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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잠이 오질 않네요. 당근 이야기.

| 조회수 : 3,924 | 추천수 : 4
작성일 : 2025-07-20 01:05:26

하염없이 내리는 빗소리에 잠이 오질 않네요.

새벽 1시가 넘었으니 어제 아침 일어나자 마자 밤새 내리던 비로 마당에 나가서 

"여러분 밤새 안녕하신지요?" 인사하며 목수국, 도라지 꽃, 캐모마일 사진을 찍었습니다.

 



 


언니가 석류 나무 사다 달라는 부탁을 해서 석류 나무 사면서 참아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캐모마일을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향긋한 사과향이 납니다. 허브차를 좋아하기에 캐모마일 차도

마셔 볼까 하는 마음으로 욕심을 냈습니다. 더구나 씨앗이 떨어지면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가져보며.^^

 


비 오기 전 만개할 준비 중이던 목수국.



무가 있어서 조금 초절임, 우엉채, 당근채 볶아 두고  초록색 채소만 미나리, 오이등 바꿔서 아침마다

남편에게 김밥을 한 줄씩 말아 주고 있어요. 두 줄 말기는 귀찮으니게으른 자 뚱뚱한 김밥 한 줄로 해결.

잠자리 들기 전 "내일 아침에도 김밥 줘도 괜찮아?" 물으니 본인은 좋다고. 황송 할 뿐이라고.

월-토 새벽 6시면 헬쓰장 가서 운동하고 8시 조금 넘어서 들어와 남편이 아침을 챙겨 먹는데 김밥이라서

제가 말아 주고 있습니다. 아내의 요리 교실에서 김밥 진도 까지는 못 나갔거든요.

 



석류나무 갖다 주니 언니가 어디선가 보내 왔다는 가시오이와 김치 나눠 줬어요.

그래서 피클도 만들었습니다.


열무김치를 했으면 좋겠는데 양배추가 있어서 양배추 물김치 담가 잘 먹고 있어요.

 


컬*가 자꾸 쿠폰을 보내와 샤브용 소고기만 배송비 내고 주문.

육수 조금 넣고 국물 있는 야채찜 만들어 소스 찍어 먹었습니다.


서리태 콩국수. 엄마네 집에서 TV 보는데 콩국수 맛집에서 호박을 얹어 주는 것을 보고 냉장고에 오이는 없고 호박은 있는 관계로 찜기에 호박을 살짝 쪄야 했으나 한 눈 파느라 푹 쪄졌네요.


 


자유게시판에서 야채 볶아 놓으면 비빔밥, 비빔국수 등 유용하다고 해서 좋은 것은 따라 합니다.

언니가 준 고사리 나물도 얹고 나머지는 냉동실에 두었어요.

다음 비빔밥 먹을 때 사용하려고요.^^;;

 


적근대를 먹어야만 하는 관계로 바질 페스토 바르고 오픈 샌드위치.

달걀 프라이 망쳐서 다시 하기는 싫고 스크램블 하겠다고 더 망쳤으나 맛은 있었네요.



묵은지 넣은 닭찜 드셔 보셨나요? 당기는 조합이 아니어서 닭볶음탕만 해먹다가 어느 날 한 번 시도해보니

너무 편하고 닭냄새도 안 나고 맛도 개운한겁니다. 이번에는 김치국물도 소진할 겸 냉동실 닭 안심이랑 김치 넣고 끓여서 남편이 잘 먹었습니다. 게으른자 닭 손질이 귀찮을 때는 닭가슴살, 닭안심으로 해결합니다.

 

지난주에 자유 게시판에서 <한끼합쇼>프로 성북동 왕자님이 화제라서 저도 다시 보기로 봤습니다.

성북동 저택이라 화제가 되었는데 당근하며  성북동 저택에 가서 차 한 잔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벌써 오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자유 게시판에 자꾸 당근 이야기가 올라 오는 겁니다.

당신의 근처 앱이라고 해서 저도 그릇을 정리 할 마음으로 어찌어찌 당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우리집으로 이사 가야 하는 부담에 화초를 마음껏 들이지 못하고 작은 식물 다육이에 관심이 많을 때라서 딩근으로 다육이와 수제 화분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성북동 덕수 교회 앞으로 오라고 해서 성북동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꽃가게 구경도 할 겸 남편이랑

함께 갔었죠. 물건을 받고 성북동 너무 좋아한다고 남편과 차 한잔 하고 있다고 후기를 보냈더니 

"연이 더 이어지면 우리집 정원에서 차 한 잔 하게 될 날도......"라고 답장이 와서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답장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그 분이 백은무 다육이를 올려 제가 예약을 하고 약속한 주말에 픽업하러 가는데 집으로 오라는 겁니다. 집을 찾아 도착하니 흰장미가 담장 가득 아름답게 피어 있고 실내로 들어 가니 분명 화분을 들고 왔다 갔다 했는데 어디다 뒀는지 한참을 못 찾겠다는 겁니다. (네, 집이 커서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어요.) 너무 미안하다고 하면서 저녁 약속이 있다고 다음에 우리 집으로 갖다 주던지 다시 오던지 편할 대로 하라고 하기에 저는 이미 그 집에 반했기에 망설임 없이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ㅋ

성북동을 좋아 해서 길상사 갔다가 부동산에 들러 시세를 알아 본 적도 있는데 단독주택은 평수가 너무 커서 우리 집 아파트 팔아서는 도저히 살 수가 없는 가격이라 "주택 살려면 돈 많이~~벌어야 겠다." 돈 많이 벌자는 얘기를 남편이랑 처음으로 했었답니다.

 

다시 약속을 하고 그 댁에 방문을 했는데 평지에 위치한  대문을 열면 계단을 올라가야 1층이 나오고

드넓은 잔디밭 앞으로 시야가 툭 트여서  밑에서 생각지도 못한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식물을 좋아해서 계절마다 다른 꽃을 볼 수 있게 조경도 잘 해 놓았고 이름을 처음 들어 보는 병솔나무 등 귀한 나무들도 많았어요. 집 뒤에는 대나무가 심어져 있고 죽순도 나오고 신나게 마당에 대한 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실례가 안 된 다면 마당 사진 찍어도 괜찮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러시라고.ㅎ

실내에 들어 가서 차 대접을 받는데 벽에 현판이 걸린 것을 보니 이분이 환경운동가이기도 하고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자녀 교육서를 발간한 분이었어요.  엄마들 상대로 강연, 교육도 하고.

저는 그 책을 안 읽어서 아는 체 하지 않고 당근 이웃으로 자유로운 주제로 이런저런 대화를 하고 지난 번 헛걸음 했다고 워터코인이랑 이것저것 식물도 나눔 받았습니다.

동생한테 전화로 성북동 저택 방문한 재미있는 경험을 이야기 해 주었지요.

 

그런데 그분이 어느 날 제가 올려 둔 물건을 사겠다고 톡이 왔어요.

그것은 대나무 소쿠리 2천원에 올렸는데

성북동 저택에 사는 분도 당근으로 2천원 짜리 소쿠리를 사는 구나. 알뜰 하시다. 생각했어요.

차 대접도 받았는데 우리집에 들어 오시라고 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는데 그냥 소쿠리만 전달하고 

2천원 받았습니다. 끝~~~~

요즘은 당근 판매도 귀찮아 비대면 대문앞 나눔으로 하거나 쓸모 있는 물건들은 모아 두었다가

아름다운 가게에 보냅니다.

 

이제 빗소리도 잦아 들었네요.

똑 똑...처마 밑에서 고인 빗물 떨어지는 소리.

이번 주도 82님들 모두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andyqueen
    '25.7.20 10:43 AM

    진현님~저 1등이죠?
    너무 반가운 마음에 급히 로그인하고 ㅎㅎㅎ
    성북동 참 멋진 동네더라구요
    저도 얼마전 남편과 다녀왔어요
    길상사부터....다시 한번가서 놓쳤던 곳도 다시 구경하고 싶더군요
    진현님댁 아름다운 식물들과 밥상 구경 잘했어요
    두고두고 음미(?)하며 읽어볼께요
    비 피해 없는 주말휴일 보내세요^^

  • 진현
    '25.7.20 3:19 PM

    andyqueen님 1등이시니 칭찬 도장 꾸욱~
    새벽에 잠들어 늦은 아침에 일어나
    나의 절친 자전거를 필요한 정릉 어느 댁에 배달하고 왔어요.
    아이들이 좋아해서 흐믓.
    성북동 다녀 가셨군요.
    성북동은 구석구석 매력 있는 곳입니다.

  • 2. 자갈치
    '25.7.20 12:22 PM

    2등~ 진현님은 죽어가는 식물도 다 살려낼것같은 느낌..저희아파트 수국은 이미 빛바래 다 떨어졌는데, 진현님댁 식물들은 아기자기 너무 싱그럽고 예뻐요.

  • 진현
    '25.7.20 3:32 PM

    자갈치님 2등 이니까 참 잘했어요 도장 두 개 꾸욱~~
    새벽에 자다가 깨니 휴일 하루를 더 벌은 느낌입니다.
    목수국이 좀 늦게 피는 꽃이라 늦여름까지 수국을 즐기려고 수국이 있는데도
    식구를 늘렸답니다.

  • 3. 솔이엄마
    '25.7.20 12:51 PM

    ㅎㅎㅎ 당근이야기라고 하셔서
    먹는 당근인줄 알았음요~^^
    세상에는 참 신기한 일들도 많네요.
    수필읽듯 천천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진현님 마당의 꽃들도 너무 탐스럽고 예쁘네요.
    매일 자연을 접하시니 부러울따름입니다요~
    일산은 해가 쨍하고 떴네요.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 ~♡

  • 진현
    '25.7.20 3:37 PM

    솔이엄마님 네네, 자유게시판에서 새롭게 알게 되는 소소한 정보가 많아요.
    좋은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고.
    남편이 화분 늘리는 것을 반대했는데
    "걱정 말라구. 이사 할 때 당근으로 나누면 된다고요." 큰소리 쳤답니다.
    이제 비는 좀 그만 왔으면 좋겠네요.
    휴일 남은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 4. 진현
    '25.7.20 3:33 PM - 삭제된댓글

    솔이엄마님 자유 게시판에서 알게 되는 소소한 것들이 많아요.
    네네 마당놀이는 언제나 즐겁습니다.
    남은 시간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5. 챌시
    '25.7.20 4:56 PM

    무언가 살면서 촛점을 맞추고, 파고들다보면,
    의외의 인연이나, 우연한 기분좋은 사건들이 생기더군요.
    전, 고양이 키우다 그런일 종종 격습니다.
    진현님 글은 가만히 귀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있어서
    늘 재미있게, 친근하게 읽고있어요.
    수국 만개 사진 기대할께요^^

  • 진현
    '25.7.20 6:07 PM

    다정한 챌시님
    그 때 차 대접 할 걸 그랬나봐요.
    빚진 차 한 잔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그 분도 이제는 당근 안 하시고 나름 유명인이라 검색해 보니
    페이스북에 마당에 피는 꽃들과 요즘 하고 계신 사회 활동이 올라 와 있네요.

  • 6. 진현
    '25.7.20 6:20 PM - 삭제된댓글

    챌시님댁 고양이들은 화면으로 봐도 털에 윤기가 남다르네요.
    미모는 말해 뭐해.^^

  • 7. 소년공원
    '25.7.21 12:57 AM

    남편님께서 매일 아침 운동을 하신다니 참 대단하세요.
    은퇴하고나면 일상이 늘어지기 쉬울텐데 요리도 배우시고 운동도 부지런히, 부인이 해주는 김밥은 감사할 따름으로 먹는 겸손한 자세... 세상 모든 남편들이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

    주택에 살면 사람과 물리적 거리가 생기고 그래서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그 성북동 당근이웃 님의 너그러움이 이해가 됩니다.

  • 8. Alison
    '25.7.21 6:19 AM

    야채 볶아놓는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비빔밥 좋아하는데 그렇게하면 세네끼 해결 가능할것 같아요 ㅎㅎ

  • 9. Harmony
    '25.7.21 11:22 AM

    글에 성북동 이야기.
    너무 공감되어 댓글 달아봅니다.
    전 몇십년전이었는데 그 성북동 어느분을 만나야하는데 집으로 오라해서 주소 알려주는데....
    한번지가 그 집 이더군요.
    처음엔 뒤에 다른 주소가 붙나 했더니 그냥 그 번지 전체가 그 집.
    찾아 갔더니 골목길부터가 경비가 있으면서 예사롭지 않은 동네풍경이더군요.
    계단 올라가서 대문이 있었는데 푸르른 잔디가 쫙 깔려있는게 그집 현관문까지 엄청 걸어갔었던 기억이 나요 . 집안에 들어가서는 진짜 그사세의 놀람의 연속이었어요.
    진현님이랑 비슷한 추억이 있어 진현님의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마구 상상이 됩니다.^^
    남편분의 아내를 대하는 겸손한 자세에서
    진현님 가정에 행복이 퐁퐁 솓아 나는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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