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도,
여전히 바깥은 깜깜합니다.
3월 하고도 한참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해는 여전히 느즈막히 뜨지요.
아직은 좀 이른 새벽시간인지라
가족 모두 다들 잠들어 집안은 고요하지만,
부엌에 불을 켜고 들어서면
금새 어느새 해가 환하게 떠 있고
밝은 아침이 찾아와 있네요.
바닥에 신문지 펼치고 편하게 앉아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채소들을 다듬어 봅니다.
손은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지만
고요함 속에서 머릿속은 맑은 여러 생각들이 가득 흘러 나오는 이 시간.
저는 하루 중에서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하는
이 때 즈음이 가장 좋아요.

콩나물, 시금치도 다듬고...
흙 묻어있는 대파 껍질도 벗겨내고
마찬가지로 흙감자 껍질도 칼로 깍아내고 나니
손은 흙이 묻어서 시커멓고
감자 속살에도 제 껍질에서 묻어나온 흙이 묻어서 얼룩덜룩...^^
맑은 물에 씻어주면 다시 말끔해 지겠지요.
이렇게 해서, 이것저것 다듬기가 끝났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아침밥상에 올린 찬거리,국거리 준비를 해 봅니다.

오늘은 가장 먼저 시금치 나물부터 데칠 준비를 합니다.
팔팔 끓는 냄비물에
앞서 손질해 준비해 놓은 시금치를 넣고..

보드랍게 시금치를 익혀 내었어요.
이제 이 시금치는 찬물에 몇 번 헹궈내어 양 손을 꼭 물기를 짜 내고는,
양념으로 맛나게 무쳐내면 되지요.

깨끗하게 씻어 물기 빼 놓은 콩나물을 냄비에 안쳐서
고소한 냄새가 사방에 퍼지도록 참기름 넉넉하게 두르고는,
볶을 준비를 합니다.

맛있게 잘 볶아진 콩나물 한 냄비.
익으면 양이 팍 줄어들기도 하지만
맛보느라 중간에 어찌나 많이 집어 먹었던지요.
음식 몇가지 만들면서 이것저것 중간에 맛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은근하게 포만감이 느껴질 때도 있답니다.
이렇게 뜨끈한 것을 후후 불어가며 즉석에서 한 입씩 맛보기란...^^
이렇게 만들면서 간보는 재미도 요리의 큰 즐거움 중 한가지지요.

이제 무나물도 볶아야지요.

요즘 무는 아직 볶아먹어도 국 끓여 먹어도 적당하게 단 맛이 남아있어서 좋네요.
한창때 무 맛처럼 너무 달아도 곤란하지만,
이 정도의 달큰함은 밥도둑이랍니다.

호박볶음 반찬을 만들적에는 물론 애호박도 좋지만
요즘같이 채소값도 비쌀적에는 이 큼직한 쥬키니호박도 이렇게 채썰어 볶아 놓으면
양도 훨씬 푸짐하면서 역시 맛있습니다.

호박나물을 볶을적에는 다른 나물재료 볶을 때와는 달리
다진마늘과 새우젓이 같이 들어가야
원래 심심한 호박 본래의 맛이 더 맛있게 변하지요.

덜 익은 부분없이
골고루 속까지 잘 볶아진 촉촉한 호박나물도 완성.

든든한 나물반찬 네가지가 준비되었네요.
언제 만들어 먹어도 맛나고 몸에도 좋은 이런 나물찬꺼리들은
우리집 밥상의 진정한 건강에너지원입니다.

시장에 장보러 나가보면,
물가가 안 오른게 없어요.
우리집처럼 삼시세끼 어지간해서는 집밥으로 속 든든하게 먹으려는 집은
그래도 쌀값은 오르지 않고 20키로 한 가마니 그대로 라는게
요즘 얼마나 고맙게만 느껴지는지...
(농부님들.. 그 수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특히나 고기값이 워낙 많이 올라서...
많이 비싼 한우 소고기는 좀 특별한 날에 주로 해 먹고
평소에는 저렴하고 신선한 돼지고기를 잘 먹던 우리집이지만,
이제는 돼지고기가 오히려 소고기보다 더 비싸게 느껴질 때가 많지요.
그래도 구제역 여파 때문인지,
고기만큼은 아니어도 생선가격도 조금은 올랐어요.
육류도 마찬가지지만,
생선도 가리지않고 다들 잘 먹고 좋아하는 우리집이기에...
물가때문에라도
맛좋고 신선한 생물생선을 요즘은 고기보다 더 자주 먹게 되는 듯 합니다.
생선은 정말 어떻게 요리해 먹을까...하고
고민하기 나름인 듯 해요.
생물도 좋고,
신선할 때 잘 갈무리 해 두기만 했다면 냉동도 좋습니다.
어느쪽이든 맛있게만 조리해 먹으면
바다에서 나는 수산물 종류는 우리 몸에 참 좋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집도 그래서 이전에 냉동해 놓은 조기나 고등어같은 생선 종류들 여러가지를
요즘 잘 꺼내어서 구워먹고 지져먹고 하고 있답니다.
그래도 어제는 시장보면서 좋은 생돼지고기를 싸게 팔길래
생고기 목살을 조금 사면서
옆이 생선가게에 파는 싱싱한 생물 가자미도 같이 몇마리 사 왔어요.
앞서 무나물 볶느라 무채 썰면서,
따로 생선 지져먹으려고 무를 나박나박하게 썰어 두었었지요.
이 납세미랑 같이 맛있게 지져 먹으려고요.
칼칼한 양념 만들어서 냄비에 모두 안친 다음...

국물 자작하게 간이 제대로 배도록 은근히 지져낸 이 납세미 한 냄비.
고소하고 보드라운 고깃살 발라먹는 그 맛과
달큰한 무 건더기에 배인 칼칼한 국물 맛까지..
긴 말이 필요없지요.

미리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 둔 멸치육수가 넉넉하게 있으니...
이러면 금새 국 한가지 끓이기는 참 식은죽 먹기지요.
오늘 아침은 언제 먹어도 속이 편하니
맑고 순한 감자국을 끓여 봅니다.
감자 썰고, 양파와 대파 썰어 놓으면
벌써 국에 들어가는 재료도 끝이지요.

시원한 감자국 한 냄비가 금새 끓여 졌네요.
재료도 간단하면서, 맛나고, 끓이기도 쉽고...
이만한 국도 잘 없지요.

아이들이 고기반찬을 찾기에
어제 생 돼지목살을 조금 사 와서는 먹기좋게 한 입 크기로 썰어
갈무리해서 김치냉장고안에 넣어 두었다가..
아침에 꺼내어서 몇가지 채소와 같이 매콤하게 양념으로 무쳐 봅니다.
고기만 달랑 굽거나 익혀서 참기름장에 찍어 먹기 보다는
이렇게 푸짐하게 채소와 섞어서 구워놓으면
젓가락 집히는대로 자연스럽게 고기와 채소를 같이 먹기에도 참 좋고,
요즘같이 고기값이 비쌀 적에
접시에 담아져 상에 올라가는 양도 덩달아 푸짐해지니...
이래저래 일석이조지요.
간단하면서도 제대로 맛나게 매콤하게 볶아내는
최고의 돼지고기 양념조합.
고추장과 다진마늘, 새우젓, 매실액기스.
딱 이 4가지만 있으면 됩니다.
새우젓이 돼지고기 먹고 탈나는 것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매실액기스 또한 소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
게다가 최소한의 적은 양념으로 본 재료의 맛을 제대로 살려주니
볶아놓은 고기와 다른 부재료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맛 또한 얼마나 좋은지...
한번 이렇게 볶아서 드셔보시면 아실꺼예요.

양념이 골고루 퍼져 배이도록
위생장갑 한 손에 끼고서
주물럭주물럭...
골고루 잘 섞어서는,

후라이팬에 넣어서 밥상에 뜨겁게 낼 수 있도록
상 차려내기 직전에 바로 달달 볶아 봅니다.

맛있게 볶아졌네요.
아침상에는 고기와 채소 건더기 위주로 그릇에 담아 내고,
아래에 자작하게 배어나온 저 매콤한 양념에는
이따가 잘게 썰어 놓은 다른 채소들 좀 더 추가하고 김가루까지 더해서는
달달달 밥 볶아 먹으면
음식하고 국물 한 방울까지 남기는 것도 하나없이 딱 좋지요.

고기 한가지를 이렇게 볶아 놓으니,
냉장고 채소칸에 들어있는 싱싱한 겉절이감이 있으면
뭐든 꺼내어 즉석에서 얼른 무쳐서 같이 곁들여 먹어야지요.
냉장고안에 마침 씻어서 물기 쪽 빼 놓은 상추와 깻잎이 있기에,
바로 꺼내어서 먹기좋게 썬 다음
큼직한 볼에다 맛난 겉절이 양념 만들어
위생장갑 손에 끼고서 살살 무쳐냈지요.

이렇게 준비해서 차 려낸 오늘 아침상...
월요일의 아침밥상입니다.
호박볶음나물과 콩나물부터 그릇에 담아 냅니다.

무나물과 시금치나물도 상에 올리고...

고추장은 조금만 넣어서 약간만 매콤하게...
막내도 잘 먹을 수 있도록 볶아낸 돼지목살양념구이도
아이들이 워낙 잘 먹으니 넉넉하게 덜어 올리구요.

어떤 고기라도 상에 오르게 되면
같이 먹을 겉절이 한가지 함께 곁들여 먹으면
퍽퍽한 고기의 식감이 씹히는 느낌이 좋아지고 목으로 넘기기도 더 수월해질 뿐 아니라,
영양이나 맛 또한 배로 좋아지지요.
그래서 방금 무쳐서 싱싱함이 살아있는 겉절이도,
이렇게 한 접시 푸짐하게 올립니다.
사실 고기반찬 없어도 이 겉절이만 가지고도 밥 한공기 맛있게 비울 수 있을 정도예요.
특히나 요즘같이 입맛이 살살 돌아오는 봄날이라면...^^

밥상에 김장김치가 빠질 수 없지요.
삐진 무도 같이 박아서 넣어 둔 것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조금 같이 내었어요.

납세미 지져놓은 것도 그동안 약간 식은 듯 해서
다시 잠시 데워서 맛나게 먹을 수 있도록
뜨끈뜨끈 할 적에 이렇게 찬그릇에 담아 상에 올렸지요.
푹 익혀 달큰하니 맛난 무도 넉넉하게 같이 담고요.

방금 밥솥에 지은 뜨거운 밥 한공기.
그리고,
순하고 시원한 감자국 한 사발...

이렇게 만들어서 뜨끈뜨끈하게 얼른 차려낸,
오늘의 아침밥상입니다.
별로 거창하게 차려낸 것 없는
그저 늘 같은 느낌의 엄마표 집밥이지요.

오랫만에 밥상 준비하면서 사진을 찍어보니,
영 서투르고 어색함이 느껴지지만
늘 같은 마음,좋은 마음으로 봐 주시리라 믿어요.
아이들도 지금 다 집에 돌아와 있고
벌써부터 배가 출출하다고들 하니...
우리집은 저녁식사도 빨리 할 듯 합니다.
아침에 만들어 먹은 음식들에
여기에 아이들이 원한다면 계란찜이나 계란후라이 하나 정도 새로 해 주면 되겠지요?
저녁밥 먹으려고 쌀로 넉넉하게 씻어서 방금 안쳐 놨겠다...
혹시, 지금쯤 출출하시다면
얼른 우리집 식탁으로 같이 오셔서 한 술 뜨세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