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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2월 어느 날의 특별한 저녁!

| 조회수 : 17,838 | 추천수 : 45
작성일 : 2011-02-12 23:08:32


오늘, 저녁 식사 약속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편찮으셔서, 제 손으로 차릴 수 있는 입장이 못되서, 광화문의 한 식당에 예약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계획이 바뀌었습니다.

어제 시어머니께서 큰 시누이집에 가셨거든요.
근 한달이나 감기 때문에 입원까지 하시고, 고생고생하셔서 그냥 집에 계시면 좋으련만, 바람 쏘이러 나가신다며,
실은...저 숨 좀 쉬라고 하시는 거죠, 입원에, 퇴원후 집에서 간호며, 저 수고 했다고 휴가 주시는 거죠, 압니다,
한달동안 시장도 못갈정도로 어머니께만 매달려있었거든요.
그렇다고는 해도, 어머니가 안 계시다고 해서 영 몸과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워낙 연세가 많으시잖아요.
어쨌거나 어머니께서 주신 시간...잘 써야죠. 벌써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약속 줄줄이 잡는 중입니다. ^^;;

어머니께서 시누이네 가시고 나서,
예약했던 식당 예약 취소하고, 집에서 먹기로 하고, 그때부터 메뉴를 짜고 준비했습니다.




오늘 아침 9시쯤, 코스트코 거쳐서, 연남동 중국재료상, 사러가슈퍼까지 세군데서 장을 봤습니다.
돌아와서는, 채소 밑준비해 놓고,
쓸 그릇 까지 꺼내 봤습니다. 이렇게요.




오늘의 주빈(主賓)이 과일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샐러드는 과일샐러드를 했습니다.
과일은 사과, 바나나, 파인애플, 키위, 그리고 말린 망고,
소스로 버무리고, 삶은 달걀을 바닥에 깐 다음 과일샐러드를 올렸어요.

샐러드 드레싱은....음, 한상차림의 감자샐러드편에 있는 드레싱인데요,
마요네즈에 연유와 식초 소금 후추를 넣고 다진 오이, 다진 당근, 다진 양파를 넣는 거에요.
맛이..꽤 괜찮아요.

말린 망고는, 다른 과일에서 생길 수 있는 수분을 흡수하라고 넣은건데...
실은 말린 살구를 넣으면 더 맛있는데 살구가 없어서 망고를 넣었는데요, 다들 망고를 젓가락으로 집어들며,
이건 뭐냐고 묻는 거에요.
"망곤데..왜 맛이 없어?"하니까,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뭔지 궁금한 맛이래요. ^^




피단과 새우를 곁들인 해파리냉채를 했어요.
해파리냉채는 제가 즐겨하는 메뉴인데요, 요즘은 좀 자주 안했더랬어요.
오랜만에 하니까 괜찮던데요.
소스는 제가 즐겨 쓰는 다진 마늘, 간장, 식초, 설탕, 참기름, 소금 등을 넣은 마늘 소스를 썼어요.




새우에 베이컨을 말아 오븐에 구웠어요.
꼬치는 짧은 걸로 골라서 하나씩만 끼웠어요.
아, 꼬치는 어제 한번 물에 푹푹 삶아 말려뒀구요.




닭꼬치도 했습니다.
녹차우린물에 양념하는, 제가 즐겨하는 닭꼬치에서 약간 변형해서,
말린 딜도 조금 넣고, 스테이크 시즈닝을 좀 넣어, 서양맛이 좀 나게 바꿔보았어요.

닭꼬치와 새우꼬치는 반으로 칸이 나눠진 접시에 담아냈습니다.


일단 이렇게 먼저 내고, 뜨겁게 먹어야 맛있는 음식은 다음에 냈습니다.
그래서 완전히 차려진 식탁 사진은 없습니다.




차가운 양상치와 함께 먹는 뜨거운 버섯, 버섯샐러드의 묘미지요.
백일송이, 느타리, 양송이, 표고를 볶아서 양상치 위에 얹고 간장소스를 뿌렸어요.




볶음우동은 냉동사누끼우동면 삶고,
양배추, 초록 피망, 붉은 피망, 양파, 당근, 표고, 그리고 새우를 넣고 볶았는데요,
쥐똥고추를 다섯개나 넣어 칼칼하게 했어요.




갈비찜에는 무, 감자, 당근, 밤, 그리고 전복을 넣었습니다.
나름 럭셔리 갈비찜이지요. ^^

케이크에, 찐빵에, 과일에...사진에는 없지만, 디저트까지 빵빵하게 먹어준, 오늘 저녁이었습니다. ^^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샐리맘
    '11.2.12 11:10 PM

    태어나서 일등 첨 해봐요~

  • 2. 깜장콩
    '11.2.12 11:11 PM

    와.. 첫댓글.이런맛에 남기는 거군요. 너무 맛있어 보여서.. 저도 저런 밥상 대접 받음 너무 감동할것 같아요

  • 3. 률맘
    '11.2.12 11:13 PM

    정말 맛있겠어요... 음식도 너무 정갈하고요..

  • 4. 샐리맘
    '11.2.12 11:17 PM - 삭제된댓글

    깜장콩 님 죄송해요. 저도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읽기도 전에 댓글 찍고 말았어요.
    이제야 음식사진보고 감탄하고...

  • 5. 진선미애
    '11.2.12 11:30 PM

    정말 음식이 실제 눈앞에 있는듯 느껴지네요
    첫사진 -샐러드- 다져넣은 오이 당근 때문일까요? 넘 칼라풀(?)색다른걸요
    명절뒤라 과일도 많은데 낼 당장 해보렵니다 ㅎㅎ

    오랫만에 (아닌가?)샘 제대로 실력 발휘하신듯 ^^

  • 6. 룰루랄라
    '11.2.12 11:34 PM

    와 ~오늘 희망수첩 짱입니다.
    오늘 상차림 꼭 한번 따라 해볼랍니다.
    늦게 들어온 보람이 있군요,
    반으로 칸이 나눠진 그릇은 뭔지..하나 갖고 싶네요.
    와우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7. 블루베리
    '11.2.12 11:47 PM

    샐러드가 눈에 화~악 들어오네요.너무 먹고 싶어요.

    선생님,궁금한게 있는데요,23일에 있을 유기 공구에는 어떤 싸이즈의 그릇들인지 궁금합니다.
    번번이 놓쳐 이번에는 꼭 사고싶거든요.
    미국에 있다보니 언니네로 배송하고 한국 나갔다가 갖고 오려고 하는데 미리 찜했다가 사고싶네요.

  • 8. 룰루랄라
    '11.2.12 11:49 PM

    촌스런 질문 좀 해도 될까요? 이 상차림에서 밥은 안나오는 건가요?
    그리고 접시에 놓여있는 쪽지는 메뉴를 적어놓으신 건지요?
    요즘 손님상차림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어서요^^

  • 9. 선찬엄마
    '11.2.12 11:51 PM

    기분이 쬠그랬는데 샘 요리보고 좋아졌어요^^*
    볶음우동 꼭 해봐야겠어요..
    향과 맛이 느껴지네요~ 고맙습니다~

  • 10. LittleStar
    '11.2.13 12:06 AM

    와~~ 오늘따라 상차림이 더욱 멋져보여요 하루만에 장 보고 후딱 차리신 깜짝 밥상 내공이 역시 예술이십니다

    디바이디드 접시는 선생님 상차림에서 첨 봐요 담음새랑 넘 멋져요 ^^*

  • 11. 김혜경
    '11.2.13 12:13 AM

    LittleStar님,
    예전에는 자주 썼는데 요즘 어쩌다보니 쓰지 않고 뒀더라구요..^^
    디바이디드 접시, 값이 사악해서 그렇지 있으면 좋긴해요.

    선찬엄마님,
    볶음우동은 있는 재료 적당히 넣고 볶기만 하면 되는데, 은근히 만족도 높은 음식인 것 같아요.

    룰루랄라님,
    네, 접시에 있는 메모는 메뉴에요. 어떤 접시에 담을지 미리 정하면 꽤 편해요.
    음식 먹고 마무리는 물론 김치와 밥, 송이국으로 마무리했지요.
    정말 개미눈물만큼 밥을 먹긴했지만요.

    블루베리님,
    23일 유기공구에는,
    수저세트, 밥그릇국그릇세트, 찬기세트, 접시세트, 오목주발대접세트, 이렇게 나올거에요.
    국제원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지난번 공구보다 값이 조금 오를 것 같아요..ㅠㅠ..

    진선미애님,
    잘보셨어요, 정말 오랜만에 음식 만들었어요.
    시어머니 병간호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 12. 가브리엘라
    '11.2.13 12:55 AM

    아주 소소한 궁금점..저는 꼬치를 어디서 사셨는지 궁금해요.
    저런 꼬치를 사고싶었는데 못찾아서요..

  • 13. 루시
    '11.2.13 1:16 AM

    저 꼬치가 저런 용도였군요
    지인이 한묶음 선물을 해줬는데
    이 센스 없는 사람은 용도를 몰라서
    박스안에 굴리고 있었네요 (아우~~ 부끄부끄~)
    결혼하고 한 3~4년차까진 몰랐는데
    이젠 시어머님도 친정 엄마같아요
    말로 안해도 전해지는 마음
    혜경샘 글에서 같은 마음 느껴져서
    글 초반에 벌써 징~~하게 감동받고 ^^
    야무지게 차리신 음식에 또 감동받고
    전 얼마나 부지런해져야 이런 상 차림 가능할까요 ^^;;

  • 14. 초록하늘
    '11.2.13 5:38 AM

    사랑이 묻어나는 식탁에
    조용히 추천한방 누르고 갑니다.. ^^

  • 15. 비타민
    '11.2.13 6:42 AM

    조~오기 갈비찜에 고구마 같이 생긴게 뭔가 하고, 한참 쳐다 봤는데.. 전복 이었군요..ㅋ
    저는 버섯샐러드가 왜 자꾸 골뱅이로 보일까요...ㅋㅋ

    덴비도 음식도... 환상 이네요... 보기만 해도,,,, 럭셜~~~해요~~^^

  • 16. 하늘보기
    '11.2.13 10:58 AM

    식기와 음식의 조화 너무 훌륭합니다. 20일 손님 치러야 하는데 각음식 양념 레시피좀 알 수 있을까요? 상차림이 고급스럽고 정말 멋스럽습니다.

  • 17. 이어진
    '11.2.13 12:33 PM

    선생님도 저도 꼬지 사용할때 한번 끓여서 사용해요 저랑 같아요 다들 꼬지 한번 끓여서 말려서 사용하세요

  • 18. 허니맘
    '11.2.13 8:18 PM

    나무꼬지 오븐에서 안타나요 그릴에 구우니타던데요;;

  • 19. 셀라
    '11.2.14 12:03 PM

    앙~ 샐러드 급땡이네요
    요즘 귀차니즘이 발동걸어서 샐러드 구경 못하고 있었는데...

  • 20. 울산애기
    '11.2.14 4:27 PM

    선생님
    해파리 냉채에 있는 저새우는 냉동인가요?
    칵테일 새우를 사서 볶음우동할때나 냉우동샐러드할때나 항상쓰는데
    그새우는 꼬리가 없던데 위에 냉채는 새우꼬리가 있어서 볼품이 훨~낫네요

    수산물집에 대하는 아니고..
    어떤종류로 사야하나요?
    일반마트에서도 파나요?

  • 21. 둥둥
    '11.2.15 8:00 AM

    손님이 따님내외 아니신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성이 확~~느껴집니다

  • 22. 김혜경
    '11.2.15 8:37 AM

    허니맘님,
    오븐에 구우면 꼬치 탑니다.
    잘 보시면, 제 꼬치도 탄게 보인답니다. ^^
    안그래도 앞으론 호일로 감싸야하나, 아님 자연스럽게 그냥 구워야하나, 살짝 고민도 해보았답니다.

    울산애기님,
    저는 코스트코에 가면 냉동새우를 꼭 사다 냉동실에 쟁여두는데요,
    냉동새우도 자숙칵테일새우가 있고, 그냥 냉동새우가 있습니다.
    자숙칵테일새우는 한번 익혀서 냉동한 것이에요.
    저는 그냥 안익히고 냉동만 한 냉동새우를 삽니다. 꼬리가 달려있고, 여기저기 쓰기 좋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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