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요즘, 마음이 좀 바쁩니다.
한여름에 웬 집수리?! 하시겠지만...어쩌다보니, 한여름에 집수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집수리 하려면 짐을 몽땅 포장해서 보관이사 해놓고 시작해야한다고 하는데,
저흰 그럴 처지가 못됩니다.
우선, 그릇....너무 많습니다. 포장이사하다가 그릇 한개라도 잘못되면, 저 병 나서 몸져누울 것 같아요.
책, 그릇못지않게 너무 많습니다. 싸는 것보다 풀러 정리하는 것이 자신없어서...못합니다.
그밖에도 짐이 너무 많아서, 집 전체를 고치는 것은 자신이 없어서,
일단 부엌과 거실만 손보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거실과 부엌의 도배와 장판이 너무 헐어서, kimys도 굉장히 마음 아파했고,
저 역시 잡지일이나 방송일 들어오면 사절했더랬습니다. 카메라 들이대면 낡은 티가 더 많이 나는 거에요.
요리와 관계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부엌이 너무 초라해서 부끄럽기도 하구요.
아랫층으로 물이 몇번 새는 바람에 바닥재를 부분적으로 몇번 교체하느라 바닥은 더 엉망 누더기상태였어요.
(누수원인, 알고보니 부엌바닥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었는데...수리하는 사람이 엉터리인지라...ㅠㅠ...)
그랬는데,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 있어서, 부랴부랴 서두르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한 공사는,
비내력 벽 하나 철거하고,
전기공사도 좀 다시 하고,
싱크대도 철거해서 새것으로 교체하고,
방문 틀 및 몰딩은 도색을 새로 하고,
방문은 새것으로 교체하고,
거실 천장에 장식 몰딩 설치하고,
거실 바닥에는 강화마루를 깔고,
벽은 실크벽지로 도배를 하고,
그리고 그릇장 2개 정도 새로 바꾸고..
아, 냉장고 냉동고 버리고, 새로 들이고...
대충 이렇습니다.

이건 2005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지금은 더 정신이 없어서, 카메라를 들이댈 수도 없는 지경이랍니다.
이 거북이 박제가 걸려있는 벽을 철거하려고 해요.
(일설에 의하면 우리 라인중에 이 벽이 있는 집은 저희 집 뿐이라는 설도...ㅋㅋ)
이 벽 뒤가 원래는 가사도우미용 방이었어요.
처음에는 창고 비슷하게 썼는데,
중간에 한쪽 벽만 텄더랬습니다. (그때 다 텄어야하는 건데..)
왼쪽으로 슬쩍 보이는 초록색 그릇장, 15년전쯤 롯데백화점 바로크가구에서 근 1백만원돈 주고산,
(제가 그때는 미쳤었나봐요, 그릇장을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다니),
그래서 애지중지했던 건데, 이번에 과감하게 빼내려고 합니다.
가구점에 맡겨 흰칠을 하느니 없애는 것이 나을듯...(허나, 속은 많이 쓰립니다...)

그 벽의 안쪽에 이렇게 냉장고와 냉동고, 김치냉장고 등이 있지요.
철제 선반이 있는 자리로 김치냉장고를 옮기고,
냉장고와 냉동고는 모두 바꿀 거에요.
냉동고는 92년에 산거니까 18년 정도 쓴거고, 냉장고도 아마 99년쯤 바꿨으니까 10년 정도 썼을 거에요.
저도 드뎌 양문형 냉장고를 쓸 예정이라는...
바닥마루와 문, 천장몰딩은 업체가 결정되었고,
벽지 역시 봐둔 것이 있는데,
문제는 싱크대 입니다.

ㄷ자 부엌싱크대를 싹 바꾸고,
사진의 오른쪽 끝부분으로 아일랜드를 만들어 붙이려고 해요.
혹시 누가 압니까? 제 아이들이나 조카아이들이라도 데리고 요리클래스라도 하게 되려는지..
싱크대 때문에 고민만땅인것이,
생각보다 예산이 초과될 것 같은데, 메이커 제품을 해야하는 건지, 좀 저렴한 사제를 해야하는지...
공사를 7월말이나 늦어도 8월초에 들어가려고 하기 때문에 아주 마음이 바쁩니다.
예정되어있던 일이라면, 미리미리 다른 집 사진이라도 많이 보면서 어떻게 해야겠다 생각을 해보았을텐데,
아무 생각없다가,kimys가 서두르는 바람에 끌려가게 된 건데요,
사실 예전에 그런 생각을 했더랬어요. 부엌 개조 before&atter를 충실하게 기록하여, 책을 좀 내볼까 하는...
(예전에는 무슨 일이든 책으로 옮겨보겠다 했는데, 이제는 책 내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어요.ㅠㅠ)
그런데, 요즘 같이 몸도 마음도 너무 바빠서, 언감생심 꿈도 못꿀 일 이구요.
어쨌든 이래저래, 제가 좀 분주합니다.
힘들기는 하지만, 이걸 끝내고 나면, 여러분들께 달라진, 그리고 깔끔해진 저희 집 부엌 구경시켜드릴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