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컴퓨터를 켜니, 네트워크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인터넷도, 이메일도 안되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 집에 들어오는 인터넷선이 문제인가보다 싶어서,
남편 컴퓨터를 켜니 팡팡 잘 돌아갑니다, 아들 컴퓨터 역시 마찬가지로 아무 이상이 없는데 제것만 안되는 거에요.
컴퓨터를 껐다가 재부팅해보기도 하고,
랜선을 뺐다가 다시 켜보기도 하고,
공유기의 선들 하나하나 다 점검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 컴퓨터만 인터넷 연결이 안됩니다.
아, 그 황망함이란....
물론 핸드폰으로 보면 되긴 되겠죠, 그렇지만 컴퓨터가 멀쩡할때 모바일로 보는 것과 컴퓨터가 안되서 모바일로 보는 건 그 기분부터 다른거에요. 왠지 버려진 느낌...ㅠㅠ...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는거에요, 마치 엄마따라 시장따라나갔다가 엄마를 놓친 아이처럼, 어디로 가야할지 뭘 해야할지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냥 머릿속이 캄캄합니다.
별 방법이 없어서 컴퓨터를 꺼놓고 그냥 TV보면서 뒹굴뒹굴했어요.
그러다가 자기 직전에 혹시나 싶어서 그냥 한번 켜봤더니...너무 멀쩡하게 잘되는 거에요, 이게 도대체 무슨 조화인지...
며칠전에는 회사 메일서버에 이상이 생겨서 장비를 교체했더랬습니다.
약 36시간동안 회사 이메일이 불통인데...진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업무메일을 받지 못하니 한가하기는 한데, 무슨 급한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정말 노심초사했더랬습니다.
다시 이메일이 원활하게 되자, 마치 심봉사 눈을 떠서 심청이를 만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
불과 10여년전만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제가 회사를 그만두던 지난 2000년의 일이 너무 생생하게 생각납니다.
회사 그만두면 당장 답답할테니까 제 개인용 컴퓨터를 새로 장만하는데 제가 그랬다는 거 아닙니까?
"컴퓨터 좋을 필요없어, 인터넷선도 빠른 거 필요없어, 그냥 하루 한번 이메일만 확인하면 되니까.."
그런데 갈수록 성능좋은 컴퓨터 탐내고, 빠른 더빠른 인터넷으로 갈아타고 싶고..
정말 참 세상이 많이 변했었어요.
가끔은 나같은 늙은 아줌마가 이렇게 급변하는 디지털환경을 나름 잘 적응하고 있구나 싶어서 스스로 대견하기도 합니다.^^
저녁엔 쭈꾸미볶음을 했습니다.
'봄 쭈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있지만 가을에도 쭈꾸미가 아주 맛있다는 말만 믿고,
별로 크지도 않은 생물 쭈꾸미 4마리에 9천원주고 샀는데요..조리 탓인지 아니면 쭈꾸미 탓인지...맛이 그저 그러네요.
쭈꾸미는 남편 먹으라고 그 앞으로 밀어놓고,
김치냉장고 속 저 깊은 곳에 있던, 친정어머니가 주신 조개젓해서 밥먹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맛있는지..
젓갈류에 염분이 높다고 해서, 가능하면 피하려고 하는데, 엄마표 조개젓은...정말 맛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