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딸아이에게서 카카오톡이 들어옵니다.
'엄마 저녁에 별 일 없으면 저녁 먹으러 엄마네 가겠다'고.
'오는 건 좋은데 반찬이 없다'고 답하고는 부엌으로 갑니다.
사실 오늘 저녁, 남편은 모임이 있어서 저 혼자 대충 때우려고 했거든요.
마땅하게 장 봐놓은 것도 없고, 이것저것 할 시간도 없고 해서 대충 밥상을 차려봅니다.
일단 단감샐러드 한접시 합니다.
단감, 사과, 크랜베리, 아몬드, 양상치, 그리고 셀러리를 넣었습니다.
드레싱은 양파청에 포도씨유, 식초, 소금, 후추를 넣었습니다.
다섯 조각인가 남아있는 돈까스도 튀깁니다.
앞앞이 놓기도 좀 그래서 큰 접시에 한꺼번에 담아서 식탁에 올립니다.
그리고 오늘의 메인 홍합찜도 합니다.
마늘, 양파, 토마토 다져놓고, 셀러리도 어슷어슷 썰어 준비합니다.
팬에 기름을 조금 두르고 채소부터 볶다가 홍합 넣고 포도주 좀 넣어 뚜껑 덮어 익힌 다음,
소금 후추로 간합니다.
울 딸 말이 보기는 맛이 없어 보이는데 먹어보니, 맛이 괜찮다고 합니다.ㅠㅠ
사실 홍합찜은 딸아이의 대표메뉴 입니다. 결혼직후 친구들 집들이할때마다 한 모양입니다.
딸아이는 토마토 소스를 넣어 더 먹음직스럽게 하는데,
저는 생토마토를 조금 다져넣어 보기에는 먹음직스럽지 않았나 봅니다.
쌍둥이네 네식구랑 내 식탁에 둘러앉아 밥 같이 먹으니 너무 좋습니다.
외식하는 거랑은 그 기분이 다르잖아요, 내 손으로 내 딸, 내 사위, 내 손주들에게 밥을 해먹이는건데...
또 우리 쌍둥이,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내 집에서 데리고 놀아보니 또 그 맛이 새롭고 아주 별나게 좋습니다. ^^
저희 집처럼 가지고 놀 장난감이 없길래,
제 서재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신문지를 찢고 놀았는데 어찌나 재밌어 하는지..^^
딸아이에게 그랬습니다, 주말에 자주 데리고 오라고, 저녁밥 해줄테니 자주 데리고 오라고.
이렇게 해서, 좀 뒹굴뒹굴할까 하던 토요일도 총총거리며 보냈습니다, 그래도 기분 너무 좋습니다.
사람 사는 재미가 이런거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