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료는 오이지 1개, 가지 1개, 재배송이버섯 2개, 당조고추 1개다.
가지 한 개 어슷썰기 해 소금 뿌려 중간 불에 구웠다.
오이지도 한 개 썰어 면보에 담아 꼭 짜내 무쳤다.
고춧잎은 올리브유 살짝 두른 후라이팬에 숨죽을 만큼만 볶아냈다.
송이버섯 향이 강하다며 H씨는 싫어한다.
결대로 찢은 송이는 고춧잎 볶아낸 후라이팬에 들들들 볶아 향 좀 날렸다.


지난 월요일 담은 오이지 짭짤하다. 제대로 옛날 짠지다.
‘축구 본다.’고 다들 난리라 우리도 안 볼 재간이 없다.
일찌감치 저녁 먹고 두 내외 TV나 보자고 준비한 어제 저녁 메뉴다.
축구로 치면 골키퍼가 골 넣는 것만큼 낯설지도 모르겠다.
샐러드 소스는 겨자 적당량에 올리브유, 간장, 배농축액으로 만들었다.
오이지는 들기름에 파, 다진 마늘, 고추가루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다진 마늘은 좀 많이 넣었다.
가지 두른 접시 가운데 오이지 올리고 고춧잎, 당조고추 올린 다음 소스는 오이지엔 닿지 않도록 조금만 뿌렸다.
부족하면 따로 찍어먹도록 내었다.

요즘 샐러드에 꽂혀있다. 다른 때 같으면 가지무침, 오이지 따로 냈을 걸 한 번에 냈다.
시원 짭짤한 오이지는 오이지 그 맛대로, 가지 구운 건 구운 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상추에 오이지와 가지, 고춧잎 쌈에 겨자소스 찍어먹어도 맛있더라.

나는 축구에 문외한이다. 어제 뛴 선수 중 절반은 이름도 처음 들어본 것 같다.
그래도 3번째 골 먹을 때쯤 문외한이 내 눈에도 보이던 선수들의 지친 모습을 ‘감독은 몰랐을까?’
‘교체 못해줄 사정이 있었나?’ 싶다는 것과 축구팬들에게 두고두고 말 들을 것 같은 박주영 선수에게
‘괜찮다’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잘하더라.

축구 보며 마신 오미자차다.

축구본 다음날 아침, 오늘
괜히 기운 없고 의욕 없는, 덥기까지 한 우중충하니 만사 귀찮다.
도시락도 싸야하고 아침 준비도 해야 하는데 머릿속은 백지다.
겨우 지난번 감자 캘 때 따온 호박을 떠올렸다. 멍하니 채 썰어 찬밥위에 올렸다.
중간불에 밥 데우는 밥과 같이 익으면 호박 밥이다. 양념장이나 김치 얹어 먹으면 된다.
도시락용으로 감자 몇 알 냄비에 올려놓고 출근 준비했다.
호박 밥에 감자만 삶으니 아침 시간이 20여분이나 남았다.
귀차니즘 속의 여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