이는 재미가 쏠쏠하죠... 가장 재밌을때입니다.

  • 12. 사그루
    '11.6.2 2:11 PM

    뽕잎!? 겨자채!? 세상엔 먹을 게 정말 많군요. 맛을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네요.
    특히 뽕잎나물 맛있을 것 같아요.
    아니 양심없는 작자같으니. 남의 농작물을 막 뜯어가다니!
    부디 더덕은 무사히 무럭무럭 자라서 오후에님 밥상에 오른 모습을 보면 좋겠습니다.

  • 13. 최살쾡
    '11.6.2 2:18 PM

    홍합밥 맛있겠어요 쫄깃쫄깃
    다가오는 주말도 따님이랑 맛있는거 드세요

  • 14. 신통주녕
    '11.6.2 2:21 PM

    검은깨 찹쌀경단 꿀꺽.. 잘 먹고 갑니다~

  • 15. 쎄뇨라팍
    '11.6.2 4:29 PM

    ^^

    이 존경스러운 상차림
    언제봐도 부럽기만 합니다 ㅎㅎ

  • 16. jasmine
    '11.6.2 7:24 PM

    요즘은 왜 이렇게 농사짓는 분이 많은건지...마당있는 집으로 이사가고 싶네요...
    막 수확한 채소는 진짜 달더라구요. 저 재료로 만든 음식은 얼마나 달고 맛있을지...흑...

  • 17. 엑셀신
    '11.6.2 8:39 PM

    앗! 밑에서 위로 4번째 사진이요, 상추옆에 채소는 뭔가요?
    루콜라 닮아서 그건 줄 알았어요 .^^

  • 18. 무명씨는밴여사
    '11.6.3 9:18 AM

    돌나물 정말 생명력 질긴 녀석입니다.
    퍼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욤.
    요즘 돌나물과 전쟁하고 있습니다요.

  • 19. 오후에
    '11.6.3 10:33 AM

    사그루님//뽕잎나물... 예 먹을만 합니다. 여러해 키워야 하는 더덕이 제 밥상까지 올것같진 않습니다. 씨가 있기에 그냥 뿌려본겁니다.

    최살쾡님//K를 위한 홍합밥이었는데 좋아하더군요.

    신통주녕님//찹쌀가루가 있으면 경단만들긴 간편한편입니다.

    쎄뇨라팍님//ㅎㅎ 너무 부러워 마소서... 그냥 고기 없는 밥상 대충 차리면 저리됩니다.

    jasmine님//가까운곳에 분양하는 주말농장 한번해보세요. 지금도 할 수 있어요. 고구마 심고 여름상추도 심고... 의외로 재밌습니다.

    엑셀신님//오크립말씀하시는 군요... 루콜라 라는 것과 비슷한가봅니다. 제가 잘못알고 있는건가요??? ㅋㅋ 암튼 쌈채입니다.

    무명씨는밴여사님//ㅎㅎ 퍼지면 돌나물 반찬만 먹어야죠... 좀 있으면 꽃대 올라올것같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4068 칼로리 걱정없는 시원~한 여름 케익^^ 38 셋째 2011.06.06 15,062 53
34067 아름다운 제주살이~13 멋진 요리는 배워서 모하는 건쥐~~! 13 제주/안나돌리 2011.06.06 7,684 27
34066 유학생의 한식일기~ 17 달콤쌉싸름 2011.06.05 11,955 50
34065 파운드케이크의 정석 + 이게 병아리니 돼지니 ㅠㅠㅠ(레시피 有,.. 16 구박당한앤 2011.06.05 9,777 27
34064 손님 맞이 스테이크 굽기 15 ironlyj 2011.06.05 9,818 20
34063 흉내내기 & 따라잡기 (거의 1년치) 13 프라하 2011.06.05 8,224 32
34062 조개살야채무침 20 서산댁 2011.06.04 8,321 20
34061 아름다운 제주살이~12 사려니숲길에서 제주와의 인연을 사색하며~.. 21 제주/안나돌리 2011.06.04 10,169 34
34060 따끈따끈한 빵 잡수실랩니까? 12 MOMO 2011.06.04 9,196 37
34059 나는 엄마야. 44 준&민 2011.06.03 20,931 90
34058 5월을 보내며..이것저것 올려봐요 9 체스터쿵 2011.06.03 7,941 29
34057 휴일 대비하기!!! 6 셀라 2011.06.03 8,718 24
34056 이름이 뭘까요?? 14 혼스비 2011.06.03 7,531 24
34055 궤기도 야채도 굽자, 그리고 돈도 쫌 쓰고... 14 우화 2011.06.03 8,838 24
34054 [간단레시피] 3. 해*콜 직화오븐으로 만드는 양파통닭 13 네오 2011.06.03 13,342 20
34053 [첫인사 ^^]어린이집 선생님 도시락 싼거 올려봅니다 ^^; 14 MOMO 2011.06.03 14,051 42
34052 녹차샤브레 <노오븐, 노버터, 노계란> 8 푸른맘 2011.06.03 5,738 23
34051 간단한 명란젓 주먹밥.. 4 소연 2011.06.02 6,786 22
34050 이거저거 만든것들 12 송이삼경 2011.06.02 9,585 36
34049 중칸 중간 보고.. (샐러드소스 레시피) 15 spoon 2011.06.02 10,989 39
34048 해피엔딩을 꿈꾸며.... 21 노니 2011.06.02 9,448 41
34047 이탈리안 다이어트식 두개와.. 76 순덕이엄마 2011.06.02 25,135 0
34046 까칠 고딩 5월의 밥상...(개있음) 49 jasmine 2011.06.01 29,676 1
34045 밥상의 수고로움 19 오후에 2011.06.01 10,164 23
34044 주말휴일 주방과 친해지기^^ 11 셀라 2011.06.01 8,238 18
34043 보리밥 비빔~ 11 푸른맘 2011.06.01 4,979 24
34042 두릅장아찌 만들기 7 azumei 2011.06.01 19,215 21
34041 마눌님 트레이너집에서 BBQ (집구경...ㅋ ) + 안습 자반굴.. 18 부관훼리 2011.06.01 14,914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