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철엔 마땅히 따먹을 푸성귀가 없다.
텃밭에서 고춧잎, 호박잎을 따다 어느새 1m 넘게 자라버린 명아주 잎을 좀 땄다.
내친김에 잡초 뽑으며 내 던진 쇠비름도 한주먹쯤 걷었다.
잡초라고 불리지만 다 이름 있는 것들이다.
대개 쓸모없는 잡초라고 뽑아버리지만 명아주도 쇠비름도
약용으로도 쓰고 먹기도 한다.
세상 모든 것이 다 관심 갖고 불러주는 만큼 쓰임이 생기는 것 같다.
본래부터 귀한 풀 귀하지 않은 풀 따로 있진 않았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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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아주와 쇠비름 고춧잎을 들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살짝 볶은 다음
다진 마늘 넣고 된장 살짝 풀어 센 불에 한 번 더 볶았다.
장마철 꽤 괜찮은 잡초나물 반찬이 되었다.
감자는 잘 익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잘게 채 썰면 부서지기도 하고.
그래서 감자 볶을 때 물을 살짝 넣어 감자를 먼저 익힌 다음 물이 졸아들 때쯤 올리브유로 볶아냈다.
깻잎과 두메부추 넣고 고춧가루 참기름, 식초, 간장으로 청포묵을 무쳤다.
애호박이라기엔 너무 큰 호박은 듬성듬성 썰어 들기름 두르고 낮은 불에서 익혔다.
새우젓 간이 좋지만 우리 집은 그냥 소금으로 간한다.



* 일요일 밤 K와 한판하고 어제 그제 이틀 밥 안했다.
일주일은 안하리라 맘 먹었는데 3일째 아침했다.
심지어 전화해서 " 아침 먹었냐? 점심은 어떻할 거냐? 먹고 싶은 것 있음 얘기해라" 말까지 했다.
아~ 이렇게 약해지면 안되는데 하면서........... 완전 졌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