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부엌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제사 모시고 나서, 국도 끓이고 반찬도 한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동안 있는 반찬 먹기도 하고, 외식을 하기도 하고..정말 대충 살았거든요.
학업(?)에 뜻없이 살았던 관계로 냉장고에 뭐가 있는 지 파악도 잘 안되고,
그러니 장을 보러갈 수도 없고...
냉동실을 열어보니, 불고기용 쇠고기도 조금 나오고, 국거리도 있고,
이것 저것 먹을 것이 있길래 대충 꺼내서 자연해동했습니다.

지난번에 쇠고기찹쌀구이하려고 불고기거리를 샀을 때 다 쓰지않고 냉동실에 넣어뒀던 걸 꺼내 해동하니 400g.
해동후 찬물에 고기를 한번 씻었습니다.
체에 잠시 밭쳐두고는 양념을 했는데요,
오늘은 배즙이나 양파즙 이런 것 대신 오렌지주스농축액을 썼어요.
오렌즈 주스 농축액을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거에요.
(오렌지 농축액은 이겁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그래서,
오렌지주스 농축액 2큰술, 청주 3큰술, 맛간장 4큰술, 설탕 1큰술,
다진 파, 다진 마늘, 후추, 참기름, 깨소금을 넣어 잘 섞은 후 고기를 넣고 잘 주물러준 후 30분쯤 후에 구웠는데
너무 괜찮은거에요,
글 제목엔 마치 불고기에서 오렌지향이라도 나는 것 처럼 썼지만, 꼭 그런건 아니에요.
오렌지 맛이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기 냄새도 없고, 고기가 꽤 부드럽고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고기를 재우려고 할때 집에 배도 없고 배즙도 없다 하실때는,
'어떡하지?' 걱정하지 마시고, 아무 과일주스나 넣어보세요.
달궈진 프라이팬에 한장한장 펴서 구운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쪽파 위에 얹어서 상에 올렸습니다.
먹을 때 쪽파를 고기로 싸서 먹었더니, 맛이 꽤 괜찮았습니다.

며칠전 또 냉동송이 선물이 들어왔습니다.
국거리 고기를 꺼내서 해동하고, 핏물 빼고, 고기를 고아서 육수를 낼때까지만 해도,
무슨 국을 끓일지 결정을 하지 못했는데, 문득 냉동송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 냉동송이는 완전해동하지말고, 50%만 해동됐을 때 조리하는 것이 좋대요.
그러니까 해동 타이밍이 좀 늦어도 괜찮은거죠.
아껴먹느라 작은 것 두개를 꺼내서 국을 끓이는데...지난번에 우리집에서 송이국 먹어보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국이라고 극찬을 해줬던 지인생각도 났습니다.
한 그릇 먹였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고...
반찬은 달랑 불고기 한접시에 국 한그릇이었지만, 나름 럭셔리 밥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