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하는 열흘 남짓은 물론, 짐을 싸면서 며칠, 그리고 짐을 풀 때 며칠,
계속 매식을 해야해서 쾌재를 부르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이 더운 여름날 합법적(?)으로 모든 끼니를 사먹어도 된다니,
당분간 요리에서 해방이라고, 좋아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사나흘...벌써 매식이 지겨워졌습니다.
오늘은, 점심은 연희동에서 함흥냉면, 저녁은 은평구 이쪽에서 아주 유명한 아귀찜집에서 아귀찜을,
어제 점심은 동네식당에서 알밥을, 저녁은 서오릉에서 갈치조림을,
짐싸던 월요일은 점심엔 동네중국집의 잡채밥과 울면으로,
저녁은 원당역 부근 쭈꾸미마을에서 연탄돼지불고기와 보리밥을 먹었어요.
집에서 하는 밥과 흡사한 메뉴들을 골라 먹는다고 먹었는데도...벌써 집밥이 그리워집니다...
집에서 한 밥에 김치한조각만 놓고 먹어도, 식방밥보다 맛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목공사와 전기공사를 했는데요,
소음이 많고, 분진이 많이 날린다는 예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힘든 작업인줄은 몰랐습니다.
특히, 제가 이번에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콘센트들.
벽을 파서 매립형 콘센트를 많이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결과, 매우 만족스럽게 콘센트를 매립하기는 했으나,
작업하신 전기기술자 분,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또 천장에 등박스도 짜넣고, 몰딩도 둘렀으며...
틀어져서 새문이 달리지 않는 문틀도 수정을 했고,
몇년전 한쪽 벽만 트면서 천장공사를 엉망으로 하는 바람에 천장이 고르지 않던 부분도 잘 잡아주었지요.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문짝들도 모두 교체해주었습니다.
이번에 바닥재, 벽지 등을 모두 제가 골랐는데, 지나치리 만치 차분한 것들로만 골랐어요.
그래서,
너무 집안이 단조로운 느낌을 주면 어떻게하나 싶어서, 문은 좀 화려하게 꽃문양 장식이 들어있는 것으로 골랐어요.
아직 보호필름도 떼어내기 전이고, 손잡이를 달지않아 이쁜지 어떤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제가 고른 문이기 때문에..제 눈에는 아주 이뻐보인답니다.
이제 내일부터 사흘동안이 이번 공사의 고비입니다.
내일은 오늘 못다한 목공사 마저 하는 동시에,
목공사로 커버할 수 없는 부분들, 즉 교체할 수 없는 문틀 들 도색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금요일과 토요일은 대망의 타일작업입니다.
이틀동안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느끼는 것도 많은..
나름 보람찬 나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