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별로 까다로운 편은 아닌데 어중간한와이프님처럼 유독 마트에서 파는 조미유부를 잘 안사요.
이유는,
첫째로, 맛이 없고,
둘째로, 쓸데없이 비싸고... 요즘은 갈수록 더 오르는 듯함.
세번째 이유가 몸에 별로 좋을것 같지 않은 이름 모를 첨가물이 한가득이기때문이죠... 네... 저는 이게 고작 세번째 이유예요.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맛과 가격... 이었던거 같아요.ㅡ.ㅡ;;
얼마전에 우리애들 유치원에서 캠프 다녀왔어요.
도시락을 싸야 한다길래 김밥과 유부초밥의 환상콤비를 준비했죠.
사실 한가지만 하고 싶었으나, 큰넘은 김밥을, 작은넘은 유부초밥을 먹고 싶노라고 둘이서 지지고 볶고 싸우길래, 꼴배기 싫어서 두가지 다 해주겠노라~했죠.ㅜ.ㅜ;
먼저 유부초밥을 만들기 위해서 유부를 준비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브랜드는 이거예요.
가격이... 천 몇백원 정도.. 조미유부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값인데, 양은 무지 푸짐합니다.
저도 이거 냉동 시켜두었다가 애들 초밥 먹고 싶다고 할때 몇개 꺼내 후다닥 해주기도 하고,
우동이나 잔치 국수 먹을적에 고명으로 얹어 먹기도 하고,
김치 전골에도 넣고... 아주 유용하게 잘 쓴답니다.

유부 손질 첫단계는 데치기예요.
냄비에 넉넉한 양의 물을 펄펄 끓인다음, 냉동된 유부 쓸만큼 꺼내 먼저 데쳐내요.
그렇게 해야 지저분한 기름기가 제거되서 맛도 담백해지고 느끼하지 않아요.
오래 끓이는거 아니고 그냥 데쳐내는거예요.
찬 유부를 넣어 물 온도가 낮아졌다가, 곧 다시 펄펄 끓어오르면 불에서 내리면 되요.
주의 하실점은 유부가 찢어질수 있으니까 젖가락같이 뾰족한걸로 푹 찌르지 않게 하세요.

찬물에 샤워 하시구요..

몇장을 겹쳐서 양 손바닥 사이에 놓고 꾹 눌러서 물기를 빼요.
왼쪽에 있는건 물기 빼기 전 상태. 오른쪽은 물기를 뺀 다음. 높이가 납작해지죠.

보통 저는 세모로 잘라요. 네모로 잘라도 상관 없겠죠?
지금 준비한 양은 유부 열장이었구요, 반 가르면 스무개를 만들수 있습니다.
이 사이즈가 파는 조미유부보다 조금 작아요. 먹기는 더 좋아요. 크기가 아주 마침맞죠.

준비한 조림장이 끓기 시작하면 유부를 넣고 졸이기 시작하는데요,
원래는 가쓰오부시 육수 2컵(400미리)에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미림 1큰술 넣으면 딱 좋지만,
가쓰오부시 육수가 있을리 만무한 저는 ㅡ.,ㅡ; 늘 편법을 쓰는 편입니다..
멸치육수+ 혼다시 1작은술 넣은 다음 간장, 설탕, 미림 넣기도 하고,
그냥 맹물밖에 없으면... 간장 이랑 모밀간장(혹은 마트에서 사온 쯔유) 반반씩 섞어서 하고 설탕, 미림 넣고 그러면 대충 맞게 된다는..ㅎㅎㅎ
이 분량이면 보통 유부 열장 하기에는 조림장이 좀 넉넉한 편이고요.. 한 열 두장에서 열 다섯장 정도 졸일수 있는 양이예요.

저는 국물이 요정도 남을때까지 졸이는데, 한 5분 정도?? 걸렸을까요??
하지만 유부졸이는 시간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거 같아요.
오래 졸이면 유부가 더 부드러워 지지만, 씹는 맛이 좋을경우는 취향에 따라 더 잠깐만 졸이면 됩니다.
개인적으로 시판 조미유부보다는 씹는 맛이 더 있는편을 저는 선호하는 편입니다.
저녁에 만들어서 유부는 여기까지 졸여서 냉장고에 일단 넣어두고,

여름이라서 도시락이 상할수 있으니까 초밥으로 만들어 보내는것이 안전하거든요.
황금비율로 배합초를 만들어 둡니다.
황금 비율 = 소금: 식초: 설탕= 1:2:3
냄비에 비율대로 넣고 청주를 1정도 넣고 설탕과 소금이 녹을정도로 중약불에서 천천히 가열합니다. 청주는 물기가 조금 더 있어야 소금, 설탕이 더 잘 녹으니까 넣어주는것입니다. 아무래도 가열하다보면 수분이 증발하니까 결국 남는 액체의 양은 비슷해지거든요.

김밥 재료도 이정도까지 준비해서 랩씌워 일단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우엉 채썰어서 맛간장에 졸여놓고,
저는 김밥에 늘상 단무지 대신 김치를 넣거든요. 묵은지를 길게 썰어서 물에 슬쩍 헹구어 꼭 짜둡니다. 아침에 참기름에 슬쩍 볶아서 사용할 거예요.
저는 김밥 재료로 따로 파는 우엉졸임과 단무지를 절대로 사지 않아요. 양이 많아서 한번 쓰고 남은건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기도 하고, 없어도 집에있는 재료로 충분히 더 맛있게 만들수 있기때문이지요.
햄, 오이, 당근, 맛살 썰어 두고,
계란도 슬쩍 노른자만 깨질정도로 풀어 소금 약간 넣어둡니다.
여름이라 상할수 있으니까 되도록 위험한 재료는 안넣는게 좋아서 대략 간단하게 준비해 보았지요.
이렇게 다 해두면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나도 금방 도시락을 쌀수 있어요.
우리 큰아이 친구 엄마가 언제 그러더라구요.
아침에 도시락 쌀일이 있으면.. 새벽에 6시부터 준비하는데도 힘들다고..ㅎㅎ
근데 저는 아침 잠이 워낙 많으니 7시 조금 넘어 일어나,
남편 아침부터 챙기고 30분이면 도시락 다 쌀수 있습니다. ^^
그 비법은 다름아닌 전날 최대한 많이 해놓고 자기.. 뭐 근데 엄청 많이 일한거 같지만 사실상 저녁 설겆이 하고 그저 한시간 정도 준비한게 다라는...ㅎㅎ

아침에 일어나 일단 김밥 재료들을 익혀둡니다.
먼저 김밥을 다 싸고 난다음, 남은 재료를 잘게 다져서 유부초밥을 만들것이기 떄문에 유부초밥용 재료는 따로 없습니다. ^^

이렇게 되는거죠. 김밥은 이미 다 싸서 옆으로 치워 놨고, 남은 밥에 남은 재료를 잘게 다져서 몽땅 다 넣습니다.
고루 비빈다음 준비한 유부를 물기를 꼭 짠다음 속을 채워요.

도시락 두개 완성.
과일도 한통 담았고, 물놀이를 겸한 행사라 배가 고플수 있으니 든든한 빵 간식을 하나 더 보내라더군요.
그래서 전날 낮에 미리 구워둔 마들렌도 몇개씩 싸주었지요.

남은건 제 점심.
너무 양이 적은거 아니냐구요??

그래서 시원한 더치 냉커피에 마들렌도 먹었어요.
마들렌의 까만점은 홍차예요. 레몬 홍차 티백을 한개 까서 반죽에 넣었더니 향이 아주 좋은 맛난 마들렌이 되었지요.
아~~ 오늘은 덕분에 애들이 없는 행복한 하루가 되겠구나.. 뭐 이럼서 소파앞에 누워 리모컨을 쥐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

그런데 애들이랑 지지고 볶는것도 습관인지.. 오후엔 적응이 안되 심심해서 만주 만들었네요. (나는 정녕 무수리 체질??ㅠ.ㅠ)
한개씩 집어 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