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그래도...맞바람이 통해서 그런대로 견딜만하지만.... 온통 문을 열어놓고 살려니.... 청소기와 걸레를...잡고 살아야지요.
요즘 막내가..여름을 타는지.. 고3이라는 심리적 압박때문인지.. 아침에 영 기운이 없고... 늦게 일어나게 되네요.
이젠 얼마 남지 않았는데...그저 건강하게...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바랍니다.
아이를 셋 키우고보니...아이마다 장단점이 다 있고..자기마다의 그릇크기는 각기 다름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그 그릇크기를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 욕심이지만.... 그건 억지로 키운다고 크는 것도 아니며... 학창시절의 그릇이.... 온전한 그 아이의 그릇만도 아님을... 아이 셋을 키우면서..주변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보게 되면서 이해하게 되었지요.
막내 욕심도 많고... 늘... 소속한 집단속에서 리더를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아이인데.. 고등학교에 올라와선... 자기 욕심대로 성과가 나오질 않아서 참 많이 힘들어했기에..엄마는 그저 어떤 순간에도 아이를 믿어준다는 것... 부모가 스트레스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할 뿐이지요.
세 명의 아이 모두..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갈 준비를 하는 스타일이기에 힘든 것도 없었는데... 요 며칠은 등교시간에 지각할까봐... 종종걸음을 쳐야만 했고, 어제는 아침 등교길에 데려가 주는데 우회도로로 좀 빨리 갈 요량으로 진입하다 건너편 차선에서 오는 차량을 보지 못해 하마트면 부딪칠 뻔 했어요.
날도 더운데.... 얼마나 놀랬을까 생각하면 지금 생각해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차도..제 차도..그냥 스쳐지나가는 통에... 미안하다는 의사표현도 못한 것도 걸리고요..
운전을 오래 하다보면... 내가 미안할 경우도 있고..상대방때문에 화가 날 때도 참 많아요...그리고 어떤 차들을 보면 끝까지....눈을 부라리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하지만.... 물론 운전이라는 것이 사람 목숨과도 관련이 있기에 조심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운전자세가 필요한 것을 말할 것도 없고 조심씩 이해가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어쨌든..어제 제 차 때문에 놀랬을 그 운전자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더 조심운전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했어요.
어제는 좀 여러가지 일로 바빴고... 저녁 늦게사 집에 돌아오는 통에 오자마자 정신없이 잤어요.
그랬더니..새벽... 새들이.... 지지배배..어서 일어나라고... 깨워주더군요..새벽 4시에요^^
이사온 집...바로 옆에 나무들이 우거지고 그래서인지... 새들의 지저귐이... 시도 때도 없어서..아이들은 시끄럽다고 싫어하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라 그럴까요.. 전 새소리가 정말 싱그러워요.
오늘 아침은.... 아이들 위주로 밥을 먹는 날이라.... 간편하게 차려도 좋을 것 같아서 뭘 해줄까 하다... 여름에 좋은 양배추쌈과 쌈장을 맛있게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양배추는... 찌거나 살짝 데쳐내서 쌈을 싸면 되는데..전 찌는 것보다 데치는 걸 더 좋아해요.
물을 아주 조금만 넣어서 팔팔 끓이다가... 한 잎 한 잎 떼어낸 양배추잎을 데쳐냅니다.

양배추는 너무 삶아지면.... 맛이 없어요. 잎이 투명해지면 바로 건져내서 찬 물에 헹궈 체에 밭쳐 놓습니다. 바로 이런 상태로요.

양배추뿐만 아니라..여름에 어울리는 쌈종류로는 호박잎도 있고... 근대, 머위도 좋아요.
쌈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쌈장일텐데요..
쌈장도 참 다양하게 해 먹을 수 있잖아요.
오늘은... 아이들 위주로 먹는 날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참치통조림을 이용해서 만드는 참치쌈장을 할 거에요.
이거 만들기도 간편하고....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쌈장이거든요.
우선...참치 통조림의 기름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물론 참치살을 체에 걸러도 좋지만..그러면 일이 아주 많아져요.
그래서 전...우선 통조림 통을 깨끗하게 씻은 다음에.... 뚜껑을 한쪽만..따고... 아래 사진처럼.... 꾹 눌러서....기름만 나오도록 만들어줍니다... 다들 이렇게 하실텐데..혹시나 모르실까봐~
그런 다음에.... 그릇을 하나 준비해서 참치기름을 따라내서... 신문지를 아래에 깔고..비닐봉지에 흘려 버리면 좋아요.

기름이 제거된..담백한 참치살입니다.

다진 파가 필요해서... 파의 흰대 부분을.... 가운데 칼집 넣고..다시.... 반대편으로 여러번 칼집을 넣어 준 다음에....
칼로 저며 다져주면..... 다진 파..깔끔하게 준비할 수 있어요.

스텐 볼에..참치 한 캔을 담고..고추장 한 큰술, 된장 반 큰술,
다진 파 반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을 넣어주고요..
다진 청양고추도 조금 넣어주면 좋아요..아무래도... 조금은 느끼한 참치의 맛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도 하고 쌈장의 맛을 담백하게 해주거든요... 전 색감이 좋으라고 홍고추도 조금 다져 넣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참기름 1작은술 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나서.... 쌈장은...대충 섞어주세요..너무 으깨듯이 하는 것보다.. 젓가락으로 대충 섞어준다는 기분으로 참치 살이 바스라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은 재료 크기, 씹히는 질감에 따라서도...참 미묘한 차이가 있거든요.

오늘은 양배추쌈 정식처럼... 아이들에게 해줄까 싶어서.... 양배추쌈에 넣어먹을 고기 하나를 어떻게 해줄까 고민하다가....
82쿡의 보라돌이맘님이 며칠 전에 선보인...삼겹살 데쳐 먹기가 떠올랐어요..
아~ 그래..그렇게 담백하게 해서 삼겹살과 같이 먹도록 해줘도 좋겠다 싶더라구요.
보라돌이맘님은 그냥... 물에 데쳐서 하셨는데..전 물에 맛을 조금 가미해보기로 했어요..
데치면서.. 고기의 잡내..누린내도 제거하고 기름도 제거할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제가 선택한 방법은....
된장과 생강..그리고 소주였습니다.
물 2컵에.. 미소된장 1 큰술 조금 못되게...그리고 생강 작은 것 1/3톨을 넣고... 팔팔 끓이다가...

소주도 조금 넣어주었어요.
한 큰술 정도만요...
소주가 요리할 때 약간 들어감으로 해서.... 고기나 생선의 잡내도 많이 완화되고... 또 하나 좋은 점은 기름기가 제거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정종이나 맥주를 넣어도 아주 좋아요....
소주의 기름 제거 기능은.... 가스레인지 닦을 때도 활용해 보셔도 좋은 팁이기도 합니다.

대패삼겹살보다는 약간 볼륨감이 있는 삼겹살입니다....

소주, 미소된장, 생강을 넣고... 삼겹살을 넣고 데쳐내니깐....
고기 냄새가 딱 질색인 저도..그 냄새 맡을만 할 정도로....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생강의 향...그리고 된장의 구수한 맛에...기름기를 없애주는 소주까지..
물론.. 우리나라 된장을 넣어주어도 좋아요..
다만..미소된장을 넣어준 건... 연한 된장맛과... 삼겹살의 담백한 색을 위해서 그렇게 한 거구요.

데친 삼겹살... 체에 밭쳐서... 먹기 좋은 크기로 가위로 자르는데.... 손에 기름기 안 묻어나네요..
아..좋아요^^

그렇게 해서 아주 간편하게 차려진..아침 밥상입니다.


양배추쌈정식이라... 쌈을 싸 먹기 위해서..밥은 보리밥을 했구요...
여름..쌈에는 쌀밥보다는 보리밥이 어울리거든요.
그리고.... 쌈을 싸먹기 편하라고.. 접시 한켠에 밥을 담아주고 한켠을 비워주었어요...
그 곳에 쌈을 싸 먹을 공간을 확보해 준 거죠.
아.. 이 배려심을 어떡하면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