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지 희수였어요. 가족과 아버지의 형제분들 모시고 식사를 했어요.
저희 형제들이 모두 마포 인근에 살아서 가족 모임 장소 또한 마포에서 주로 하는데,
마포에는 그동안 쓸만한 중식당이 없었어요.
정말입니다. 공덕동 로타리 주변, 도화동과 염리동 주변에 그 많은 음식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짜 괜찮은 중식당이 그동안 하나도 없었다니까요.
여기 루이는요, 문을 연지 몇개월 밖에 안되는 곳인데, 저는 지나가다 간판을 봤어요.
유명한 중식 요리사 여경옥 쉐프가 문을 연 집이라고 입간판이 세워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기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던차에, 마침 이번 모임을 주관한 오빠가 이곳을 예약을 했길래 어제 다녀오게 되었어요.
저녁 시간이었고, 입구에 여경옥 쉐프님이 주방장 옷 입고 잠시 서계셨어요. 그래서 잠시 인사도 나눴어요.
엄마가 TV에서 많이 뵙던 분이라고 반갑다고 인사를 하니 감사하다고 하시대요.. ^^
저 이분 책 "2000원으로 중국요리 만들기" 도 샀거든요. 개인적으로 이향방선생님의 책 만큼이나 활용도가 높은 중식 요리책이라서 저 또한 반가왔습니다. (말은 못하고 속으로만..)ㅎㅎ
메뉴는 주관자인 오빠가 미리 예약할때 주문까지 다 해놔서 저는 메뉴판 볼 기회 조차 없었어요. ㅠ.ㅠ
메뉴판을 보고 직접 주문을 했다면 더 자세하게 정보 드릴텐데 그럴수는 없겠구요..ㅡ.ㅡ;
하여튼 그냥 우린 나오는데로 그냥 코스 음식을 먹었습니다.
어른들은 28000원짜리 코스였다고 하고(나중에 올케한테 들음. 부가세포함된 가격이라 함) 애들이 여럿이라 애들만 따로 18000원짜리 코스로 차별화 시켜 주문했다고 했고요,
두가지 메뉴에 공통으로 같은 샐러드가 나왔고요,
이어서 어른들 코스는 찹쌀 누룽지탕, 깐풍 새우(라고 추정....ㅠ.ㅠ;;), 꽃빵과 송이 쇠고기 볶음??, 그리고 식사와 후식.. 이랬던거 같고,
애들 코스는 샐러드 다음이 고추 팔보채, 깐풍기, 탕수육, 그리고 삼선짜장과 후식이었습니다. 원래 고추 팔보채와 깐풍기가 매운 음식인데 아이들을 위해서 맵지 않게 따로 조리해 주셨구요.
음식이 정말 최고수준이더라구요.
일단 재료가 굉장히 고급이고.. 관자며, 소라며, 해삼이며.. 아끼지 않고 듬뿍 듬뿍 넣어주셨고, 특히 송이 쇠고기 볶음에 진짜 송이가 들었더라는..그것도 매우 넉넉히.. 저 가격에 그렇게 재료 쓰기가 쉽지는 않죠.
그리고 관자며 소라 같은 해산물을 잘못 조리하면 굉장히 질겨지기 쉬운데요, 이름값 한다는 중식당에서도 먹어보니 갑오징어가 질겨서 애들이 죄다 뱉어낸다든가 하는 일이 흔하게 있지요. 그런데 여긴 어찌나 부드럽게 조리가 잘되어 있던지..
탕수육도 고기 밑간이 굉장히 잘되어 있는 느낌이었고요, 하여튼 왠만큼 한다는 중식당.. 그리고 호텔 중식당도 많이 가봤지만 요리 수준이 최고 수준이라는것 하나만큼은 확실했어요.
아쉬운 점은 서빙하시는 분들꼐서 빨리빨리 차를 리필해주지 않으셔서 기다리다 부르려니 좀 애를 먹었다는것.
요리와 요리 사이의 간격이 좀 길어요. 마지막 요리가 나온다음 식사를 주문하고나서는 상당히 오래 기다렸고요.
음식보다는 운영에서 조금 껄끄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요즘 이 식당이 문을 연지 몇개월 되고나서 상당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걸로 알고 있어요.
일부 메뉴에 한해 파격적인 할인의 저가 마케팅을 많이 펼치고 있고, 금요일에 한해 참가자 10명이 모여 신청하면 무료 요리 강습을 해준다고도 합니다.
어쩌면 장사가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서인가??란 걱정도 조금 들었어요.
요리사이의 간격이 길다라는 것은 주방과 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할하지 못하다던가, 인건비의 문제때문에 주방 인력이 모자라던가 이런 이유 때문이고,
더 많은 손님을 모으기 위해서 계속 저가 마케팅을 이어나가다 보면 결국 음식질의 하락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다는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또한 루이는 마포 말고도 광화문점도 있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너인 여경옥 쉐프가 마포에만 있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면, 오너 쉐프가 자리를 비웠을때 과연 일정한 맛을 유지 할수 있는지도 의문점으로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집이 좀 오래오래 잘 되었으면 좋겠거든요.
최근에 좋아하던 이향방님의 향원에서 실망한 일이라든가(맛보다도 서비스 질이 아주 형편 없어졌더라구요. 여기도 오너의 부재때문이라고 저 혼자 추측합니다만..).. 아주 좋아하던 여의도의 오래된 중식당이 맛을 잃어가는 모습을 본 이후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하여튼 지금 당장은.. 가격과 맛! 거기다 분위기 까지 별 다섯개 찍어주고 싶습니다.
홈페이지 찾아보니 있네요.
위치는 마포역(5호선) 2번 출구 앞, 일진 빌딩 지하입니다. 이 건물 1층에 스타벅스와 우리은행이 있어서 찾기는 무지 쉬워요.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아쉽길래 그냥 이거 한장 퍼왔습니다.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