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30 월요일의 아침밥상
신문지 한 장 넓게 펼쳐 놓고...
늘 앉는 그 부엌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서
검은 봉다리안에 들어있는 소중한 먹거리재료들을
하나씩 둘씩 주섬주섬 보따리 풀어 봅니다.
가장 먼저, 고구마줄거리 손질부터 해 봅니다.
고구마줄기는 맛있게 한번 볶아 먹으려면,
일단 줄기껍데기를 홀랑홀랑 다 벗겨내야 하니...
참 번거롭게만 느껴지지만,
이것도 손에 익으면 하다보면 가속이 붙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언제 끝날까 싶지만..
하다보면 또 금방금방 빨리 끝이 납니다.
일단, 이렇게 해 놓고나면
이제 맛있는 고구마줄기 볶음을 만들어 먹겠다 싶으니...
그저 껍질 말갛게 벗겨진 저 연두색 고구마줄거리들을 보기만해도,
벌써부터 맘이 뿌듯하지요.

이어서 깻잎단 모두 풀어서
중간에 찐득하게 문들어져 있는 깻잎이 있으면 떼어내고,
또 부분부분 꺼멓게 썩어 있는 곳이 있으면
그 부분만 살짝 손으로 찢어내 버리고 씁니다.
깻잎 중간에 구멍이 좀 나면 어때요.
보여주는 요리에 쓸 깻잎재료가 아니라면...
이렇게 나머지 싱싱한 부분이 더 많은 깻잎 한 장도 허투로 버릴수가 없지요.
이렇게 손질 후에 구멍난 깻잎만 모아서
돌돌말아 채 썰어서 겉절이 무쳐 먹어도 좋구요.
마트에서 사 오는 비닐포장된 깻잎은
중간에 꺼뭇꺼뭇한 것 몇장씩은 잘 나오는데,
이 깻잎3묶음을 풀어보니 딱 70장 나오는 것 중에서는
단 한장도 썩어있거나 상한 것 한장이 없네요.
그리고 콩나물 다듬기.
집앞의 반찬가게 아주머니가 갈무리 해 놓으신 저 큼직한 한 봉지에서
싱싱한 콩나물을 반 정도만 꺼내어 손질해 놓아도
이렇게 얼마나 푸짐한지 몰라요.
한번 신문지 펼칠적에 이정도씩 손질해 두면
콩나물 볶아먹고, 국이나 찌개에도 넣어먹고,
밥 지을적에 수북하게 얹어 콩나물밥 지어서 양념간장에 쓱쓱 비벼먹기 등등,
한 이틀정도는 이것저것 맛난 콩나물찬거리에 아주 수월하게 잘 쓰게 됩니다.

방금 손질한 고구마줄기와 콩나물, 그리고 깻잎들.
또 나물로 볶아먹을 풋호박과 가지까지 모두 함께 씻어서
채반에 올려서 물기빠지게 두면
기본적인 재료 손질이 모두 끝난셈이지요.
고구마줄기는 저녁반찬 만들려고 미리 이렇게 손질하고 씻어 놓은 것이고,
깻잎단 손질도 나중에 깻잎김치 만들려고 손질 해 둔 것이예요.
지금 만들어서는 한창 맛있게 먹고 있는데,
벌써 이 깻잎김치가 이제 거의 끝물이거든요.
풋호박도 저녁상에 올려서 볶아 먹을 것이지요.
이중에서 아침에 쓸 것은
콩나물과 가지 2가지예요.
신문지 펼치고 앉아서 차분하게 재료 다듬는 시간은
그러고보면 참 여유롭고도 정적인 시간입니다.
이렇게 손질끝난 재료들을 말끔하게 씻어놓기까지 끝나면,
이제부터 음식 만들기 속도가 빨라집니다.

재료를 다듬거나 씻고 있는 중에도
가스렌지 위에서는 냄비가 끓고 있어요.
바로 밑국물로 찌개나 국 어느것에든 유용하게 늘 사용되는
멸치다시마국물을 큼직한 스뎅들통에다 넣고는
은근하게 그 동안에 팔팔 끓이고 있는 거지요.
이런 밑국물은 본격적으로 음식을 만들기 전에
미리 이렇게 가스렌지 위가 한가할적에 끓여 놓아야
음식만들기 속도고 빨라지고 수월하게 착착 진행이 됩니다.
본격적으로 찌개 끓이고 국 끓이고 다른 반찬 만들려고 할 적에
그제야 국물 먼저 만들어야겠다며 이렇게 밑국물을 우려내기 시작하면
단번에 끝날일이 시간이 배로 걸릴 뿐 아니라,
가스렌지 위의 큼직한 밑국물 냄비가 옆에 올린 다른 냄비사이에서 걸지적거려서
다른 음식 만드는 능률까지도 떨어지게 되지요.
이렇게 한 냄비 그윽하게 맛난 밑국물 푹 끓여 내어 놓았으니,
나중에 이 국물 넣고 된장찌개 한 뚝배기 끓일껍니다.

가지 하나가 참 실하니 얼마나 큰지...
보통 가지의 2배 이상 됩니다.
밥 할적에 보통 자그마한 가지 하나 뚝 잘라서
스뎅그릇에 담아서 밥통안에 같이 넣지만,
오늘 이 가지는 워낙 큰지라
이렇게 아랫부분만 1/3정도 잘라서 넣어도
나중에 반찬 한 그릇은 넉넉히 나올만한 양이 되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뚝 자른 가지조각과
콩나물 다듬어 놓은것을 같이 스뎅그릇에 담아서
밥 할적에 같이 밥솥에 안칩니다.
가지와 콩나물을 같은 그릇에 안치면
콩나물에 보라색물이 들지 않을까 염려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런 일 없이 맛나게 익혀져서 나오지요.
자리가 좁지만 이렇게 밥 할적에
두가지를 같이 안치게 되면
두가지 반찬을 쉽게 거져먹기로 할 수 있어서
올 여름에도 내내 아주 반찬하기가 편했어요.
물론, 1년 내내 밥 반찬 쉽게 할 수 있으니
이렇게 수월케 만들어 내는 반찬 하나하나가
우리 주부들에게는 아주 고마운 방법이지요.
이렇게 콩나물과 가지 2가지를 같이 넣어서
뚜껑닫고 취사버튼 꾹 눌러서
밥솥에다 밥을 안쳐 둡니다.

남은 가지는 길이로 반 갈라서
너무 두껍지 않게 이렇게 총총 썰어서 준비를 해 둡니다.
이 가지로는 가지전을 부치려구요.
보통 자주 쓰는 자그마한 가지는
그대로 약간 사선으로 썰어서 전을 부쳐내는데,
이 가지는 워낙 큰지라...
이렇게 한번 길이로 길게 잘라서 썰어 낸 것이지요.
전이라는게 하나의 크기가 너무 크면
아이들도 지레 부담이 되어서 잘 먹지 않고,
또 한입에 쏙 먹기 좋은 크기로 부쳐내야 젓가락이 잘 가니까요.

평소에는 그냥 튀김가루나 밀가루 살짝 덧대어서
소금간 한 계란물 입혀 부쳐내지만
오늘은 더 맛있게 향긋한 카레향을 입혀서 부쳐낼껍니다.
한번씩 이렇게 변화를 줘서 부쳐내면
같은 재료라도 영 다르게 느껴지니,
가지가 제철이라서 이렇게 저렇게 자주 해 먹는 시기에
카레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부쳐내면 다들 아주 좋아해요.
재료도 얼마나 착한지요.
<카레향 입힌 가지전>
가지 1개 130g
분말카레 1숟가락
계란 1알
(* 매일 집에서 쓰는 어른밥숟가락으로 편하게 계량하시면 됩니다.)
사실 위의 분량도....
일부러 가지전 하나 하려고
가지 무게 전자저울에 달 필요 없이,
그냥 일반 보통 크기의 가지 하나에,
카레가루 1숟가락, 그리고 계란 1개.
이렇게만 기억해 두시면
언제든 편하게 맛난 가지전을 만들어 드실 수 있어요.
카레가루는 입맛 확 당기는 카레향 뿐만 아니라
짭쪼롬한 소금간까지도 대신해 주니,
일부러 계란에 소금간 하지 않아도
전을 부쳐내면 간장이나 다른것 곁들이지 않아도
딱 입에 맛나게 느껴지는 정도의 간이 나옵니다.
가지를 먹기 좋게 썰어서 비닐봉지에 담고
그 위에 카레가루를 한 숟가락 얹습니다.
우리집은 카레가 매우면 잘 못먹는 어린 아이가 있으니
일반적인 오뚜*카레 중에서도
순한맛으로 늘 사놓고 쓰지요.

비닐봉지안에 최대한 공기를 넣어서
이렇게 빵빵하게 만든 다음,
비닐 입구 또아리를 틀어서 막아 손으로 꼭 쥐어
안의 공기가 나가지 못하도록 한 채로
위 아래로 몇번 반복해서 팡팡팡 흔들어 줍니다.

그리고 비닐을 열어보면,
이렇게 가지조각마다 카레 가루가 골고루 묻혀져 있지요.

적당한 그릇이나 볼을 꺼내어서
계란 하나를 깨뜨려 넣고,
숟가락으로 잘 섞어준 다음...

카레가루 묻혀진 비닐안의 가지 조각들을
모두 한꺼번에 이 계란풀어 놓은 그릇에 넣어요.

그리고는 숟가락을 이용해서
모두 훌훌 잘 섞어주기만 하면 준비가 다 된거지요.

가스불위에 후라이팬 올리고
식용유도 적당하게 넉넉히 부어주고는,
가지조각을 올려서 구워내기만 하면 되겠지요.
두번에 나누어서 구워내면 더 반듯하니 예쁘게 굽히겠지만
자리가 좁음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다 구워내려고 이렇게 후라이팬을 빡빡하게 채웠네요.
바쁜 아침에는 전을 한판, 또 두판...
이렇게 연달아서 몇판씩을 구워내기에는 시간이 벅차니
어지간하면 다 올려서 한번에 끝냅니다.

적당히 익었으면 모두 뒤집어 주고,
접시나 그릇에 담습니다.
이렇게 카레향 입힌 가지전은 뜨겁게 먹어도 좋지만
식어도 아주 맛있어요.
그러니, 식사전에 미리 시간있을때 구워놓으면
나중에 편하지요.

맛난 돼지고깃감 레시피 한가지 알려드릴께요.
저번에 올렸던 글에도 이 고기를 가지고 구워먹었더니
궁금해 하셔서요.
쉽고도 맛있게 돼지불고깃감 1kg로
아이들 먹기에도 아주 좋도록
안맵고 순한 간장양념맛 돼지양념불고기 만드는 레시피입니다.
얼마전, 아침상 차릴적에 한번 올려 드렸었지요.
아래 글에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on&divpage=8&sn=on&ss...
보통 여러가지 채소들을 채 썰어서 같이 버무려서 양념불고기를 만들어 놓지만,
이 레시피는 순수하게 기본양념에 돼지고기만 딱 버무려서
차가운 냉장고안에 냉장보관 하면서
그때그때 후라이팬에 구워 먹을적에
여러가지 냉장고안에 들어있는 각종 채소들을 함께 곁들여서
맛있게 지글지글 구워먹는 방식이예요.
정해진 채소가 없으니,
평소에 좋아하는 채소라면 무엇이건 같이 곁들여서 구워먹기에 좋고
무엇보다 한창 이것저것 채소종류 가려가면서 골라내는 아이들에게
조그맣게 썰어서 골고루 그 채소종류들을 섞어서 고기와 같이 구워주면
입에 착착붙는 양념맛과 고기맛에
아이들도 젓가락으로 골고루 집어서는 오물오물 잘 먹습니다.
미원같은 조미료 한 톨 들어가지 않아도
감칠맛 나는 달달한 고기양념맛이 참 좋아요.
<순수 돼지불고기 1kg 레시피>
돼지불고깃감 1kg (돼지뒷다리살 혹은 돼지앞다리살/ 후지나 전지)
(양념)
진간장 16숟가락
매실액기스 8숟가락
다진양파(강판에 간 것) 150g
다진마늘 1숟가락
조청쌀엿 8숟가락
후춧가루 1숟가락
깨소금 2숟가락
참기름 2숟가락
(*집에서 늘 쓰시는 어른밥숟가락으로 편안하게 계량해서 만드시면 됩니다.)
일단, 큼직한 용기에 분량의 양념들을 모두 이렇게 덜어 넣고,

숟가락으로 잘 저어 섞어 줍니다.
수저로 저어보면 가볍게 훌훌 저어지지 않고,
조청쌀엿이 들어가서 용기 바닥에 숟가락이 뻑뻑하게 달아붙는 느낌이 올꺼예요.
이 조청쌀엿이 골고루 충분히 풀리면서 다른 양념과 잘 섞여서
이런 느낌이 없어질 때 까지 훌훌 저어 줍니다.
힘들지 않고, 그저 1~2분이면 끝나요.
자, 이제 양념 준비도 끝났네요.

돼지 앞다리나 뒷다리...
어느것이든 좋아요.
후지가 전지보다 좀 더 저렴한데,
어느쪽이든 비계가 적당하게 좀 섞여있는 고기가 좋아요.
붉은 살코기부분만 가지고도 충분히 맛난 양념불고기를 만들수는 있지만
씹히는 식감이나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육질은
비계부분이 어느정도 같이 섞여야 맛나지요.
고기맛은 양질의 비계부분 역할이 아주 크다고 늘 생각하는 제 기준의 이야기예요.
팍팍해도 담백한 맛의 살코기 밋 자체를 더 즐기신다면
불고깃감 장만하실적에 정육점 아저씨께 그리 부탁하시면 될테지요.
저도 늘 비계부분 많은쪽으로 부탁해서 가져 온답니다.
자주 가는곳의 직원분들은 이제 일부러 그런 말씀 드리지 않아도
딱 제가 좋아하는 부위들로 알아서 척척 챙겨주시구요.
이번에 사 온 이 돼지불고깃감은
대형마트에 간김에 팩 포장된 것을 사 온 것인지라,
사실 늘 사먹는 것 보다 살코기부분이 좀 많은 편입니다.
그냥 소금구이로는 도저히 퍽퍽해서 못 먹겠지만,
이렇게 양념에 버무려 놓으면
팍팍한 순살 부분이 많아도 또 씹는 맛, 양념 맛에 밥과 함께 목으로 잘 넘어갑니다.
이제,김치냉장고에 들어있던 고깃감도 꺼냈으니...
이 1키로 되는 돼지뒷다리살 불고깃감을
만들어 놓은 양념에 고루 적시기만 하면 됩니다.

위생장갑 끼고서 고기 한 장씩 한 장씩...
앞뒤로 슬쩍 양념에 담궜다가
이렇게 준비해 놓은 스뎅볼에 차곡차곡 옮겨 담지요.

마지막 남은 양념은 위생장갑 낀 손 그대로 싹싹 긁어서는
스뎅볼에 모두 부어 버리구요.
1키로 되는 고기가 이렇게 딱 알맞게
자작하게 잠길 정도의 양념이 나오게 되니,
이 분량으로 양념을 만들어 버무려 내면
남을 것도 없고 모자랄 것도 없어서 좋아요.

반찬통을 준비해서 이렇게 덜어 놓고,
뚜껑 딱 닫아서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3~4일 정도 냉장보관 하면서
먹고싶을 때 후라이팬 꺼내어서 바로 구워내면 됩니다.
물론 이렇게 고기만 굽기보다는,
그때그때 냉장고 안에 있는 채소들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준비해서는
푸짐하게 섞어서 구워먹으면,
접시에 덜어내는 양도 많아지고, 맛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영양면에서도 아주 좋겠지요.

버무려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한 반나절 정도 지나서 후라이팬에 구워먹으면
양념이 고기에 적당히 배이고 고기도 연해지니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급하면 이렇게 버무렸을 적에
바로 후라이팬에다 구워도 됩니다.
곁들이 채소는 대중없지요.
그때그때 냉장고 안에 있는 것들로,
아이들이 평소에 좋아하는것도 좋고,
잘 안먹는 것이면 더 좋고...^^
그저 함께 지글지글 잘 볶아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양념고기를 후라이팬에 넉넉하게 얹어 놓고는
대파와 당근, 양파, 느타리를 넣어서 같이 볶아 봅니다.

후라이팬에 고기를 볶을 적에는
이렇게 약간 눌러붙듯이 갈색빛이 먹음직스러워 지도록
제대로 구워야 더 맛있어요.
원래 돼지고기는 이리 매매 구워먹어야 탈이 나지 않지요.

뚝배기에 찌개 함께 끓여서 이렇게 상에 올리면
잘 익은 김치 딱 한가지만 여기 곁들여도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지요.
어제 저녁에 이렇게 잘 버무려서는,
저녁밥상에 올려서 이렇게 맛있게 볶아서
한 끼 잘 먹었습니다.

이제 이렇게 버무려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고기를 꺼내어서
오늘 아침에 구워 먹은 이야깁니다.
순수돼지양념불고기를 이렇게 먹으면 또 별미랍니다.
깨끗하게 손질 해 놓은 콩나물과 같이 볶아먹는 거지요.
이렇게 고기와 같이 볶아내는 콩나물 손질은
소고기국에 넣을 때 처럼 하나하나 일부러 대가리 떼어서 준비할 필요도 없이 그냥 쓰면 되니...
콩나물 손질할 적에 좀 넉넉하게 씻어 두었다가
밥통에 콩나물 넣고 이렇게 어른 좋아하는 나물반찬 하나 무쳐낼 때
아이들에게는 또 이렇게 콩나물과 같이 고기 볶아주면
밥도 참 맛있게 잘 먹어요.
물론 콩나물과 고기가 서로 엉겨서 입에 골고루 들어가니
맛은 물론이고 영양면에서도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더 좋을것은 말할 나위 없구요.
(1) 먼저 후라이팬에다 식용유(포도씨유)를 좀 두르고
콩나물 손질해서 씻어 물기 빼 놓은 것 넉넉하게 몇 줌 넣고
양파 채 썬 것도 같이 넣어서 볶아요

(2) 가스불은 중불 정도로 맞춰서 볶아 보면
조금 지나서 이렇게 콩나물은 숨이 죽고
빳빳하던 양파도 반투명 하게 가라 앉지요.

(3) 그러면 냉장고안에 넣어 두었던 순수양념돼지불고기를 꺼내어서
콩나물과 양파를 볶고 있는 후라이팬에 같이 넣고는,

(4) 고기가 익도록 같이 볶아주면 됩니다.
큼직한 생고기는 고기가 어느정도 익었을 때 가위로 잘라줘야
단번에 쉽게 잘 잘리지요.
양념은 고기 원래의 양념만 가지고도 충분해요.
고기를 넣을 때, 아래에 가라앉아 있는 양념국물이 있으면
같이 넣어서 볶아주면 됩니다.
간장이나 소금같은간을 추가해서 더해 줄 필요없이 이대로 볶아낸 다음,
다 익은 다음에 고기와 콩나물과 같이 젓가락으로 집어서 한 점 먹어보면
입에 잘 맞게 맛있게 볶아져 있을껍니다.

고기에 어떤 재료를 더 해서 볶느냐에 따라서
이리 다양한 맛으로 더 맛나게 즐길 수 있으니...
그 맛에 이렇게 순수양념돼지불고기 식으로
고기만 이렇게 양념에 무쳐서 준비해 둡니다.
이렇게 먹으면,
고기와 콩나물이 같이 씹히는 맛이 참 별미랍니다.
콩나물은 이리 볶아 놓으면
삶아서 무쳐먹는 나물과는 또 다른 맛인데,
평소에 정식으로 콩나물을 많이 준비해서 나물반찬을 만들적에는
우리집에서도 콩나물을 큰 웍에다 볶아서 만들 정도로
콩나물은 삶는 것 보다 볶아 놓으면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맛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후딱 만드는 쉬운 밑반찬 한 가지.
어묵도 보드랍게 팔팔 끓여서 간장양념에 조립니다.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만들지만,
사실 옛 추억의 도시락 그 맛을 그리워하는 우리 어른이 더 좋아하는 반찬이지요.
우리에게는 어묵이라는 명칭보다는 옛날에 늘 그랬듯이...
오뎅이라고 불러야 그 맛이 제대로 다가와요.

가득 만들어서 반찬통에 옮겨 담아 두고
먹을만큼씩 덜어서 먹다보면,
사나흘 정도는 달달하고 보드라운 이 오뎅조림을
밥반찬으로 맛나게 먹을 수 있을껍니다.

그동안에 벌써 밥이 다 되었다고 소리가 납니다.
전기밥솥 뚜껑을 열어보니
스뎅그릇에 담아서 넣어 놓았던 콩나물과 가지가
모두 알맞게 폭 쪄져 있네요.
가지와 콩나물은 스뎅그릇째로 꺼내어서
가지는 쪽쪽 찢거나 칼로 썰어서,
콩나물은 이대로,
각각 양념에 무치기만 하면 되겠지요.

가지는 덜어내어 먹기좋게 칼로 썰어서 준비해 두고,
먼저 이 콩나물부터 이 스뎅그릇에 담긴 그대로
살살 버무려 양념해서 무쳐 냅니다.
맛있게 무쳐진 콩나물은 상에 올리도록 바로 접시에 담아 두고...

이 스뎅그릇에 그대로 가지 썰어 낸 것도 담아서
양념 무쳐서 조물조물 맛있게 버무립니다.
그리고나면, 이 가지도 반찬그릇 꺼내어서 담아 내야지요.

좀전에 팔팔 끓여서 오뎅조림 만드느라 사각어묵을 꺼낸김에,
예인이가 좋아하는 떡볶기도 한 냄비 만들어 보았어요.
가스렌지 위의 화구가 다른 반찬 다 만들고 나서 여유롭게 비어있는지라...
이런 간단한 간식 겸 반찬꺼리 하나 이럴 때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아이들 학교갔다 돌아와서
뜨끈하게 피자치즈 얹어서 데워주면 참 좋아요.
냉장고안에 늘 멸치다시마 우려낸 밑국물이 준비되어 있으니,
사실 어묵이나 떡볶이떡 같은 재료들을
일일히 꺼내 준비하기가 번거로와서 그렇지요...
마음만 먹으면 이런 떡볶기는 밑국물만 미리 준비되어 있으면
금새 맛있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아까 끓여 놓은 멸치밑국물에
양파와 당근채, 대파 등 채소부터 나른하게 익히다가
떡볶이 떡 넣고, 이어서 사각어묵도 넣고...
고추장과 쌀엿, 설탕 조금.
달달하면서도 칼칼하게 매운 맛이 나도록 간 맞추고 나니
떡볶이 한 냄비도 금새 만들어 지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 차려내기 직전에,
이렇게 조그마한 뚝배기에다
된장찌개 바글바글 끓여내구요.
아직까지도 무더위가 그대로 남아서 한여름 날씨같네요.
그러니, 된장찌개도 남으면
다시 팔팔 끓여 놓는다 해도 쉬이 상하기 쉬우니...
먹을만큼 작은 뚝배기에다 이렇게해서
그때그때 새로 끓여서 먹게 됩니다.

이렇게해서 차려서 먹은 오늘의 밥상은요.
순한맛의 콩나물돼지고기볶음 한 접시도 담아 내고...

향긋한 카레향이 은근하게 배어있어서 더 맛있어요.
살짝 식어도 맛있는 가지전 이렇게 구워놓은 것도
그윽하게 한 접시 담아 내고...

떡볶이도 뜨끈뜨끈할적에 한 접시 담아냅니다.
이 떡볶이는 그냥 먹어도 맛나지만,
밥 숟가락에 떡이나 어묵 하나씩 올려 먹으면
밥반찬으로도 아주 훌륭하지요.
이래저래 반찬으로도 간식으로 어찌먹어도 맛나요.
나이가 이리 들어도 이 칼칼하고 매콤한 맛은 여전히 좋네요.

그리고 말랑말랑한 식감이 딱 좋은 추억의 오뎅조림.
냉장고에 들어가도 딱딱하고 뻣뻣하게 되지 않아서
먹는 내내 맛있지요.

보리밥 지을적에 같이 밥통에 안쳐서 익혀낸 콩나물과 가지나물.
수월하게 만들어내지만 맛은 여전히 좋습니다.
여름내내 하루가 멀다하고 무쳐먹은 나물이지만
양념만 달리하면 질리지도 않고 그때그때마다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요즘처럼 채소값이 금값일 적에도
시장에 나가면 이 콩나물과 가지는
싱싱한 것들을 여전히 싸게 살 수 있으니...
집으로 돌아오는 장바구니가 덕분에 푸짐해지는,
그래서 늘 고마운 식재료들입니다.

1년내내 먹어도 늘 그맛이 그 맛...
물리지 않고 속 재료만 조금 바꿔주면 또 국물감칠맛이 달라지는
작은 이 된장찌개 뚝배기도 바글바글 끓을적에 상에다 올립니다.
소박한 입맛을 가진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지요.

말이 필요없는 밥 한 공기.
요즘 벌써 햅쌀보리가 나와서
이렇게 쌀과 함께 섞어서 밥 지어 먹으니 참 구수하고 맛납니다.
쌀과 쌀보리쌀의 비율은 6 : 1 비율로 섞어서 지으면 무난하지요.
쌀보리는 미리 삶아 둘 필요없이,
쌀과 같이 섞고, 씻기도 같이 씻어서,
밥 지을때 밥통에 같이 안쳐서 바로 취사버튼 눌러주면 됩니다.

여전히 무더운 8월의 끝자락.
이렇게 날은 덥고 입맛은 떨어져도, 밥은 먹어야지요.
그래도 달력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이제 하루 이틀만 있으면 곧 9월...
조금만 힘 내면.
서늘하고 좋은 날이 분명 곧 올꺼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