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번씩 대중목욕탕에 가서 몸을 푹 풀리고, 때를 싹싹 벗겨내야 '이제 겨우 좀 씻었구나' 싶은 것이,
제 오랜 습관이자 취미생활입니다.
제 주변에도 대중목욕탕 절대로 안가는 사람들이 무척 많은데...
전, 시간이 안되서 못갈뿐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일주일에 두세번이라도 갈 사람이지요.
오늘, 모처럼 벼르고 별러서 목욕탕엘 갔습니다.
평소에는 열탕이 너무 뜨거워서 잘 들어가지 못하고 온탕에서 주로 노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열탕에 들어가서,
푹 불리는 목욕의 즐거움을 만끽했지요. ^^
목욕을 마치고,
서오릉 근처의 작은 농협마트에 갔습니다.
이곳 주차장에 어물전이 서는데 제법 취급하는 종류가 많습니다.

농협 주차장의 어물전에서 일단 병어 한마리에 오천원씩, 두마리를 샀습니다.
조림용으로 손질해주는 병어를 기다리는 동안 동태가 눈에 띄었습니다.
대구 매운탕 해서 먹은 지 며칠되지는 않았지만, 오랜만에 동태매운탕도 괜찮을 듯 해서 한마리 손질해달라고 했어요.
한마리 가격이 3천원.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 홍합이랑 미더덕을 덤으로 넣어주시네요.
이래도 남는 게 있으시려나....
점심에는 병어를 조려먹었습니다.
무쇠냄비에 하면 좋은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이 생선조림입니다.
생선에 금방 양념이 배는 것이 스텐냄비들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좋은 점이지요.
동태는 육수를 만들지 않고 맹물에 끓이는 것이 맛있다고 인터뷰하던 동태탕집 주인 아주머니를 본 이후,
동태탕만큼은 맹물에 끓이는데요,
동태탕 맛의 포인트는 해동이래요, 소금물에 해동하는...이것도 동태탕집 주인장 말씀입니당.
오늘 저녁식탁을 위해서,
동태를 소금물에 해동하고, 맹물에 끓였습니다.
동태랑 미더덕이랑 홍합도 넣고, 채소는 달랑 무 청양고추 파 마늘뿐!
양념은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거의 동량으로 섞어서 매운맛을 냈구요, 간도 국간장과 소금을 거의 동량으로 넣었습니다.
생태탕과 동태탕, 재료가 얼었던 건지 아닌지의 차이뿐인데도, 맛차이는 꽤 큽니다.
생태탕이 맑은 맛이 난다면 동태탕은 좀 깊은 맛이 난다고 할까요?
부드러운 생태탕도 맛있지만, 저렴하면서 개운맛을 내는 서민생선 동태로 끓인 매운탕도 참 맛있습니다.
이렇게 무쇠냄비에 한냄비 끓여서 식탁으로 직행!
냄비와 요즘 쓰고 있는 그릇들과 잘 어울려 므흣~~

동태매운탕에 넣으려고 무를 꺼냈다가 생각나길래 무나물도 볶았습니다.
언젠가 TV에서 본대로 했다가 망쳐서 먹지 못했는데,
오늘은 늘 하던대로 무를 채썰어서 소금에 절였다가 물에 한번 헹궈서 체에 밭쳐 물기를 대충 뺀 다음,
마늘과 생강으로 맛을 내면서 무르게 볶아줬습니다. 마지막에 약한 불로 은근히 뜸들여주는 것도 잊지않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