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똑바로 해~~ 이것들아~~~ 장아찌 선후배의 만남^^

| 조회수 : 9,058 | 추천수 : 78
작성일 : 2009-05-20 15:01:14
오늘 아침준비하면서...혼자 막 웃다가.. 막내한테도 이야기해주면서 계속 낄낄댔어요.
뭐땜에 그랬냐면요...

오늘 아침 준비하려다.. 냉장실 가운데에 놓인 새우게장 통을 발견.. 열어보았죠.
얼마전 김치 냉장고 청소하면서... 일반 냉장고로 입주한 새우, 새송이, 마늘, 고추... 애들이 오늘 딱 걸린거죠.

작년... 추석에 가족여행으로 제주에 갈려고 준비하는 전날.... 추석 선물로.. 대하랑 꽃게랑 들어왔어요....
몽땅.... 게장을 담았어요. 새우랑 새송이, 통마늘, 양파, 풋고추도 함께요
한동안 잘 먹었는데.. 관리를 잘 못해서리(너무 짜게 맛들기 전에 냉동실에 보관해야 하는데)
그냥 김치 냉장고에 방치한 채로...잘 먹지 않고..해를 넘긴거에요..
그걸... 얼마전..김치냉장고 청소하면서. 버릴까말까 하다가... 너무 아깝더라구요.
그래서... 작은 통에.. 새우는 새우대로... 야채는 야채대로 따로 담아 덜어놓고 국물은 끓여 부어 놓았던 거에요.

새우는.... 물에... 담갔다가 한번 오븐에 구워보았는데..이미.... 간이 될대로 된 것을 구우니.. 너무 짜서.. 그냥 먹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대하에 간장을 품고 긴 세월을 산 자태가.... 고스란히 남아있죠?
대하를 무척 좋아하는 우리 가족들이지만... 아무리 좋아하고 배가 고파도.. 맛이 이상한 것은 절대 손을 대지 않기에..그냥...냉동시켰다 쩌 먹거나 구워 먹었으면...싶은 후회가 밀려오지만.. 죽은 자식..뭐 만지기라고...하지요?.....이궁

새우는 그렇다치고...
새송이도 조금 짜다 싶어서.... 물에 잠시 담구었다가 베 보자기로 볼끈 짜서... 갖은 양념해서 무쳐먹으려다 보니..색이 너무 진하다 싶더라구요.. 마늘도 그렇구요..그래서... 올해 담근 양파 장아찌를 꺼내어 채썰어서 함께 버무릴려고...준비하려다..불현듯..정말 불현듯...
분장실의 강선생님코너가 떠오른 거에요.....

선후배의 만남이잖아요...선배님.... 2008년산 새송이와 마늘... 후배... 2009년산 양파...
얘들을 서로 합쳐서 조물락조물락 무치려니깐... 애들이 대화를 합니다.
"선배님~~~~ 근데... 왜 얼굴이 까무잡잡하세요?"
"응..그건 말이지...... 니들이 알 턱이 없지..니들이...우리처럼... 동생들 똥기저귀를 빨아봤겠니? 아님.... 나이먹은 신랑 코를 닦아 줘 받겠니...(허걱..이건... 이건 강선생님 대사인데...ㅎㅎ)"
".........."
"똑 바로 해 이것~~~드라~~~~~~~ 장아찌란 모름지기..... 그 얼굴에서...깊이가 느껴져야 하는거야..니들처럼 희언한 얼굴로 몰 알겠어??? "

모..이런 말이 막 들려오면서... 영광인줄 알아 이것~~드라... 도 떠오르면서....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마침 주방으로 나온 막내한테..들려주었더니만...
"왜....재미가 좋아???" 하면서...... 철딱서니없는 엄마 취급을 하네요....

정말.. 요리할 때...혼자 중얼중얼 거리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참 재미있어요... 물론 혼자 속으로요^^

그렇게 이것들아~~~ 하믄서 무쳐진 새송이양파장아찌무침... 이거..생각보다 맛이 좋았어요.



오늘은... 냉동실에 한토막 남아 있던 민어도 구웠는데....
워낙 큰 걸 사와 정말 맛있게 먹고.... 민어 머리하고 꼬리만 남았어요...
어두육미라고.... 생선 대가리가 젤 맛있다고 하던데... 사실 먹잘 것은 많지 않아요.
그래도..민어라고.. 맛있게 먹었어요.. 굽다가 좀 태워서 탈이긴 했지만요....ㅎㅎ

프리 (free0)

음식 만들기를 참 좋아해요.. 좋은 요리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작은겸손
    '09.5.20 3:07 PM

    ㅋㅋㅋㅋㅋ 재밌어요. ^^

  • 2. 코로나
    '09.5.20 3:24 PM

    ㅍㅎㅎㅎㅎ~ 읽으면서 저두 그 억양을 흉내내게 되네요~~~ 재밌어요~ 근데 반찬이 많아요~ ^^ 저희는 보통 일식삼찬인데... ^^

  • 3. 순덕이엄마
    '09.5.20 6:32 PM

    그래 니들이 고생이 만타.! 고생이 만어어~

  • 4. 새옹지마
    '09.5.21 2:18 AM

    우리 엄마 웃겼던 말씀
    "에고 우리 집에 오는 것들은 다 고생이여"
    식당에 있는 조리도구들에게 주걱, 국자, 솥, 뚝배기, 소쿠리

  • 5. 생명수
    '09.5.21 3:59 AM

    냉장고 청소 하시는 거 보고 감동 했드랬는데...저도 많은 회전식 반찬통 보고 기절..저희는 일식일찬인데..가끔은 찬도 없을 때 많거든요. 저리 반찬 많으면 밥만 있으면 되겠네요.
    저도 자극 받아서 냉장고 청소 한번 해볼라 하요.

  • 6. 프리
    '09.5.21 4:52 AM

    겸손님..재미있죠? 영광인 줄 알아 이것드라~~~ 이것두 전 재미있드라구요...
    나이드니깐... 유치해져서 그러는지... 개콘, 웃찾사 이런 것 재미있어요.. 예전에 잘 안 받는데 말이죠...

    코로나님... 그 억양 흉내내기 쉽지 않던데.... 잘 하시나봐요... 노하우 좀 갈쳐주세요...ㅎㅎ
    좀 반찬이 많나요? (좀 많다 싶기도 한데...왜 그런가 하면요... 사실 반찬을 만들때 전 한끼 분량씩만 만들어요.. 식구들이 입이 짧아서리 .....그런데두..좀 남을 때가 있잖아요..그럼..그냥 바로 다음끼에 해결해버리자 주의라...꼽사리 낀 애들이 몇몇 있어서 그래요..그래도..자세히 보심 아시겠지만.. 전 반찬을 절대 많이 놓지 않아요.. 사실 잘 먹는 사람은 두세번 집어 먹으면 없어질 그 정도의 양만 놓거든요..다시 달라 하면 더 주더라도요.. 그러니.. 가지수가 못 많아도..거의 다 해결됩니다.. ㅎㅎ

    순덕이엄마님.올리신 글...늘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저도 시누이(아가씨)가 유학갔다가... 독일 남편 만나... 눌러 살고 있어서.. 더 관심이 가더라구요... 앞으로도 이쁜 풍경들... 재미있는 일상사 기대할게요^^

    새옹지마님... 어머니가 바지런하신가 봐요.......
    그런데 한편 조리들이 고생이라고.... 생각할까요? 자기 몫을 다 할 수 있어서.. 고생이라고 생각 안하고..기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ㅎㅎ

  • 7. 프리
    '09.5.21 4:58 AM

    생명수님...감동이라니욧~~~
    전...늘 부지런한 모습에 감동받습니다..
    그리고 회전식 반찬통에.. 다 반찬만 담는 것은 아닙니다..거기.... 옮겨 담은 장아찌도 있구요(밑에는 큰 사이즈 통이거든요), 그리고 쌀 씻어놓은 것, 메추리알 삶아서 껍질 까 놓은 것..뭐 이런 잡다구리한 재료들도 많아요.
    생명수님네가 찬이 없다 하시니... 상상하기 힘듭니다..

    자극받아서 청소는 해보세요.... 냉장고 청소는 자주 청소하는 것 같아도..절대 자주 청소하는게 아니더라구요.. 날짜 기록하지 않고... 그냥 감으로 청소할 때..전 제가 자주 청소한다구 굳게 믿었으니까요.. 날도 더워지고... 식중독... 간염.. 신종플루...모두 조심해야 하잖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9622 치킨 한 조각이 남았다면? 19 해남댁 2009.05.21 11,492 44
29621 발리의 햇살을 담았어요. (작은 일상이야기 포함해요~) 25 Ashley 2009.05.20 11,144 67
29620 [말레이시아] 내공팍팍 새우국수집 + 야시장... 26 알콩이형 2009.05.20 7,705 31
29619 불량새댁 일주일에 딱한번 하는 요리.. - 뇨끼 도전기.. 10 불량새댁 2009.05.20 7,640 10
29618 바뻐도 오븐은 뜨겁다. 16 생명수 2009.05.20 10,353 54
29617 친정엄마 생신상~~ 8 써니맘 2009.05.20 10,040 56
29616 똑바로 해~~ 이것들아~~~ 장아찌 선후배의 만남^^ 7 프리 2009.05.20 9,058 78
29615 엘비스가 좋아했던 샌드위치 + 올만에 먹은 동네스테이크... ^.. 42 부관훼리 2009.05.20 16,056 90
29614 차돌박이 야채무침 19 둥이맘 2009.05.20 10,473 64
29613 문어, 냇가 나들이, 김치.... 62 순덕이엄마 2009.05.19 19,501 175
29612 초간단 뚝배기 계란찜 19 프리 2009.05.19 14,954 106
29611 장아찌의 계절이네요~ 25 메이 2009.05.19 13,067 48
29610 떠나가는 봄을 붙잡으려고...아카시아꽃 차 9 진부령 2009.05.18 4,342 88
29609 묵쑤다 풀쑨이야기..<약간 수정> 5 김명진 2009.05.18 3,976 90
29608 꽃구경하시와요~ ^^ 아침고요 수목원과 도시락~ 7 lolita 2009.05.18 9,176 95
29607 생일상과 여행 8 생명수 2009.05.18 8,094 87
29606 오늘 베이킹의 결과물들 이에요^^ 3 아망드 2009.05.18 5,144 48
29605 쑥 캐서 쑥개떡, 쑥버무리, 그리고, 주말 나기. 20 만년초보1 2009.05.18 10,756 111
29604 엄마표 간식 : 미니 딸기 식빵 49 밤토실 2009.05.18 6,783 34
29603 피자 4 봄바다 2009.05.18 4,136 77
29602 결혼후 첫 서방님 생일상이에요 ^^ 9 헝글강냉 2009.05.18 9,713 59
29601 간단하게 빙수 만드는법과 멸치회무침 16 이상희 2009.05.18 7,838 48
29600 꽁치가 미나리옷을 입었다! 꽁치 미나리조림 11 경빈마마 2009.05.18 6,069 81
29599 즐겁게 요리하기 :) 39 써니 2009.05.18 17,031 100
29598 이번 주 주말 요리 얘기 해 볼께요. ^^ 16 세우실 2009.05.17 7,825 47
29597 그 유명한 어린어른님의 브라우니:) 5 myming 2009.05.17 7,395 27
29596 + 귀여운엘비스 : 여 행 그 후 + 53 귀여운엘비스 2009.05.17 16,811 84
29595 소박한 밥상을 최고의 정성으로~ 5 프리 2009.05.17 9,224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