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이른 점심을 먹고, 그 다음에 볼 일을 보자 했더니,
딸아이가 가로수 길 근처 골목 안에 있는 유노추보에서 먹자고 하네요.
유노추보란 유씨의 부엌이란 뜻이라는데, 그 유명한 유희영쉐프가 오너쉐프인 식당이랍니다.
주방이 개방형으로 밖에서도 잘 보이는 구조였는데, 얼핏보기에 유희영쉐프는 보이지 않고,
건물 밖의 대형현수막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족발(정식 요리이름은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과,
마구로동(참치덮밥), 그리고 나가사끼 우동이었습니다.
식당안의 조도(照度)가 생각보다 낮아서 사진 상태가 쨍하지는 않네요.

족발인데요,
푹 삶은 돼지족을 먹기좋은 크기로 잘라서 달달한 간장소스에 졸인 후 채소를 듬뿍 얹어서 나오는 건데요,
제가 먹다남은 제육, 간장 소스에 졸일 때와 소스맛이 비슷했는데요, 제가 한 음식보다 약간 더 달았어요.
족이 말랑말랑하니 먹기 좋았어요.
족발도 이렇게 먹으니 새로운 기분이 들었구요,
무엇보다도 집에서도 따라해봄직한,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음식이었답니다.

마구로동은, 이름 그대로 참치덮밥인데요,
일본식 덮밥에는 소스를 만들어부어서 밥이 약간 질척한 것들이 많은데요,
이 마구로동은 밥 위에 후리가께를 뿌린 것 같았구요,
참치회는 소스에 살짝 절였다가 얹은 건지...암튼 간도 맞았고, 비린내없이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이 마구로동을 먹어보면서, 이런 류의 덮밥 레시피를 만들어서,
7월 이벤트에 응모하면 입상은 따놓은 당상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제가 심사를 해야하는 주최측만 아니라면, 르크루제의 신제품 카시스에 눈이 멀어, 당장 응모했을 듯..ㅋㅋ...

나가사키짬뽕은 들어보기만 했을 뿐 오늘 처음 먹어보았어요.
생숙주의 아삭아삭함과 국수, 그리고 국물이 다 괜찮았어요.
오늘처럼 좀 흐렸던 날에 어울리는 메뉴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딸아이와 먹었는데...뭔들 맛있지 않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