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는 완전 농부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3월 말에 각종 허브와 야채 씨앗들을 파종해서
요즘은 한창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답니다.

칙피(병아리콩)의 꽃입니다.
자주색의 꽃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루꼴라의 꽃이예요.
한 동안 루꼴라 피자에 꽂혀서 매일 한 판씩 루꼴라피자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올핸 어렵게 그린빈의 종자를 구했습니다.
파종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발아율도 좋고 얼마나 튼튼하게 잘 자라주는지 모릅니다.
요즘 매일 아침,저녁으로 그린빈을 수확하고 있어요.

그린빈 달린 모습도 귀엽고 예쁩니다.



서울 애호박이라고 해서 모종을 샀는데 동그란 조선호박이 열리는 거예요.
크기 전에 따려고 매일 나가보면 크기는 크지 않고 자꾸 색이 진해지더라고요.
그러더니 갑자기 쪼글쪼글 해져서 땄는데 따고 나서 생각하니 단호박이었어요.ㅜ.ㅜ

중국식 채두볶음(그린빈볶음) 이예요.
이 요리 때문에 그린빈을 키우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랍니다.
너무 맛있어요~~

많은 수확을 하고 있고,대부분이 제가 태어나 처음 하는 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너무 신기한 것 중 하나인 마늘수확입니다.
거창하게 '수확'이라고 하기도 우스울만큼 적은 양이지만
이렇게 마늘을 제 손으로 직접 키웠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아요.

지난 번 포스팅의 대구아가미로 젓갈 담은 것 꺼내어 양념했습니다.

꼬들꼬들 맛있었어요.

봄엔 명이 장아찌를 담기 위해 포항의 죽도시장까지 갔었답니다.
명이와 함께 사온 재피순이예요.

장아찌로 담아 놓고 먹으면 입맛나겠다고 하길래 소원풀이 해주느라 사와서 담았어요.
요즘 가끔 재피순장아찌 꺼내어 주면 '맛깔스럽다'고 하네요.

4년 정도 서울의 아파트에서 사느라 멸치젓갈을 못담고 얻어 먹었답니다.
해마다 기장에 가서 1~2 상자씩 담아 먹다가 얻어 먹자니 얼마나 감질나는지...
작년엔 이사하느라 정신없어 때를 놓치고 말았어요.
올해는 겨우 때를 맞추어 한 상자 담아 놓았어요.

정말로 멸치젓 항아리만 봐도 뿌듯하답니다.^^

6월 산란기의 꽁치로 젓갈을 담았다가
그 젓갈을 넣어 김치를 담으면 그렇게 맛있다길래
주문진은 못가겠고 어느 날 어시장에 나가 결국 한 상자 사왔어요.

이 또한 바라보기만 해도 뿌듯한 것 중의 하나입니다.

아삭아삭한 매실장아찌를 만드는 법이예요.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보았는데 올핸 드디어 제 입에 맞는 아삭한 매실장아찌를 만들었습니다.

매실을 먼저 소금물에 하룻밤 절입니다.
소금물의 농도는 10% 정도면 되고,시간은 그렇게 민감한 것이 아니예요.
저녁 먹고 씻어 소금물에 재워 아침에 일어나서 씻으면 됩니다.

물에 한 번 씻어서 씨를 빼줍니다.
위를 망치로 톡톡 치면 잘 갈라지는데 좀 예쁘게 자르고 싶어서 십자로 칼금을 주고 망치로 쳤어요.
10키로의 매실을 둘이서 2시간 반만에 빼내었습니다.

씨를 빼고 한 번 씻어서 물기를 빼줍니다.

씨를 뺀 후의 무게의 50~60%의 설탕만 넣어 잘 섞어줍니다.
항아리나 유리용기에 담아 두세요.
설탕 양이 적어서 밑에 가라앉는 것이 별로 없어요.

열흘 정도 지나서 보니까 아삭아삭한 것이 지금이다 싶어서 모두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설탕의 양이 적어서 너무 오래 실온에 방치하면 골마지가 끼일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되겠어요.
그리고 냉장고에 넣어둘 때는 꼭 매실에서 나온 물이 매실에 잠기도록 보관하세요.
그리고 설탕의 양이 많아질 수록 아삭한 감은 떨어지더라고요.
전 아직은 그냥 저 상태로 먹고 있어요.
고추장에 버무리고 싶으면 꺼내어 고추장에 양념하면 돼요.


요즘 저희 집 밥상이예요.
거의 매일 밭에서 나는 것들이 그 날의 반찬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