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그간 82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겨울이 다 되어서야 인사를 드리게 되었군요!
늦었지만 다들 반갑습니다.
여름방학은 황망히 지나가 버리고 뒤늦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가을이 훌쩍.
이름만 휴학생이고 생활은 반백수나 다름 없었던 지난 두 달간의 청춘낭비 기행문(을 빙자한 테러겠지만은요..)을 살짜기 올려 봅니다.
그간 무엇을 했기에 시간은 이리도 흘렀나 싶어 기억을 더듬어 봤으나 남아 있는건 아이폰 사진 뿐.
아... 그러고 보니 생일이 있었습니다! 두달도 넘은 생일이라 이제와서 사진을 올리기가 좀 부끄럽긴 하지만...
올해로 스물다섯이 되었어요! (bgm은 옥달노래로 깔아 주셔요)
저와 절친S&J는 전국각지에서 달려와-_- S의 집에서 조촐한 생일 파티를 했습지요. 게다가 J와 저는 생일이 이틀 차이!
케잌은 S가 사다준 것이여요. 저희집에서 만났으면 만들어 먹었겠지만 진주의 모 제과점 고구마 케잌! 맛있었어요.
친구들과 수다와 음주로 점철된 일박 이일을 보내고 집으로 기어 들어가...엄마! 나왔어라며 서프라이즈. 를 했으나
갑자기 왜 왔냐며 생뚱맞은 표정으로 저를 맞아주신 쿨싴녀 김여사.
생일이라 생일밥 얻어 먹으러 왔다고 했더니 귀찮은 내색을 전혀 숨기지 않은채 순식간에 삼색 나물을 무쳐내주셨습니다.
사실 요즘 엄마가 새로운 일을 하고 계셔서 아주아주 바쁘시답니다. 그래서 예전같은 진수성찬은 기대할 수 없었지만...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이 맛있었어요. 구운김에 조기에 갈치에 미역국까지. 엄마 사..사....좋아합니다..!!
그리고 집에는 서울에 올라간다고 해놓고....
요런델 갔었군요.
아 이 날은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감포여요.
감포엘 갔으니 식사는 당연히 회국수. 면발도 탱글탱글 잘 삶아졌고 회도 듬뿍! 넣어주셔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맛있었던 마늘 장아찌. 설레발을 치며 소스 비율을 여쭈어 보았지만 주인 할머니께서는 '그런기 어딨으요 그양 담는기지'
라는 대답을 전해 주시는 또 한 분의 쿨싴여사셨어요...
회국수를 배 터지게 먹고 향한 곳은
바다가 보이는 감포의 어느 카페.
왠지 촉이 와서 들어 갔는데 요렇게 훌륭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니!
커피맛은 평범했지만 의외의 발견으로 기분은 두배로 업.
생일 겸해서 다녀왔던 짧은 여행(?)은 이것으로 끝나고..일단은 서울로 돌아 왔었군요.
저는 걷어 먹여야 하는 동생들이 있으니까요.
아마 이것은 추석 때의 사진. 휴학을 하고 수험생-_-의 신분이 되어 추석 때 내려오지 않아도 된다는 아버지의 명을 받잡고...
또 다른 수험생인 제 동생과 저녁을 차려 먹었습니다. 몇 번 이야기 한 것도 같은데 저희집은 큰 집이라 제사도 많고 명절 때는 음식을 아주 많이 해서...
간만에 추석에 안 내려가는데 서울에서까지 전 부치고 나물 무치기 싫다!며 동생과 정한 메뉴는 피자와 파스타.
새우 모양 낼려고 몸통 껍질만 발라냈는데 볶다가 망했다능...어흑흑
그리하여 차려진 상.
해물 로제소스 파스타와 닭가슴살 또띠아 피자. 토마토 샐러드&와인입니다.
명절 내내 고생하신 엄마와 제 몫만큼의 노가다로 심신이 피폐해졌을 동생1에게 지금에 와서 사죄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야둥둥 맛있었던 피자.
사진은 이따위지만 찐한 소스와 풍족한 해물로 저의 배를 채워준 로제 소스 파스타.
정리하다 보니 이런 사진도 있군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처음 시작했던 다이어트를 아직도 쉬고 있는 중이예요. 엉엉
요때까지만 해도 간간이 운동도 하면서 술 마셨는데?......
파스타 할 때 사온 새우로 만든 안주. 버터에 구워 소금이랑 통후추만 뿌렸어요. 단호박 샐러드는 그냥 얼렁뚱땅 만든 것.
먹고 싶은 것도 많은 식충이들의 요구로 쌀쌀한 날 만들어 보았던 감자탕.
특별히 손이 많이 가는건 아닌데 시간이 오래 걸려요.
돼지뼈 2만원치 사와서 배터지게 먹고도 7-8인분이 남아서 냉동실에 고이 모셔 두었다 술 마신 다음 날 한 팩 한 팩 잘 꺼내 먹었다는 소문이..
제가 가린 만큼 딱 어둡게 나온 고등어 조림. 보글 보글 익어 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저녁이군요.
고등어 조림과 무채, 콩나물 무침은 원래 해두었던 반찬이고. 고기가 먹고 싶다는 동생의 요청에 급 만든 제육볶음과 된장찌개가 더해졌습니다.
엄마가 겨울초를 보내주셔서 겉절이도 하구요. 남은 상추도 마저 꺼내 무쳤지요.
그리고 맥락없는 남의 집 개 사진.
종종 부암동 지나 북악산 산책로를 걸어 성북동으로 내려 오는 길을 즐겨 가곤 해요.
평일 낮에 사람도 별로 없고 날씨도 화창해서 이런게 상팔자로구나...하며 룰루랄라 신나게 걸어 가는데
저보다 더 상팔자로 보이는 개님이 뙇...!!
아직은 따뜻했던 가을 햇살 아래 거릴낄 것 없이 집 앞에 누워 오수를 청하고 있는 너...
정말 부러웠었어...
그리고 갑자기 찾아간 부산. 구름이 좀 끼었지만 날씨는 화창 했었지요.
부산에 갔으니 회는 기본.
기본 아니겠습니까..?
다시 보면서도 군침이..
그리고 분식 매니아인 동행의 권유로 해운대 근처에서 유명하다는 매운 떡볶이도 흡입.
원래 매운 음식도 좋아하고 왠만큼 매운 건 다 잘 먹는데...아 이건 너무 매웠어요. 맛있게 매운게 아니라 맵기만 했어..흑흑
먹고 나서 한참이나 속이 가라앉질 않아 고생 했습니다.
오뎅 국물로도 속을 달래 보았지만 쉽사리 낫질 않았어요...
이 사진의 포인트는 꼬치에 끼워져 있는 가래떡 되겠습니다.
전 원래 경상도 사람이라 저 풍경이 아주 익숙한데 서울분들에겐 일종의 컬쳐쇼크에 가까운 일인가 보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간 보수동 책방 골목.
오후 늦게 도착해서 책방 문 다 닫는 줄 알고 초조했지요.
요런 책방들을 헤집고 다니면서 다행히 절판된 시집 한권과 반값으로 파는 인문서적을 득템 하였습니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책방 골목 안에 있는 허름한 분식집에 들러 끊임없는 주전부리 욕구를 채우는데..
신세계를 맛 보았어요. 이 집 고로케 정말 맛있더군요.
아무 기대없이 먹어서 더 맛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따뜻하고 부드러운데 간도 잘 되어 있고 맛도 조화로워요!
케챱 뿌려먹는 옛날 고로케였는데 이거 먹고 떡볶이에 탈 났던 배가 다 나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은 종류를 불문하고 역시 보약...
그리고 이 날의 마지막 주전부리. 정구지 찌짐과 오징어 채무침.
국제 시장에 가면 이걸 떡볶이도 팔고 오뎅도 파는 노점에서 파는데 특이하기도 하고 가격도 착해서 맛을 봤습니다.
그리고 잠깐 들른 경주. 역시 비수기 평일이라 사람도 없고 가을볕이 따뜻합니다.
계림에 갔다가 첨성대 근처에서 찍은 사진.
경주에서 먹부림 사진은 과도한 음주로 인해 올릴만한 사진이 한 장도 없어.... 발로 찍은 풍경사진으로만 대체.
그리고 서울에 갈 경비가 떨어져 경주에서 보다 가까운 집으로 가기로 결심.
비빌 언덕 있을 때 비벼야 한다는 선배언니오빠들의 말씀을 새겨듣고 엄마한테 혼날 요량으로 들렀더니...
아뿔싸 오늘이 제사였어...
이 날은 고조 할머니 제사라 간소하게 차린거예요. 상에 나물이랑 국, 뫼는 안나왔군요.
찾아보니 성주상 사진은 왜 있는 것인지..
아무튼 열심히 전부치기+나물 볶기로 서울에 올라갈 차비를 하사받고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동생들의 밥셔틀 노릇을... 얘네는 왜 이렇게 먹고 싶은게 다양할까요.
오늘은 튀김요리입니다.
새우는 깨끗하게 씻어서 채에 받쳐 물기 빼내구요. 튀김옷과 계란을 준비합니다. 돈까스 재운 사진은 어디로 갔을까요?
새우가 튀겨지는 동안..
간단히 상 셋팅.
기껏 열심히 차렸더니 오늘은 이게 제일 맛있네 라며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타르타르 소스에 대한 평가를 내려준 동생2.
맛있게 잘 만들어지긴 했는데 뭔가 씁쓸하군요?
하지만 저 전광석화 같은 손놀림을 보세요. 맛 없다고 안 먹으면 말도 안해요...흑.
대략 요런 상차림. 돈까스와 새우가 무한리필 될만큼 많아 지나치게 많이 먹었던 밤.
그리고 아마 다음날 아침.
똑 떨어진 반찬 새로 해서 곱게 오각 반찬통에 넣어놨더니 싹 쓸어 먹고 나간 동생들 덕분에 간만에 그릇에 차려 먹었습니다. 후훗.
깻잎장에 오뎅볶음, 무채, 토마토 파프리카 샐러드, 멸치볶음, 조개콩나물들깨조림?-_-...,현미밥, 오리 불고기 입니다.
사진은 이상하지만 맛있는 오리 불고기
역시 흐리게 나왔지만 간 딱맞게 잘 만들어진 멸치볶음
간만에 만들어 본 무채.
그리고 이게...저희 고향지역에서 겨울이면 자주 해먹는건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네요.
보통 민물조개나 홍합, 파, 당근 같은 채소에 콩나물 넣고 들깨가루 넣어 만드는 조림?..같은건데 찬바람 불길래 한 번 만들어 봤어요.
정확한 음식명을 아시는 분께서는 제보를..
요렇게 만드는건데...사진은 이렇지만 요게 참 맛있는거거든요...
보통은 이렇게 밥에 비벼 먹습니다. 아 진짜 맛있는건데 뭐라 말로 설명할 방법이...
그리고 갑자기 또 경주. 이 날은 약간 흐렸어요.
아는 분이 경주로 발령이 나셔서...밤에는 숙소와 끼니를 신세지고 낮에는 한량처럼 경주 시내&관광지를 쏘다녔지요.
황성천이었나...암튼 시내와 멀지 않은 곳에 강과 갈대밭이 있길래
자전거를 빌려서 하루종일 타고 돌아다녔지요.
보문 가는 길에는 어느덧 낙엽이 다 떨여져가고..
남산 근처에도 단풍이 다 졌더라구요.
남들 일 할 때 땀 뻘뻘 흘리며 가을산을 오르니 이 얼마나 좋은지!
햇살도 좋고 말입니다.
여기는 봉황대 근처 고분군. 시내와 가까워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산책하기 좋았어요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 밥셔틀 노릇..
엄마가 새로 들깨가루를 보내 주셔서 사진을 올리다 보니 들깨가루로 만든 음식이 몇 개 있군요.
이것은 고구마 줄기 나물. 한 번 데쳐서 물기 빼내고 참기름에 볶아주다 소금으로 간, 들깨가루와 홍고추만 넣어주면 완성입니다.
해서 차려진 밥상.
삼치구이와 시금치 나물, 무채, 고구마 줄기 나물, 깻잎장, 김치, 남은 계란 말이, 닭가슴살 샐러드. 현미밥과 곰국.
곰국은 엄마 협찬이구요. 계란말이와 고구마 줄기 나물, 닭가슴살 샐러드는 재탕.
요렇게 나물 세가지 넣어서 밥 슥슥 비벼 먹었지요
전...계란말이 순혈주의자라 오로지 파만 넣는 걸 선호하는데
동생2의 요청으로 양파와 홍고추가 추가된 계란말이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가을 산책. 여기는 성북동 언저리예요.
대사관 길 내려오는 쪽에 은행잎이 와구와구 쏟아져 있길래 한 장.
걸어걸어 계동에서 가회동으로 넘어가는 골목길.
다 떨어진 은행잎을 보고 이제 정말 겨울이 오려나 보다...싶었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아스라히 흘러가 어느덧 초겨울.
당분간은 방황없이 서울에 꼭 들러붙어-_- 지내야겠어요.
무기한 중단되고 있는 운동과 절주도 다시 시작 하고 말이죠...
다음 식단 공개 때는....기필코...?!...
다이어트 식단으로 돌아와 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내용은 없는데 밀린 사진 한꺼번에 올리다 보니 지치는군요!
다음에 또 뵈어요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