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직은 적응기~

| 조회수 : 15,992 | 추천수 : 109
작성일 : 2010-08-26 20:18:17
참기름도 떨어지고, 설탕도 떨어지고,
이것 저것 떨어진 것들이 꽤 돼서 마트에 갔었습니다.

일산 코스트코에 갔었는데요, 아마 몇달만에 간 것 같아요.
돼지고기 코너에 보니까 전에는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제주산 흑돈이라고 구이용 삼겹살이 눈에 띄었습니다.
정말 껍질에 거뭇거뭇한 털이 보이는 것이 흑돈이 맞는 것 같은 거에요.
가만 생각해보니, 집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 것이 언제적인지...기억도 나질 않는 것에요, 그렇게 자주 구워먹는 집에서.

삼겹살 구워먹겠다고 흑돈을 집어드는 스스로에게,
'그래, 이제 정신 좀 차렸구나, 삼겹살이 눈에 보이니.. ' 싶었습니다.

집수리 한다고, 정리한다고,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했더랬습니다.
솔직히 밥을 끓여먹기는 하였으나, 대강대충 끼니만 때우는 수준에 불과했던 거죠.

오늘도 별로 나을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적응기라 스스로 변명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 더 먹을만한 밥상을 차려낼거라고...

오늘의 메뉴는  파무침에 삼겹살구이,
김치와 열무김치,
원주 고기 넣어 끓인 콩나물국과 콩나물 무침, 그리고 조기찜.
(저희 집의 경우 쇠고기는 딱 두가지입니다.
한우와 수입고기가 아니라, 원주 고기와 원주 고기가 아닌 것.
다른 댁에서는 어떤 지 모르겠는데요, 저희 집에서는 식구들이 기막히게 압니다.
쇠고기 다져서 볶은 것 한조각을 먹어도, 국 국물 한숟갈을 떠먹어도... )

삼겹살은 다용도실로 옮겨 단 가스불에서 구웠더니,
식당 바닥도 더럽히지 않고 냄새도 안배고...좋으네요.
다용도실에 가스를 다느라 설치비를 거금 15만원이나 냈는데...써보니, 15만원이 안아깝습니다.

아, 가장 중요한 삼겹살 맛 얘기를 안했네요.
강추입니다, 특히 껍질이 쫀득쫀득 맛있습니다.




냉동고에서 꺼내두었던 양지머리의 핏물을 빼고,
센불에서 팔팔 끓여 거품을 걷어내가며 콩나물국을 끓이다가 문득 부엌을 보니,
부엌이 너무 이쁜 거에요.
노랑과 연두의 조리도구통과 냄비가, 새로 바른 타일과 세트처럼 어울리고..
그래서 밥하다 말고, 한커트 찍어봤습니당. ^^




밥 다 먹고 설거지하면서, 조리도구들 정열방식이 맘에 들지 않아서,
다시 꽂아주고...
막쓰는 믹싱볼들도 다시 정리해서 넣어주고..
지금 일상적인 식사에 많이 쓰는 생활식기만 제대로 되어있을뿐,
볼이나 냄비, 프라이팬류를 다시한번 정렬해야합니다.
손에 착착 붙게 정리하려면, 끝도 없습니다.

또 키작은 서랍장의 서랍 5개, 원목그릇장의 서랍 5개, 새로짠 그릇장의 서랍 2개,
창가에 있는 캘빈 그릇장의 서랍 한개,
싱크대의 서랍7개,
도합 스무개의 서랍도 정리해야하고...할 일이 태산인데...지금 자꾸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네요.

에라 모르겠다, 서랍의 내용물은 밖에서 안보이니까, 담에 하고,
일단 지금은 자자!
정리 마쳤다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자꾸 졸립고, 하품만 납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메론빵
    '10.8.26 8:20 PM

    일등입니다!!!

  • 2. 메론빵
    '10.8.26 8:22 PM

    정갈하면서도 관록이 느껴지는 조리도구들 덕에
    화보에 나오는 예쁘기만 한 부엌이 아니라
    저도 언젠가 갖고싶은 부엌!이네요.
    전 아직 살림 경력이 짧은지라 늘 구경만 잘 하고 있습니다^^

  • 3. 호짱맘
    '10.8.26 8:30 PM

    여자라서 행복하시죠?
    보는 저도 좋으네요...

  • 4. 달그림자
    '10.8.26 8:40 PM

    신혼집 같은 주방
    영원한 나의 로망 ...
    선생님의 행복에 묻어갑니다.

  • 5. Terry
    '10.8.26 8:47 PM

    선생님, 넘 귀여우세요. ^^
    새털같이 많은 날...하루에 한 개씩만 쉬엄쉬엄 정리하세요. 어차피 흐트러질 것...으흐흐흐
    서랍은 아무리 정리해놔도 흐트러지던걸요.

  • 6. 레드썬
    '10.8.26 9:13 PM

    선생님! 메뉴소개를 읽으면서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스크롤을 내리는데 음식사진이 없어서 실망...^^;;;
    그렇지만 부엌이 정말 예뻐요. 색상이 오늘 냄비랑 딱이네요. 르크루제랑 상의하셨쎄요? ㅎㅎ
    저도 언젠가 선생님처럼 넓고 예쁘고 솜씨좋은 부엌을 가질 수 있으려나요...
    피곤은 그때그때 풀어주시고 여름막바지 건강하세요^^
    삼겹살이 등장할 땐 설명과 사진을 꼭 같이 올려주시길...ㅎ... 아우 츄릅츄릅 상상만 하며 물러갑니다~

  • 7. 말랭이
    '10.8.26 9:33 PM

    저두 다용도실 삼겹살구이편이 너무 기대되요,,,

    까스렌지를 베란다에 설치할수만 있따면 이라고 이따금 꿈을 꾸거든요 배관이 복잡
    해지진 않을 까 전문가없인 택도 없겟지,,, 또 비용은 얼마일까라구요,,,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 8. 지나지누맘
    '10.8.26 9:43 PM

    진짜 새부엌 너무 이뻐욧!!!

    뭘 선물해드릴까..... 연구중이었는데...
    (빨강 하나로 보였던 조리도구통을 노랑과 파랑으로 살까?? 했었는데..
    이미 다른색도 갖고 계셨네요)

    저는 뒷베란다에 가스렌지 놓고 사용하려고 거금(팔만원 -_-;; 꼴랑 50cm 정도 가스관 설치) 들여 설치했었는데
    가스렌지대는 너무 높고
    후드가 없어 창 열어 놓으면 가스불이 움직이고 닫으면 너무 더워서...
    도로 철거 해버렸어요 -_-;;;

    정말이지 새부엌 너무너무 이쁘고 부럽습니다!!!!

  • 9. 베고니아
    '10.8.26 11:40 PM

    글을 읽으면서...

    스크롤바를 내리던중 눈에 먼저 들어온거가
    르쿠르제 제품들과 벽타일의 색상이 ...어쪔 환상 이네요^^

    주방에서의 일이 ...그저 즐거울실거 같아요^^*

  • 10. 유리컵
    '10.8.27 12:22 AM

    수고많으셨네요...참 넓직하고 시원해보이네요..보람이 있어요..ㅎㅎ

    지난번 올리신 [집밥]편에 제가 아래 질문글을 올렸는데..아무런 말씀이 없으셔서..
    혹 못읽어보셨을까봐...염치불구 그때 썼던글을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정말 궁금해서리...ㅎㅎㅎ..
    .............................................................................................................................
    샘~이 더위에 공사하시느라 엄청 힘드시겠지만...
    그만큼 편하고 이쁘게 맘에 쏙들게 리모델링이 되셔서 더욱 더 가족들의 사랑이 넘치는 공간으로 자리잡길요~
    그런데 제가 폰으로 인터넷을 하면서 공사중이신 사진을 보니..
    싱크대와 가스렌지가 11자로 서로 마주보고 있던데...이런 배치가 불편하진 않을까..궁금했어요.
    지금까지 제가 살았던 곳들이 넓지않은 부엌이라 그런지 개수대옆에 조리기구 이렇게 배치되었는데
    선생님댁을 보니 전혀 배치가 색달라서
    재료들을 손질해서 바로 끓는 물로 투척해야할것들도 있는데
    샘님 댁을 보면 물이 떨어질까봐 쟁반이라도 받쳐가며 뒤돌아 가스렌지로 돌아서야하고
    공사사진을 보면서 매번 상상만으로도 궁금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폰으로 보는 사진들이라 미쳐 보지못한 공간이 있는것인지..
    샘님댁과 같은 배치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11. 김혜경
    '10.8.27 12:25 AM

    유리컵님,
    아직 며칠 살아보지 않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병렬형이라서 ㄱ자형보다 불편한 점은 있지요.
    전에는 개수개옆에서 바로 몸을 돌리면 작업대이니까 움직일 필요없이 바로바로 조리하곤 했는데요, 그때는 작업공간이 너무 좁아서 치워가면서 하느라 참 번거로웠어요.

    이번 부엌은 개수대에서 완전히 뒤를 돌아서야 가열대라 몸을 더 많이 움직여야하는데요,
    일단 작업공간이 아주 넓어서 불편함을 잘 모르겠습니다.
    늘어놓고 조리한 후 한꺼번에 치워도 되고.

    보시지 못한 공간은 없습니다.
    아래글의 부엌사진이 저희 부엌의 전부입니다.

  • 12. 유리컵
    '10.8.27 12:28 AM

    오호~윗글이 좀 주절거리는 글이라 확줄여서 눈에 확 들어오시도록..ㅎㅎ
    다시 댓글을 정리해서 달고 있는데 답을 주셨네요...
    아이~깜딱이야!! 우찌이리 기분이 좋은지..참 ~기뽀요~ㅠ.ㅠ
    큰 불편함이 없으시다니 다행이고 저도 참고하겠습니다.
    야심한 시각에 달아주신 댓글에 시원한 바람 한줄기 맞고 갑니다.
    어서 코 주무시고...시원하고 상쾌한 하루되세요~쌤!

  • 13. 영영
    '10.8.27 1:18 AM

    어머 가스렌지 저랑 똑 같아요
    저도 2월에 했답니다. 타일 무늬 너무좋아요
    제가 하고 싶었는데 전 너무 바쁘게 해서 색깔 못넣고
    흰색 했어요 모두가 하얀색 이라 빨리 냉장고 바꾸면서
    포인트를 줘야 하는데
    쎔 노랑과 연두색이 너무 좋네요

  • 14. 최살쾡
    '10.8.27 10:01 AM

    아휴 여름내내 고생하신 보람이 있으시겠어요
    맛있는 음식 많이 해드시고
    막바지 더위 잘 이겨내세용:)

  • 15. 체리
    '10.8.27 11:30 AM

    선생님,더운 날씨에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아래글 사진에 보니 다용도실 가스렌지가 살짝 보이는데요,
    혹시 자세히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환풍기가 없는 다용도실에 사용하기가 불편하지 않으신지요.

  • 16. 시네라리아
    '10.8.27 11:59 AM

    부컹의 타일과 키위색 르쿠가 참 이쁘게 잘 어울려요.
    늦어도 되니 천천히 하세요...
    힘드시면 아니되옵니다.

  • 17. 메이
    '10.8.27 4:32 PM

    그럼 선생님 댁에는 가스렌지가 2개가 있는건가요?
    주방에 하나, 다용도실에 하나..
    체리님 말처럼 환풍기는요..?
    주방에만 있고 다용도실 것은 자연바람환풍인가요?
    아님 환풍기도 2개가 있는 걸까요?
    질물만 많이 적고 갑니다.

  • 18. 은석형맘
    '10.8.27 6:22 PM

    바자회에서 너무 질렀는데요( 뒷거래로도 과하게 이중으로 질렀습니다 ㅠㅠ)
    전엔 눈에도 안들어 오던 조리기구통 입맛 다시고 있습니다
    제게 접신되는 지름신은 너무 강하셔서 그저 두려울 따름입니다 ㅠㅠ

  • 19. 소박한 밥상
    '10.8.28 8:17 AM

    타일의 색에 주방용품의 색을 맞춘 쎈~~~~~ 쓰 !! ^ ^

  • 20. 다이아
    '10.8.30 10:23 PM

    저의 꿈중에 하나가 넓은 주방을 내 맘대로 리모델링해서 예쁘게 꾸미고 베란다의
    낮은 장위에 갖고 싶은 모든 소형가전을 진열해놓고 쓰는것이랍니다.
    언제쯤 그 꿈을 이루게 될지..

  • 21. 김혜경
    '10.8.31 1:42 PM

    다이아님,
    저도 꿈중 하나가 가전제품들 편안하게 진열해놓고 마음껏 꺼내쓰는 거 였는데요,
    이번에 100%까지는 아니어도 80%쯤 꿈을 이뤘답니다.
    다이아님도 곧 이루시게 될거에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472 뻔뻔한 저녁밥 12 2010/09/02 17,103
2471 그럭저럭 또 한끼! 7 2010/09/01 13,441
2470 오랜만에 요리! [유린기]와 [가지찜] 11 2010/08/31 14,796
2469 맨날 뻔한 저녁 밥상 19 2010/08/30 15,131
2468 토요일 점심 [해물 스파게티] 9 2010/08/28 14,714
2467 시장에 가보니 14- 네모난 당면 20 2010/08/27 16,740
2466 아직은 적응기~ 21 2010/08/26 15,992
2465 부엌, 마침내 정리 끝나다! 77 2010/08/25 28,591
2464 맛보기 부엌 구경 25 2010/08/24 20,542
2463 더위는 메뉴도 바꾼다 14 2010/08/22 15,389
2462 식구들 기운내라고 [전복죽] 12 2010/08/21 12,003
2461 냉동고 유감 21 2010/08/20 20,270
2460 정성 담긴 [비빔밥] 26 2010/08/19 15,845
2459 몸에 좋다는 [토마토구이] 12 2010/08/18 18,646
2458 저녁에 먹은 소박한 반찬들 7 2010/08/17 14,630
2457 오늘 저녁 밥상 12 2010/08/16 14,133
2456 어제와 오늘 저녁 밥상 19 2010/08/13 19,848
2455 집 밥 22 2010/08/12 19,573
2454 여전히 폭격맞은 집! 33 2010/08/11 20,913
2453 매식은 면했습니다~~ 19 2010/08/09 17,135
2452 이제 정리단계로~~ 30 2010/08/07 23,272
2451 부엌,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39 2010/08/04 22,767
2450 아직도 미완성~ 13 2010/08/02 16,370
2449 중반을 넘긴 공사, 그러나 여전히 난장판! 17 2010/07/30 18,069
2448 벌써 매식(買食)이 지겨워요...ㅠㅠ... 10 2010/07/28 17,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