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에게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어.
좀 부정적으로 쓰이는 말인데,
단단히 마음먹어도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할 때 의지가 약할 때 쓰지.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한번 마음먹으면 사흘은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
작심삼일이란 말은, 누구나 의지가 흔들리는 시점이 삼일쯤이니
이 때 그 흔들림에 목표를 수정하거나 주저 않지 말고 다시 ‘作心’, 마음을 단단히 하라는 뜻이 아닐까?
‘작심삼일 : 삼일마다 마음을 단단히 붙잡아라.’
의지 약함을 고민하고 걱정만하다 좌절하지 말고
삼일은 누구나 흔들릴 때이니 삼일마다 마음 단단히 먹으란 말이지 싶어.
이렇게 작심삼일, 삼일마다 결심을 굳히고 굳히다 보면 3일이 일주일이 되고 다시 30일이 되고
그렇게 세 달이 지나 100일쯤 되면 습관이 된데. 습관은 몰입의 관문이기에 습관대로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거지.
이 나는 100일 전, 한 달 전, 삼일 전의 나와 확연히 다른 존재야.
수능이 며칠 남았고 고 3이 몇 달 남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삼일마다 널 돌아보고 꿈을 꾼다면 놀라운 변화가 있지 않을까? 네 자신과 네 삶에.
‘선비는 사흘만에 보면 마땅히 눈을 비비고 봐야 한다.’(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
삼국지에 나온 말로 ‘괄목상대’라는 한자성어의 유래인데.
여기도 삼일이 나와, 몰입하는 선비에게 삼일은 변화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뜻이기도 해.
새 학기 첫 날이다.
구구절절 잔소리 하지 않아도 바짝 긴장했을 거라는 거 알아.
그래서 재밌는 얘기, 위로의 얘길 할까 하다가, ‘긴장했을 텐데, 귀에 들어오겠나?’ 싶어.
그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얘길 해보자고 쓴 거야.
딸! 오히려 ‘알아서 하는데 왜 이런데!!!’라고 짜증내려나? ㅎㅎ
작심삼일은 비루한 의지라고 좌절하지 말고
삼일마다 스스로 돌아보고 마음을 다잡으라는 역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또 사별삼일 괄목상대라는 말에서 괄목상대할 선비가 보낸 삼일은 어떤 걸까?
괄목상대라는 결과가 아니라 삼일의 과정을 살펴야 하는 건 아닐까?
결과보다 과정과 내용을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
힘든 시기를 보내는 만큼 여러 면에서 눈부시게 성장할 거라고 엄마 아빠는 믿어.
항상 너를 응원 할게. 오늘도 행복하렴.



K가 없는 밥상은 심심하다.
뭔가 빠진 듯 허전하다.
주말 아이가 없는 밥상은 허전하고 심심했다.

세발나물과 마늘순 무침이다.
고추장에 식초, 유자청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쳤다. 대추까지 넣어 단 맛을 더 냈다.

양파, 씀바귀 초절임
양파는 얇게 썰어 현미식초에 10분정도 재 매운 맛 빼고
밤새 물에 담가두었던 씀바귀는 발사믹에 대추와 함께 따로 무쳤다. 여전히 썼다.

냉이무침

이것은 뭐?
부추가 아닙니다.
세발나물입니다.
세발나물 부침개.
발이 세 개라 세발인지 가늘어서 세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릴적 먹어본 적 없는 나물입니다.
작년엔가 처음 먹어봤습니다.
겨울이면 마트에 나오는 것 같더군요.
색도 모양도 다른데
이상하게 나문재를 연상시키는 놈입니다.
나문재는 어머니를 생각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