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는 하마터면 요리를 못할 뻔 했습니다.
원래라면 토요일 저녁으로 요리를 만들어 먹어야 했죠.
그래서 레시피도 미리 뽑아놓고 장도 다 봐 놓았는데
저녁에 뮤지컬을 한 편 보기로 했었습니다. (고맙게도 누군가가 표를 주셔서 ㅠㅠb)
그래서 일찍 해 먹고 나가려다가 이래저래 다 늦어지면서 너무 늦게 만나는 바람에,
토요일에는 요리를 못하게 되었었죠. 그래서 대충 나가서 사 먹고 뮤지컬을 봤어요.
하지만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고 유쾌했던 뮤지컬을 보고온 후 계속 작품 얘기를 하면서 둘 모두 깔깔거리며 기분도 좋아졌고
그래서 맥주 한 잔 하기로 했는데.....................
문득!
뭐하러 비싼돈 주고 술집에 가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리를 고거 몇 주 했다고 자신감도 붙었고, 눈 앞에 계산기가 "취칭!"하면서 나타난 것이죠. ㅎ
우리가 하면 되잖아!
그것도 장 봐놓고 오늘 못한 거 해 먹으면 되잖아!!!
그래서!!!! 이번에도 일단 간편한 것으로 역시 손수 준비했습니다. ^^
아! 참고로 말씀드리건대
이 밑으로 나올 요리들은 모두 82cook의 "히트레시피"에 있는 것들입니다. (묵 빼고 -_- 그건 요리라고 하기에도...)
앞으로 다른 요리를 하겠지만, 일단은 82cook의 회원님들이 올려주신 레시피를 통해서 숙련도를 올려보려구요 ^^



요건 "유린기"
중화요리 중 하나로서, 가장 쉬운 레시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네요. ^^
뭐 닭고기를 튀겨야 하기 때문에 아주 아무때나 해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튀긴 고기를 어디에 또 지지고 볶는 것이 아니라
소스를 만들어 튀긴 고기에 그대로 부어주기만 하면 끝나는 나름 간편한 요리!
그 소스도 중화요리답지 않게 매우 상큼하고 새콤달콤매콤 느끼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간편하다고 하지만 간편한 것 외에도 그 맛으로도, 기회가 난다면 자주 해먹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


이것은 저위에도 썼듯이 유린기에 비해서는 요리라고 하기 뭔가 무안하지만
그래도 저희 커플이 언제나 상에 올리기로 했던 묵 요리를 맥주안주로 변경하면서 간편하게 썰어 양념장만 올린 것.
하지만 뭐 원래 묵을 맛나게 먹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아닐까요? ^^ ㅎㅎㅎ

요리또한 직접만든 덕분에 술은 더더욱 꿀맛이었지요. ㅎㅎㅎ
그리고 일요일인 오늘, 둘이 다시 만났습니다.
여자친구가 토익 시험이 있었고 오후에는 영화를 한 편 보려고 했는데,
재료까지 사 놓고 요리 못하게 된 게 둘 다 걸려서 그냥 영화를 포기하고 먹는 걸 택했죠 ^^
뭐, 앞으로는 어케 될지 모르고 저희가 둘 다 원래라면 밥도 안 먹고 공연을 선택하겠지만
막 요리의 기쁨에 눈을 뜬 사람들의 유난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만든 일요일의 밥상!!!!!


이것은 "규동"입니다.
일본식 덮밥같은 거죠.
원래 레시피에는 쇠고기를 쓰라고 되어 있었지만
지난 주에 쓰다 남은 다진 돼지고기가 생각이 나서 임의로 조금 변경했습니다. ㅎㅎㅎㅎ
그래도 좀 오래 익힌 덕분인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도 없이 아주 맛났구요.
다만 소금과 설탕을 둘 모두 조금 덜 넣어서, 염도도 당도도 생각보다는 조금 심심하게 되었다는 것이
아주 요만~~~~~~~큼의 흠이랄까? ㅋㅋㅋㅋㅋ 뭐 보기에 일반적으로 음식점에서 보는 규동과 조금 다르게 생겼다는것두 ^^;;;
그래도 달달한 맛에다가 표고버섯이 씹히는 맛이 일품입디다. ㅋ


요건 "달걀두부찜"
뭐.... 흔히들 해먹는 달걀찜에 생식용 두부를 더 넣고 표고버섯을 잘게 썰어넣었다는 것이 특징
아! 달걀찜에 다시마 육수를 넣어서 덜 뭉치도록 했다는 것도 특징이겠네요. ^^
이것 땜에 다시마 육수를 내어서 미리 준비를 딱 해 놨죠. ㅎ


그 다음은 "깐풍육"
보통은 닭고기를 사용해서 "깐풍기"인데, 돼지고기 등심을 썼어요! 그래서 "깐풍육"인듯 ㅎㅎㅎ
소스가 조금 적었고 고기가 조금 높은 온도에서 튀겨져서 약간 딱딱하긴 했지만 그래도 레시피대로 만족스럽게 나온 요리......
깐풍소스는 만들줄 알게 되면 써먹을 범위가 넓다고 하더니 그 말이 딱인 듯 합니다. ^^


그 다음에 있는 것은 "콜라 닭"입니다. ^^ 이름이 재밌죠?
원래 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원래 요리로 해먹으려던 "유린기"가 저녁 술안주가 되면서 너무 많은 양을 만들기 뭐해서 반만 썼고
그렇게 남은 나머지 반의 닭고기를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평소에 호기심에 해보고 싶었던 요리를 해 버린겁니다.
역시 미리 맛을 알고 한게 아니라 레시피대로 해 보고 나온 결과물의 맛을 처음 본 것인데........
말 그대로 닭에 콜라와 간장만 10:1로 넣어도 훌륭하고 간편한 요리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 작품!


그렇게 해서 또 하나의 한상차림이 나왔습니다.
원래 "이젠 너무 욕심내지 말고 한 주에 한 두개 정도의 요리만 해보자"는 결심을 나름 했는데,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로 나누어지고 또 준비한 재료가 어케저케 남으면서 그걸 다 활용하다보니
뽑아놓은 레시피에서 몇 가지 추려놓은 것 외에도 두어가지 더 하게 되면서 또 대형 프로젝트가 되어버렸네요.
브런치(아점)도 아니고 아예 점심시간 지나서 밥을 먹게된 만큼 아침부터 쫄쫄굶어 뱃가죽이 등가죽이랑 달라붙을 지경이었는데도
다 못먹고 깐풍육은 여자친구의 큰오빠 술안주를 위해 따로 포장했을 정도 ㅎㅎㅎ
이 많은 것들의 이번 주 재료비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지난주에 쓰다 남은거 빼고, 간장/소금 뭐 이런거 빼고)
2만 2천원입니다.
이 돈으로 이 많은 요리를 해 먹다니요. ^^
이것이 바로 직접 해먹는 요리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데이트 비용 얼마 굳은겁니까? ㅋㅋ 안그래요? ㅎㅎㅎㅎ
아! 물론 잔뜩 부른 배는
장시간의 산책과 운동으로 모두 꺼뜨렸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