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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냉동고 유감

| 조회수 : 20,270 | 추천수 : 132
작성일 : 2010-08-20 08:44:46
냉동고 옆에 놓을 새 수납장이 빠르면 다음주 초에 들어옵니다.
그러면 부엌정리가 끝날 것이고, 말끔해진 부엌 사진을 올리면서 냉동고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어요.
사진도 잘 찍어서요.
그런데 '냉동고 유감'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꽤 계신 듯하여...사진 대충 찍어서 올려봅니다.




이번에 집수리를 하면서, 덩치 크고 비싼 물건에서부터 값싸고 소소한 물건까지 꽤 많이 사들였는데요..
그중 제일 후회되는 것이...냉동고입니다....ㅠㅠ...

우선 제가 쓰던 냉동고 얘기부터 하자면,
지난 92년 무렵에 꽤 거금을 주고 구입한 5단짜리 독일산 리페르 냉동고였습니다.
그동안 냉동기능에는 고장 전혀 없이 잘 쓰고 있었는데,
20년 가까이 쓰다보니, 급속냉동 버튼이나 경보음 해제 장치 등 버튼이 모두 고장이 나서 눌러지지않고,
또 서랍이 자꾸 깨지는데 이제는 더 이상 구할 수도 없고,
그동안은 그런 일은 없었는데 최근들어서 온도조절에 이상이 생겼는지 자꾸 얼음이 얼어서,
이번에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같은 회사제품으로 바꿀까 하고 살펴보니, 7단짜리 모델이 2백50만원 정도.
국산 가격은 60~70만원, 국산 여러대를 살 수 있는 금액이어서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국산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래서 모델을 마음에 점찍고, 대리점에 나가서 살펴보고,
인터넷최저가 검색한 결과 588,480원이라는 꽤 좋은 가격으로 구입하였습니다.
제가 산 건 7단짜리로, 다섯단은 서랍, 두단은 플랩형 문이 달려있는 모델입니다.
제가 뭘 살때, 꽤 꼼꼼하게 살펴보고 구입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뭘 보고 샀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7단이나 된다는데 홀렸던 것 같아요.
정확하게 비교도 해보지않고, 7단이니까 5단 보다는 많이 들어가겠지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곤 그저, 김치냉장고, 냉장고, 냉동고를 나란히 두려면 얼마나 공간을 남겨두었나,
값이 최저가인가, 배달은 언제 되나...이런 것에만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배달을 받자마자 맨 아랫 서랍을 열었다가, 정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제가 쓰던 리페르 냉동고 서랍의 ⅓도 안되는 쬐끄만 서랍인거에요.
그 윗칸을 열어보니 조금 크긴한데, 리페르에 비하면 어림없고,
맨 윗서랍만 어지간하게 큰 거에요.

자세히 살펴보니, 서랍 다섯개중에서 맨위가 좀 크고,
중간 세칸은 크기가 같은데, 중간정도의 크기, 맨 아래는 너무 서랍이 작았어요.
이러면 서랍에 번호 붙여놓아야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리페르는 번호가 있거든요.
나중에 혹시 서랍이 깨지기라도 하면 중짜 주세요, 소짜 주세요..해야하는 건지...

암튼 제맘에 드는 크기의 서랍은 다섯단 서랍 중 맨위칸 하나였습니다.
서랍을 다 빼보니, 아래 달려있는 냉각장치 때문에 서랍 크기가 그렇더라구요.

물론 전에 쓰던 리페르 냉동고도 다섯개의 서랍이 다 같은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네개는 크기가 같고. 맨 아랫단 하나는 뒷쪽에 붙어있는 냉각장치때문에 좀 작기는 하지만 대신 깊이가 깊어서,
다른 서랍에 비해서 ⅔ 이상은 들어가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산건 맨 아랫서랍이 작아도 너무 작았습니다.




맨윗서랍과 서랍 위에 달려있는 두 칸의 플랩형 문으로 되어있는 것만 크기가 좀 큰데요,
윗쪽은 높기 때문에 더 자주 꺼내지 않는 걸 넣게 되잖아요.
팔을 들어올리지 않고도 편안하게 꺼낼 수 있는 서랍 두개 정도는 좀 컸으면 했는데, 하나뿐인셈이에요.

먼저 쓰던 냉동고에서 나온 것들을 다 넣고 보니 조금 여유가 있는 걸로 봐서는 먼저 것보다는 더 크기는 큰 것 같은데,
서랍이 작다보니, 느낌상으로는 별로 더 많이 들어가는 것 같지도 않아요.


그런데 정말 할 말은 없습니다. 제 불찰이지요.
제가 살 때 확인안해보고 샀으니까요.
아마도, 서랍을 다 열어보았다면, 이 냉동고 안샀을 거에요...ㅠㅠ...
이번에 자금이 딸려서 못바꿨다면 그냥 더 쓰다가, 다른 걸로 샀을 듯.




그리고 또 결정적으로 불편한 건요,
리페르는 문을 90도만 열어도 서랍들이 다 잘 열립니다.
그래서 냉동고 문을 열기위해서 공간이 더 필요하고, 그런거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건요,
90도만 열면 이렇게, 플랩문이 안열립니다.
물론 서랍도 열리다 말지요.
문을 확 젖혀주어야해요, 한 120도 정도??
물론 냉동고를 처음 쓰는 분이라면, 하나도 불편하지 않을 사항인데요,
저는 이십년 가까이 그렇지 않은 냉동고를 쓰던 터라 여간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랍니다.
게다가 냉장고는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냉동고문을 열다가 냉동고 문도 다치고, 냉장고에도 흠이 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살짝 생깁니다.

그리고, 키만 멀쑥하게 크다보니까 안정감이 없어요.
들여오던 날, 냉동고를 다 채우고났는데두요, 울 아들이 예전 냉동고 문 열듯, 냉동고 문을 여니까,
냉동고 전체가 앞으로 쫙 딸려오는 거에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문을 열때 조심조심, 살살.

키는 같은 회사에서 나온 냉장고보다 더 크고,
두께는 훨씬 얕아서 두개를 나란히 놓으니까 정말 안예쁩니다.

냉장고와 냉동고의 윗부분에 싱크대 상부장만 안 짜넣었더라면,
약간 손해를 보고, 중고로 팔고, 다른 걸로 바꾸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고 해서,
요즘은 단점 대신 장점을 찾아가면 정을 들이는 중입니다.

'서랍이 작으니까 조금밖에 안들어가서 뭐 찾기는 좋잖아!'
'싸잖아...60만원도 안했는데...10년 쓴다면, 일년에 6만원꼴이고, 감가상각비가 월 5천원밖에는 안되잖아'
'이 담에 서랍이 깨져도 구하는 거 어렵지 않을거 잖아, 국산이니까...'
'예전 것보다 전기를 덜 먹겠지...'
어쩌겠어요, 미운 정 고운 정 들이면서 써야지...
100% 만족스런 물건이란 없는 거다, 이만하면 가격대비 괜찮다...하고 자기최면을 거는 중입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금 통장
    '10.8.20 8:55 AM

    함 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진짜 일착으로 답글쓰는 영광을!
    잘 보고 있읍니다.

  • 2. chou
    '10.8.20 8:55 AM

    국산 생산공장 싸이트에 소비자유감으로 불편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해주시면 아마도 더 나은제품이 나오지 않을까요.. 역시 아직 기술의 차이는 아직 큰가봐여, 가격차 만큼이나..ㅜㅡ

  • 3. 나오미
    '10.8.20 8:57 AM

    냉동고 정말 내용칸이 작아서 실망이긴하더라구요,,
    사실 전 냉동실에 뭘 넣은것은 참으로 해동해서 안쓰게 되더라구요,,
    특히 어르신들이 주는 떡,전,,이런거,,
    냉장고700L급,김치냉장고2대이러니,,냉동고 많은 분들이 식품보관은 하시던데,,
    또 많은 분들이 애물단진가하기에 아직도 기웃기웃하는 여인네랍니다.
    이제 거의 모든 정리가 다 끝나시겠군요? ㅎㅎㅎ

  • 4. 리인
    '10.8.20 9:33 AM

    저희집 리페르 7단 쓰고 있는데...
    급속 냉각 기능이 고장이라...
    어째야 하나, 고민중인데...

    후에 선생님 글 참조하여 구매할 수 있을것 같아요
    감사해요~

  • 5. 카라멜
    '10.8.20 9:43 AM

    선생님 글 읽는 동안 제가 다 답답하네요.....
    이래서 가격차이가 나나 봅니다...
    이전의 물건과 계속 비교될텐데.....어째요.....제가 안타깝네요....
    전 무슨 물건 사서 마음에 안 들면 영 정이 안가서 괴롭던데.....그게 최면 걸어도 안되요.....ㅠㅠ
    위로는 못 드리고 죄송해요....

  • 6. 알콩달콩
    '10.8.20 9:52 AM

    제가 어제 냉동고 냉장고 유감을 올려주세요 했는데 이렇게 올려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이런 영광이~~
    역시 직접 써본 경험이 중요하네요 저도 한때 이 냉동고를 사고싶어했었는데 이런 단점 있네요...

    사고 나서 흡족하지않으면 계속 정들이기 힘들던데... 이번에 너무 많은걸 한꺼번에 하셔서 그럴꺼예요... 저도 냉장고 바꾸고 후회했었는데... 냉장도 유감도 기다려봅니다 웬지 저와 비슷할것같아요 양문형 냉장고 크기만하고 수납은 영 꽝...

    정리다 하시고 멋진 부엌도 보여주세요 제가 가슴이 다 설레네요 새로 고친 예쁜부엌~~

  • 7. 뮤뮤
    '10.8.20 11:09 AM

    저는 냉동고도 한번도 안써보고 그래서 잘은 모르지만,
    고심해서 산 저렇게 큰 가전제품이 마음에 안들면 정말 속상하더라구요.
    더구나 비주얼이 맘에 안들면 더 하실듯..
    그래서 선생님 맘이 이해가 가네요.
    사실 저 같으면 아마 중고로 처분하고서 새로 살지도...
    하루이틀 쓸 것도 아니고 적어도 십년은 넘게 쓸 것인데...
    속상하시겠어요...위로 댓글 남겨요..^^

  • 8. 시네라리아
    '10.8.20 12:20 PM

    작년 11월에 냉동고를 샀는데요.
    이 모델과 삼*에서 나온 신제품과 고민을 무지 많이 하다가
    왜냐하면 색상이 화이트톤이라 이 모델이 맘에 들었거든요...

    삼*에서 나온 색은 진한회색톤이라 영...
    가격도 차이가 많이 나는지라...
    허나 대리점을 3번 가서 열어보고 서랍을 본순간 전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비싼게 좋은거다 하고 삼*으로 구입을 했답니다.

    물론 제가 구입한것도 맨 아래칸이 좀 작긴하지만요. 아래부분에 냉각이 들어가기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다른분은 선생님이 구입하신 위칸을 문을 아예 없애버리고 사용하고 있답니다.
    불판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얼음 얼리는 판이 잇긴한데 그건 빼놓고 사용을 하고 있어요.

    서로 장단점이 있긴한데... 이궁...

  • 9. 오스타
    '10.8.20 12:31 PM

    어느 블로그에 보다보니 그분도 맨 위 두칸에 있는 플립문이
    번거러워 떼어내고 쓰신다고 하네요~
    눈에 자주띄는 가전이 맘에 안들어 속상하시겠어요...

  • 10. erica
    '10.8.20 1:55 PM

    플립문을떼고 요즘 냉기보호를 위해 붙인다는
    비닐필름을 붙이는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것 같아요.

  • 11. 최살쾡
    '10.8.20 2:12 PM

    냉동고는 서랍이 작으니까 진짜 수납이 불편하더라구요 ㅠ_ㅠ

    속상하겠지만 내 손길 가면서 내 물건이다 싶게 예뻐해주시면서 사용하시면 언젠가 예뻐 보일꺼예요

  • 12. REG
    '10.8.20 3:25 PM

    맘에 안 드는 물건도 쓰다가 보면 익숙해지고, 불편함이 많이는 안느껴지는 순간이 오더라구요.. 그날을 기다리며..

  • 13. 아침
    '10.8.20 3:33 PM

    어디것인지 궁금

  • 14. 예쁜꽃님
    '10.8.20 6:10 PM

    저흰 코스코에서 세일하기에 월풀 샀는데 잘 사용하고 잇답니다

  • 15. 사요나리
    '10.8.20 7:37 PM

    김혜경 샌님 !! 드디어 냉장고 구입하셨군요~~냉장고 지불은 어느 분이 하시나요?
    ㅍㅎㅎㅎ ...김치냉장고, 디오스 ,지펠 두대가 있어도.... 공간 차지만 많이 하지 시원한 물을 먹을수 있는 것이 좋내요....푸하하하!!!!

  • 16. 투덜이스머프
    '10.8.20 8:29 PM

    전 이것 나오기 전 모델인 좀 더 작은 용량의 냉동고 사용하고 있는데요.
    처음 사용해서 그런지 너무 좋았어요.

    저희 친정에서는 18년된 리페르 사용하세요.
    요즘 종종 저희 친정엄마께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면
    저는 국산이 좋으니 그냥 바꾸시라고 조언드리곤 했어요.

    그런데 이 글 읽으니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겠어요.
    아마 분명히 답답하고 싫다고 하실 것 같아요.
    도움주시는 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17. Terry
    '10.8.20 9:11 PM

    10년 된 AEG 쓰고 있는데 7단에 서랍 6개가 동일하게 깊고...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젤 좋은 점은... 친구 시어머님이 작은 집으로 이사하시면서 그냥 주셨다는 말씀. ^^ 친구는 이미 냉동고가 있다고 저 가지라고 해서요. 성능 진짜 짱짱합니다.

    냉동고는 아직 수입품이 더 나은 걸까요??? 새삼 혜경샘 글을 읽으니 친구 시어머님께 더 고마운데요? ^^

  • 18. 비터스윗
    '10.8.20 10:17 PM

    냉동고를 다시 구입할까말까 백만년 고민하고 있던 중이였는데 선생님 글 읽고선 오늘 리페르로 주문했습니다.
    10년 쓸 예상하구요.... 근데 배송이 일주일이상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리...여름끝나고 받게 생겼네요...^*^

  • 19. 한나 푸르나
    '10.8.20 11:20 PM

    선생님, 저 선생님 생각 자주 해요.

    82가 없었으면 제가 어디서 위로와 웃음, 지혜를 얻었을까?

    선생님께서 82를 만드시고, 속내와 이런 저런 속사정을 많이 드러내셨기에 이런 공간이 가능했겠지?

    제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신 선생님, 감사드리고 존경합니다.

  • 20. 은석형맘
    '10.8.21 10:21 AM

    저 냉동고를 대리점가서 보고 왔는데...
    후기 너무 감사드려요.
    냉장고는 어떤 디자인으로 구입하셨는지도 궁금해요^^

  • 21. 수늬
    '10.8.22 4:02 PM

    에구 어째요..
    저는 1년반쯤전에 엘쥐 큰걸루 샀었는데요..50만원?? .에너지등급도 1이고 서리도 조금씩 낀다고 하더니..거의 안끼고...용량도 크고 전기세도 얼마 안나가고...아주 만족입니다...
    이 제품 요즘 잘 안나오나...이제품말씀들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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