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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케데헌과 함께 했던 명왕중학교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

| 조회수 : 46 | 추천수 : 0
작성일 : 2025-12-06 02:46:45

 

오늘 아침 풍경이 크리스마스 카드처럼 보이네요.

보통은 1-2월에 눈이 많이 오는데 아직 12월 초순임에도 눈이 펑펑 내렸어요.

한국에도 눈이 많이 왔다지요?

 

 

이렇게 눈이 많이 오고 기온이 영하에 머물러 있으면 도로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각급 학교가 휴교를 합니다.

초중고등학교가 가장 먼저 휴교령이 떨어지고, 대학교는 휴교를 덜 하는 편인데 오늘은 남편의 학교도, 제가 다니는 학교도 모두 문을 닫기로 결정했대요. 

오늘 저녁 예정되어 있는 마을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는 그대로 진행하지만, 거기에 참가하는 마칭밴드는 소속된 학교의 휴교령에 따라 퍼레이드 참가도 취소되었어요. 안그랬다면 둘리양 산타 모자를 사러 가야했고 사진을 찍어주러 밤마실을 나갔어야 했는데, 너무너무 기뻐요 ㅋㅋㅋ 

서프라이즈 선물 같은 휴일을 맞아, 키친토크 게시판에서 노를 저어볼까 합니다 ㅎㅎㅎ

 

지지난번 글에서 예고해 드렸던 명왕성 신인상 수상자 이야기를 들려드릴께요.

 

 

코난군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에 영국 런던에서 명왕성으로 이사온 가족이 있었어요. 그 집 장남이 코난군과 같은 학년이어서 둘은 금새 친구가 되었어요. 두 소년의 공통점은, 각기 미국과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미국 국적,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어서 한국식 생활을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집에서는 한식을 먹고, 집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한국인 어른을 만나면 "하이" 대신에 "안니엉 하시에요?" 라고 고개숙여 인사한다든지... 뭐 그런 공통점이 있어서 친하게 된 것 같아요.

 

아이들끼리 친하다보면 부모들도 서로 교류가 생기죠. 게다가 명왕성 생활 초보자들에게 20년이 넘는 명왕성 생활 노하우를 알려주다보니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 댁 차남은 둘리양보다 한 학년 아래인데 피아노 레슨을 둘리양과 같은 선생님으로부터 받고 있어요. 물론, 제가 소개해 드렸죠. 자상하고 잘 가르치시지만 레슨비가 저렴하다는 정보와 함께요.

 

그러던 지난 가을, 차남과 둘리양이 다니는 명왕중학교에서 인터내셔널 나잇 행사를 개최한다는 이메일이 왔어요.

케데헌의 열풍이 아니었다면, 바쁜데 굳이... 하면서 외면했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코리안 패밀리들이 아무것도 안한다면 미국인들이 오히려 섭섭해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느꼈어요.

그래서 명왕성 신입 가족과 의논을 했어요.

 

 

마침 이 가족도 인터내셔널 나잇에 참가하는 것에 동의했고, 무엇으로 어떻게 한국 문화를 소개할지 열심히 생각해보았어요.

신인상 수상자님은 마침 건강 문제로 직장을 쉬고 계신데, 바쁜 부인을 서포트하느라 집안일과 요리를 도맡아 하다가 생각지 못했던 재능을 최근에 발견하셨어요. 요리가 아주  적성에 맞았던 거죠.

문화를 소개할 때 먹을거리 만큼 좋은 것이 없기도 해서, 케데헌에서 헌트릭스가 와구와구 먹어대던 한국 음식을 준비하기로 결정했어요.

 

 

신인상 수상자님은 결전의 날이 다가오기 전에 집에서 다양한 크기와 재료로 실험을 해서 가장 좋은 방법을 발견해 내셨습니다.

김밥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에게 덜 낯설고, 아침에 준비해 두었다가 저녁에 먹어도 모양과 맛이 흐트러지지 않을 재료를 선정하셨고, 김을 어느 방향으로 자르고 김밥을 몇등분 하면 가장 원래 김밥의 비율과 유사한지도 연구해 내셨죠 :-)

 

그리고 신인상 수상자님의 지도 아래 다른 한국인 부모들도 합세해서 저희집 부엌에서 꼬마김밥을 말았어요.

 

 

밥과 장소는 저희집에서 제공하고 다른 분들은 각기 다른 김밥 속재료를 준비해 오셨어요.

네 가족이 모여서 아이디어와 힘을 보태니 꼬마김밥 말고도 다른 간식과 게임과 전시자료를 더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끼리 팀 코리아 라는 이름을 짓기도 했어요.

 

 

말고...

 

 

또 말아서...

 

 

마침내 김밥으로 산을 만들었습니다.

 

 

김 반장으로 말은 꼬마김밥을 120줄, 그걸 삼등분으로 썰어서 모두 360개의 꼬마김밥을 만든거죠.

 

 

이렇게 만들면 한 개를 집어들었을 때 진짜 김밥 한 줄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래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이 행사를 위해서 저희 학교 무용과에 재직하고 계신 한국인 교수님과도 협의했어요.

요즘 미국에서 케이팝 문화가 아주 인기가 많아서 새학기 부터는 케이팝 댄스 과목을 신설한다고 해요. 그것도 이 교수님이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윗선에서 "이교수, 이런 과목 하나 개설해주지 않겠나?" 하고 간절한 부탁을 받았다고 해요.

너무너무 자랑스럽죠?

 

 

지도하고 있는 무용과 학생은 물론이고, 이웃한 연극과 학생까지도 "저요저요" 하고 자원한 덕분에 여덟 명의 대학생들이 와서 케데헌 댄스 교습과 공연과 페이스 페인팅까지 해주었어요.

위 사진에서 제 옆으로 몰려 있는 아이들이 모두 루미 분장해주는 페이스 페인팅을 기다리는 줄이랍니다.

 

 

케이팝 댄스 교습을 해주는 미국인 대학생들...

 

 

케데헌에 나오는 곡 네 곡을 메들리로 편집해서 한 댄스 공연과 그걸 보면서 떼창을 하는 관객들...

역시 미국인...

 

잠시나마, 이게 과연 한국문화인가 미국문화인가 헷갈릴 지경이었어요.

제 구태의연한 사상으로는 동양인 얼굴을 한 사람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춤이나 상모 돌리기 정도는 해야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날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새로이 깨달았어요.

보여주기만 해서는 우리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없고, "누리게" 해야 지속적으로 알리고 널리 널리 퍼지게 된다는 것을요.

이제 한국 문화는 외국인들이 쳐다보며 멋지다 좋다, 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버렸어요.

그들이 직접 즐기게 되고, 그 덕분에 더 널리 퍼지게 된 거죠.

저희 학교에서 케이팝 댄스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시간과 재능을 기부해준 대학생들에게 한국 식품을 담은 구디백을 감사 카드와 함께 전달했어요.

자기가 진라면 좋아하는줄 어떻게 알았냐며 받고 기뻐하는 학생도 있었어요.

 

 

타고난건지, 무용을 오래 하면 그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길쭉길쭉한 몸매와 작은 얼굴의 미모를 가진 무용과 이교수님에게는 제가 직접 만든 선물을 감사의 표시로 드렸습니다.

 

 

눈대중으로 뜬 카디건의 싸이즈가 잘 맞아서 다행이었어요.

그렇게 명왕중 행사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둘리양이 으쓱해 했어요.

애가 잘못했을 때 야단치지 않는 것이 기를 살려주는 것이 아니고, 이런 게 바로 우리 아이 기 살려주는 방법이라고...

이럴 때는 제 전공을 막 과시하면서...

유아교육 박사님의 의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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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 예고편

 

AI 와 함께 하는 다이어트 체험기!

 

 

기대해 주세용~~~

소년공원 (boypark)

소년공원입니다. 제 이름을 영어로 번역? 하면 보이 영 파크, 즉 소년공원이 되지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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