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엄마란 이름의 마지막까지의 일은 음식만드는 일인 듯 싶습니다.
거금을 주고 산 병어 두마리 조림한 사진 하나 올려 놓습니다.>
요즘 제가 주방에서 식사준비를 하면서 자주 울컥 울컥합니다.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 마구 마구 흐를 것만 같아요~
아시는 회원님은 아시겠지만 3월 중순경 제가 제주도로 이사를 갑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zoom&page=1&sn1=&divpage=4&sn=on&ss=...
(제주이사 사연을 적은 줌인의 링크하나 걸었어요~.)
이제,
큰아들은 결혼을 해서 며느리와 알콩달콩 잘 살고 있고
졸업반 작은 아들은 직장 결정되어 이달 말에 연수들어가면
두 아들 에게 부모의 기본 의무는 거의 한 듯 하여,
남편과 예전부터 제주도에서 살고 싶은 꿈을 실현코자
이렇게 제주로의 이사를 밀어 부쳐 왔는 데.....
역시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작은 아들이네요~ㅠㅠ
연수를 마치고 전공분야가 지방이나 외국으로
발령이 나는 것이 당연한 지라 쉽게 제주이사를 결정하긴 했는데도
아직 짝을 채우지 않고 작은 아들과 헤어져 바다건너 제주로 가려니....
군대를 보내던 그때의 마음과 또 다른 아픔으로 닥아 섭니다.
다른 것들도 마음에 걸리지만, 특히 지금 이렇게 아들과 헤어지면
아들이 좋아하는, 이 엄마가 만든 이 음식들은 어떻게 하나...싶은 것이^^
머지않아 제 짝을 찾아 결혼을 하면 제가 해 줄 수 있는 것도
앞으론 쉽지 않은 일이 아닐까?....싶어서, 요즘 자주 자주 마트도 다녀 오고,
아들이 좋아하는 반찬 재료를 이것 저것 사다가 냉장고를 채웁니다만,
이 엄마의 속을 아는 지 모르는 지...아들은 아들대로 그동안 못만난
친구들 만나느라고, 거의 밥을 밖에서 먹고 들어 오네요~~ㅠㅠ
철없던 지난 시절,
시어머님께서 시누이나, 시동생들 집에 온다면
부산스레 장봐 오셔서 이것 저것 만드시는 것이 고운 시선만은 아니었는 데
지금 제가 장성한 아들을 짝도 채우지 않고 멀리 가려니....
제가 시어머님 그 마음을 이제사 깨우칩니다.
그러고 보니,
이 세상 모든 엄마로써의 마지막까지의 일이란 것이....
그 어느 마지막 순간 순간까지도 내 자식에게
내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이는 일인 것만 같습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아들과의 식사시간들을 위하여
더욱 더 정성을 쏟는 그런 주방의 시간을 만들어야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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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올리브
'11.2.16 8:02 AM저도요. 나중에 아이에게 한 그릇 음식의 추억으로 남고 싶은 엄마예요.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청춘을 구가하느라 밖에서만 식사하는 아들 있어요.
대지에서 나온 대목이죠 . 가뭄끝에 왕룽의 친구가 아내가 죽기전에 국 끓여 줬는데 그 고기가 뭔지 묻질 않았다고요. 주부의 이름으로 정말 내 허벅지살을 베어서라도 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고 여기게 되더군요. 불편한 표현이면 죄송합니다. 아름다운 제주도 너무 기대합니다. 좋은 사진도요.2. 마리s
'11.2.16 8:04 AM왠지 마음이 찡해요..
저도 결혼하자마자부터 이리 멀리 나와 살았는데,
저희 엄마도 많이 섭섭하셨겠구나.. 새삼 기억되네요..
제주도 가셔도 아드님께 맛있는 반찬, 택배로 많이 보내주시어요^^3. 겨울
'11.2.16 8:14 AM아이...눈물나네요...
4. 안나돌리
'11.2.16 9:18 AM올리브님
불편한 표현 절대 아닙니다.
저도 어젯밤 감정에 북받쳐 썼던 글 많이 순화시켰거든요^^
아름다운 제주살이 꼭 하면서...틈틈이 글과 사진 올릴께요^^
마리s님
인생사 경험을 하고 나면...후회가 많이 되어요^^
돌아가신 친정어머님께도 불효했구나 싶은 생각들이
나날이 사무쳐 옵니다. 무한대 사랑을 주셨던 그 마음을
이제사 새록새록 새기쟈니~ 마음이 아프네요^^
겨울님.....
요즘 눈물 꾹꾹 삼키고 살아요..에휴..자식이 뭔지....^^;;;5. 샤랄라
'11.2.16 10:04 AM환영합니다,,,제주도민이 되실것을,,,,^^
제주 도민된지 5개월 좀 넘은 제가 두팔 벌려 환영해드립니다,,,,^^
자식은 어리든 다 컸든간에,,,부모눈에는 다 그렇지요,,,
제가 자식 키운지,,,,11년밖에 되지 않아,,,안나돌리님 맘을 다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요즘 제주 날씨는 눈이 많이 오고,,,약간 쌀쌀하지만,,,,
낮이 되면 봄 같기도 하고 그래요,,,
암튼,,,,마무리 잘 하시고,,,,제주에 잘 오시기 바래요,,,^^6. 안나돌리
'11.2.16 10:15 AM샤랄라님~~~
방갑습니다. 손 덥썩^^
가기전부터 이리 반겨 주시니 너무도 든든합니다.
네..요즘 좀 심란합니다. 여러가지로....
마무리 잘 하고....가겠습니다.7. J-mom
'11.2.16 10:34 AM에공....마음이 짠~ 해요.
저는 아직 안나돌리님 마음 반도 못따라가지만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정말 왜이렇게 나이가 들어야만 알게 되는지....
진작 알았다면 돌아가신 엄마한테 더 잘했을텐데...하는 생각이 바보처럼 아이를 키우면서야 들더라구요.
그리고 지금도 아이들 키우면서 엄마가 저한테 하셨듯이
아니 그만큼의 반이라고 하려고 노력하는게
맛있게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에공...아쉬운 마음 드시겠지만 젊어서 고생 사서도 한다고
혼자서 생활하게 하는것도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시고
제주도 가셔셔 행복하게 지내세요.
안나돌리님이 행복하세 지내시면 아드님도 더 마음편히 잘 지낼꺼예요....ㅎㅎ8. 서현맘
'11.2.16 1:31 PM제게는 아직 까마득한 일만 같은데...
언젠가 제게도 이런 헤어짐이 오겠죠?
그래도 제주도로 가시면 아드님들이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갈 것같아요.
늘 휴가같잖아요. ^ ^9. 안나돌리
'11.2.16 2:31 PMJ-mom님
귀에 못 박히도록 듣는 어른들의 이야기들이
내가 겪고 나야만 그제서 아하~ 하는
어리석음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하긴 더 일찍부터 집떠나 크는 아이들 보면
그리 안스러워 할 것도 없지만~
이제 둥지떠나 생활할 자식이라 생각해야겠죠^^
네..행복한 제주생활 만들어 볼께요~ㅋ
서현맘님
아이들 어렸을 때 아이들 언제 크나 했는 데
뒤돌아 보니..너무나 잠깐 사이인 것 같아요^^
지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들 소중하게 만드시길^^
그러쟎아도 큰아들, 며느리는 매년 휴가는
숙식에 자동차까지 대여되는 엄마한테 간다고
좋아하더라구요~~ㅎㅎ10. 옥수수콩
'11.2.17 12:47 AM아.....저의 이상향을 보여주시네요....
제 주 도....
꿈의 섬입니다.....
부럽습니다....11. 안나돌리
'11.2.17 1:37 AM옥수수콩님
먼저 가서 있을테니~ 곧 따라 오세요^^ㅋ12. 하늘재
'11.2.17 12:20 PM에고~~
거두절미 하렵니다....
이심전심 이려니 해서요~~~
대신 언젠가 읽은 이 글이 위로가 될려나 모르겠네요~~
'당신의 일감 바구니는 비워지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가 죽음을 맞이 하는 그 순간 까지도....."
"그리고 그 일감 바구니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 의해 비워 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충분히 누리실 자격이 있으신 안나돌리님 이세요..
훌륭하시구요~~~
순간,순간 즐기시고,,, 행복하세요~~~
내 행복이 철철 넘쳐 다른 이에게 전달될수 있도록 말이죠!!!!!
광고 카피 하나 더 덧 붙힙니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
떠나라~~~"ㅎㅎㅎ
비린내가 나지 않는 병어!!
젓가락 들고 살점 한점 갖고 갑니다~~~~ㅎ13. 안나돌리
'11.2.19 8:46 AM하늘재님~~~~~!
이심전심으로 하늘재님과 소통하는
그런 느낌이 드는 아침입니다.
물론 오래전부터요^^ㅎㅎㅎ
네...열심히 살기 위해 떠납니다.ㅋ
제주의 허름한 농가집에서 차 한잔 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