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말쯤 마늘쫑이 한창 나올때면
전 마늘쫑을 보며 남해대교를 떠올립니다.
87년도인가 남해대교에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언덕위에서
마늘쫑 행상을 하시던 아주머니와 그 푸르른 날이
각인이 되어 마늘쫑만 보면
우습게도 남해바닷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추억때문에 마늘쫑은 보기만해도 좋지만
우리집 아이들은 마늘쫑을 즐겨 먹습니다.
소금이나 간장에 슬쩍 볶는것 도 좋아하고
삭힌마늘종을 고추장에 버무린 것만 보면 좋아라 합니다.
고추장 마늘종은 도시락을 싸면 아삭하면서 칼칼한게
찬물에 밥을 말아 마늘쫑 하나만으로도 맛난 도시락이 됩니다.
차마 엄두가 안나 기회될 때 사다먹었는데
올해는 용기를 내어 버릴셈치고 해보았습니다.
우선 국산 마늘쫑을 사서 묶인채로 끓여서 식힌 소금물에 넣고 돌로 눌러두었습니다.
국산마늘쫑은 채가 좀 짧고
수입은 길이가 길고 가는 부분이 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소금물은 물과 소금을 7대1비율로 하고
뜨지않도록 눌러둔 채로 거의 3주정도를 두었습니다.
위에 약간 허옇게 골마지가 떴지만
냄새는 새콤하면서도 맛난 마늘내가 낫습니다.
3주뒤 꺼내보니 노랗게 삭았고
물렁거리면 버려야지 했었는데
깔끔하고 아삭하면서도 새콤해 먹을만했습니다.
저는 마늘종 큰단으로 두단을 했는데 꽤 많앗습니다.
마늘종을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파는 것들은 단을 작게 묶어 그냥 하던데
저는 가운데 굵은 부분 전까지만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 주었습니다.

양파를 굵은걸로 두개를 갈아 20분쯤 끓였습니다.
설탕대신 은근한 단맛을 내기 위한 작업입니다.
거기에 매실액을 100밀리 넣고 살짝 섞어
고추장을 세컵 넣었습니다.

까만것이 간장이 아니라 4년 묵은 매실액입니다. 색이 좀 진합니다.
아껴먹었는데 이제 조금밖에 안남았어요


고추장을 넣기 전까지는
과연 장아찌가 될까 말까 갈등 중이었고
망치면 버릴 각오였는데
귀한 찹쌀고추장을 세컵이나 부을 때는
완전한 확신이 들고 나서 입니다.^^
망치면 고추장이 제일 아까웠거든요^^

양념을 한소끔 끓여 식혀서
마늘쫑에 부어서 잘 섞어 냉장고에서 두주가 지나면
마늘종 고추장장아찌가 완성입니다.

시판되는 고추장장아찌 종류는 고추장도 불안하고 씻어 먹을 수도 없어
내심 좀 찜짐했는데
이제 고추장장아찌도 해먹어야겠습니다.^^

여름 나들이 반찬 한가지 해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