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생소하고..아직 결혼이 실감 나지 않는 어리바리
상태에서 해먹은 음식들 입니다.
워낙에 요리는 좋아하는데..
맞벌이라 시간도 여의치 않고
데코 같은건 필요 없다 주위에요..
그냥 본 요리만 맛있으면 되지 뭐..이런식인데
사실 본요리 맛도 그닥이예요..
신랑은 결혼하고 6키로가 찌고..
저는 아직 옷이 작아지거나 하지 않았지만
몸무게가 늘었을까봐 체중계를 외면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우리 부부 살의 원인이 이제 좌르륵 나가요..
사진 찍어만 놓고 확인을 안해봤었는데
나중에 컴터로 확인해 보니 죄다 흔들리고 어둡고 장난 아니네요..
그냥 아..이런것도 해먹었나보다 생각하고 양해해 주세요..

이건 신랑이 좋아하는 꼬막찜이예요.
신랑이 굉장히 마른편이고 입이 짧았는데
결혼전 유일하게 본인이 좋아한다고 했던 메뉴라
결혼하고 처음 밥상에 만들어 올렸더랬죠..

단호박으로만 끓인 단호박 죽이예요..
결혼하고 시댁 어른들 초대해 식사했는데
시외할머니께서 위가 안좋으셔서 자극적인 음식을 못드신다는 얘길 들었어요..
집들이 음식이 다 자극적인것 같아 순하게 드시라고 쑤었어요.
찹쌀 옹심도 넣었는데 다 가라 앉았네요..

이건 삼치를 넣고 묵은지 넣고 만든 삼치 김치찜..
식구가 둘뿐이라 저렇게 한냄비 해서 일주일은 먹었어요..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는데
어렸을때 보곤 못봤던 춘장이 눈에 들어 왔어요.
언능 집어 들고 와 자장밥 해먹었어요..
근데 춘장도 왜이리 양이 많나요.. ㅜㅜ

밥이 물려서 칼국수면 대체해 자장면으로..
남기면 버릴듯 해서 그릇이 터져라 담아줬네요..

신랑이 야근이 잦아요..
그래서 저녁을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앞 지하철역 출구에 순대 포장마차가 있어요..
이천원 어치 사면 어마어마하게 주시는데
매일 퇴근길에 고민을 한다죠.. 사갈까 말까..
이건 금요일 저녁에 혼자 사먹고 남은거 토요일 오전에 볶아서
신랑 먹인거예요..

엄마가 직접 손질해 말린 부드러운 우거지로 콩비지 찌개를 끓여다 주셨어요.
하얗고 순하게 끓여주셔서 담백한 맛에 몇끼니 내리 잘 먹었는데
아무리 맛있어도 좀 질리더라구요..
그래서 김장김치 썰어 넣고 끓였더니 또 새로운 맛으로 몇끼니 먹었네요..
그러고도 남은 찌개는

이렇게 밀가루를 더 섞어 김치비지전으로 먹었어요.
부드럽고 고소해서 맛있었어요.

식구가 둘이고 한번에 많은양은 못먹는지라
고기판에 고기 구우면 이래저래 번거롭고 손해예요..
그래서 엄마가 저 시집갈때 주실려고 아끼고 안쓰시던
휘슬러 스텐프라이팬 예열해 구워 먹는데
너무 맛있게 구워져서 잘쓰고 있어요.
사실 고기보다 고기옆에 굽는 채소가 더 맛 좋아요..특히 감자요..

딱히 해먹을게 생각이 안나는 날엔
냉장고 뒤져서 이름모를 채소밥을 해먹어요.
참기름 듬뿍 넣은 양념 간장만 있으면 되서 좋아요.

시댁도 친정도 모두 서울이라 배추전, 무우전이 있다는것도 이곳 82에서
처음 알았어요.
엄마가 주신 배추 한통을 겉잎부터 한장한장 뜯어 배추국도 해먹고
오꼬노미야끼에도 넣고 야금야금 먹어도 마술처럼 그대로 있길래
한번 부쳐봤는데.. 슴슴한고 담백한게 너무 맛있더라구요..
맥주 안주로 최고였어요.


제친구들이 결혼을 일찍했어요.
결혼한 친구들이 저만 보면 시집가기 전에 부모님께 잘해라 노래를 불렀어요.
그래서 저는 24살때부터 부모님 생신상이라도 직접 차려 드리자 다짐하고
그렇게 해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했던게 양장피예요.
이건 결혼 후 집들이때 만들었던 거구요..
해먹는걸 좋아해서 음식 사진이 많은데
사진 레벨이 너무 안좋아서요..올릴까 말까 고민이예요..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겠어요..
엉망진창 사진도 괜찮다 하시면.. 사진 또 잔뜩 들고 놀러 오겠습니다.
(뭐 매일매일 눈도장은 빠지지 않고 찍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