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월9일 날씨는 백년만의 3월 최고 날씨라 하더군요.
3월이 벌써 최고 소릴 듣는 거 보면 올 여름은 또 백년만의 더위가 되는 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정말 기분 좋은 날씨였어요.
날씨 좋으니 그냥 조신한(?) 주말을 보낼 순 없어서 ..
" 아이고아이고,끙,이크,아이구,끙..소릴 하면서도 창문 다 열어 놓고 이불 털고 ,카펫 털어 널고
여기저기 그동안 모른척 했던 구석구석 시원스럽게 청소하고 난 후, 아점을 조촐하게(?) 차려봤어요.
(주말엔 씻기 싫고, 화장하기 싫어서 외출이나 외식이 더 싫어요.)
그릇도 간단히,반찬도 간단히..
콩밥 한 그릇,부찬 없는 주찬 하나와 물 한잔, 키위 반 토막이 전부
짜잔..오늘 주말요리는 이게 답니다.
오늘은 내가 "닭 한 마리와 감자 5개 볶음탕" 요리사!!
어제도 콜록콜록 거리면서도 마트에 들렀는데 봄나물 천지더군요.
시퍼런 색깔의 나물들보니 마구마구 사고 싶었는데 제가 나물 요리는 잘 못하기도 하지만
번거로워서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닭 1kg짜리 2팩을 샀지요. 그리고 감자 한 봉까지..
"주말에 손님 와?"
"몇 명이 먹을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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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나 혼자 먹을거야..혼자서.."
어젯밤 닭을 살짝 데쳐 식힌 후..
간장,물,다진마늘,후추,설탕,생강,건홍고추 넣은 간장물에 푹 담궈서 재워 놨어요.
아침에 청소 하고 맛있게 볶아 먹을려고 감자도 깎아 놓고 준비를 해 놨지요.
두구두구 아침이 밝았네요.
계획대로 얼른 청소를 끝내야 닭볶음탕을 먹을 수 있어서 더 서둘렀어요.
부지런히 청소를 하고..짜잔 "닭볶음탕"고고!!
이렇게 그릇 챙겨서 차려먹는 밥이 주말이 전부라서 아직까지 뽁뽁이에 싸여 빛 못 본 그릇도 꺼내 봤어요.
저 왼쪽샐러드 볼이 이렇게 커요.
저기다 "빤자넬라 샐러드" 한 번 담아 내놓은 적 있었는데..
엄청 푸짐해서 인기 많았던 적 있었거든요.그때의 기쁨을 다시 한 번 맛 볼려면 언제 날잡아 빤자넬라 샐러드 다시 한 번 해 봐야할텐데...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의 테마인 "닭 한 마리와 감자 5개 볶음탕"을 담아 봤지요.
어젯밤 재워놨던 닭 한마리를 보글보글 끓인 후..
큼직하게 썰은 감자를 넣고 감자가 포실하게 익을 때까지 뚜껑 덮어 끓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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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요리 자주 보시는 분들은 아실텐데..
저는 닭 냄새에 무척 예민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닭 냄새가 유독 싫지만 모든 냄새에 유난스럽습니다.
그래서 냄새에 유독 신경 쓰는데요, 이렇게 하니 냄새 전혀 없었어요.
1.닭을 흐르는 찬물에 씻은 후..
(절단면에 고인 핏물과 겉으로 늘어져 있던 노란기름만 조금 떼어냈어요.)
2.1의 손질한 닭에 미림을 조금 뿌려 물이 끓기 전까지 재워둔 후 펄펄 끓는 물에 닭껍질이 오그라들 정도만 데쳐줍니다.
3.2를 체로 건진 후 찬물로 재빨리 헹궈 식혀 줍니다.
4.간장,물,설탕,건홍고추,다진마늘,편생강,후추를 넣고 만든 간장물에 3를 넣고 냉장고에서
하룻밤 재워 줍니다.
(닭다리는 두꺼워서 젓가락으로 서너 개씩 구멍을 뚫어 양념이 잘 스며들게 했어요.)
그렇게 재웠던 닭고기를 끓이다 고기가 익으면 고춧가루를 넣고 한 번 더 살짝 끓이고
그리고 큼직하게 썰은 감자를 위에 넣고 포실하게 익히면 됩니다.
감자까지 포실하게 익으면 대파정도 넣고 마무리..
마트에 매일 가지만 갈 때마다 왜? 어째서? 대파 사는 건 잊어 버리는지..?
오늘도 대파가 없어서 대신 냉동실에 있던 데친 시금치를 대파 대신 넣었어요.
대파 없는 게 무지 아쉽네요.
봄맞이 청소 후 먹는 "닭 한 마리와 감자 5개 볶음탕"
시장이 반찬이고, 시장은 반찬입니다.ㅋ
어찌나 제 맘에 쏙 들게 잘 볶아졌는지 배 부르게 먹고 잠깐 누웠다 커피 한 잔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게 아,무,것,도...없더라구요.
저요 이렇게 단순한 여자랍니다. 배부르게 먹여놓으면 욕심 전혀 없는..ㅋ
눈에 보이는 늘어진 기름만 제거 했더니 기름기가 조금 많았네요.
찬물에 절단 닭을 씻으실 때 속에 있는 노란기름까지 찾아서 다 떼어내시면 기름기는 이 정도 없어요.
그걸 조금 게을리 했더니 기름기가 둥둥..
그래도 오늘은 청소를 열심히 한 후라 기름기도 툴툴거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어요.
닭 한 마리, 왜캐 양이 적어요?혼자 닭 한 마리 먹는 거 어렵지 않아요.
(감자랑 닭가슴 부위,국물이 조금 남아서 저녁에 김치 넣고 볶아서 또 맛있게 먹었어요.
닭 한 마리,혼자 먹어도 버릴 게 없네요. 없어요.)
얼마 전 불린 검정콩을 화분에 흙이 있어 심어봤는데..
싹이 올라오더니 어느새 이렇게 콩잎을 만들었네요.
그러고 보면 계절은 참 신기하네요.
알감자도 겨우내 잘 견뎌서 이렇게 힘찬 멋진 줄기를 만들었구요.
아직 꽃샘추위가 몇 번 남긴 했지만 이젠 봄이 왔긴 했나봅니다.
봄, 드뎌 와줘서 고맙구, 올봄은 어느 해 봄보다 즐거운 일 많은 그런 봄이길 은근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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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주말,뭐 하셨나요? 아마 오늘 날씨가 좋아 외출과 봄맞이 청소 중 갈등 하셨던 분들 많으셨을텐데요,
외출을 하셨어도 봄맞이 청소를 했어도 두 가지 중 어떤 걸 했어도 옳은 그런 따뜻한 토요일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