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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정말, 있는 재료만 가지고 차린 밥상

| 조회수 : 13,405 | 추천수 : 168
작성일 : 2010-07-22 22:32:06


보통은,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으로 '아, 집에 가서 저녁 반찬으로는 이렇게 이렇게 해야겠다'하는 계산을 합니다.
마구, 머리를 굴리다 딱 막히는 재료가 있으면 사들고 들어와, 어찌어찌 밥상을 차려내는 거죠.

그런데, 아무래도 무더위 때문에 뇌가 다 증발해버렸나봐요.
머릿 속이 하얀 것이, 아무 생각도 없는 거에요.

헐레벌떡 귀가하기는 했는데, 뭘로 밥상을 차려야할지 너무 막막한 거 있죠?!
생각을 마구 가다듬어, 일단 꽁치통조림 하나 꺼냈습니다.
김치찌개하면, 매일만 아니라면, 적당히 상에 올리는 간격만 조절하면 우리 집에서는 항상 통하는 메뉴입니다.
썰어놓은 김장김치 넣고 꽁치통조림 넣고 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또 뭘 해야하지?? 생각을 가다듬어보니, 냉동실의 고등어가 생각났습니다.
얼른 그릴의 불부터 켜고 그릴을 충분히 예열한 후 고등어 필레 두쪽을 구웠습니다.

김치찌개와 고등어구이?? 이걸로는 부족하잖아, 싶어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현재 우리 집에서 가장 넉넉한 재료는 달걀뿐입니다.
달걀이 10개 정도 남아있는 상태에서 또 한판을 사왔거든요.

달걀  5개를 풀어서 달걀말이를 했어요,
그러고 보니, 며칠전 산 어묵에 사은품으로 딸려온 넙적한 어묵이 생각나는 거에요.
꺼내보니 딱 2장뿐!
어묵을 팬에 볶다가 굴소스로 간하고 참기름으로 맛을 냈습니다.

딱 요렇게 해서, 어느 집에나 항상 있을 법한 재료들로만 차린 밥상입니다.

제가 처음 낸 책 '일하면서 밥해먹기'를 읽으신분들이라면 기억하시겠지만,
우리 집 다용도실에는 항상 비축된 식품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한개라도 있는 게,
꽁치통조림, 참치통조림, 스팸, 옥수수 통조림, 토마토통조림 등입니다.
생물로만 밥을 해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은...현실이 그렇지 않잖아요.
다용도실에 똘똘한 통조림 몇개만 항상 준비되어있다면, 식사 준비가 빠르고 쉽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에 넣어먹을 꽁치통조림 하나,
양파에 섞어서 전을 부치면 맛있는 참치통조림 두어개,
정 반찬없을 때 지져서 반찬으로 내놓을 수도 있는 스팸,
전이나 콘버터 하면 좋은 통조림 옥수수,
주스 재료가 없을 때 급하게 주스를 해도 좋고, 소스를 만들어도 좋은 토마토통조림,
이 정도 갖춰놓으면 아무리 귀가가 늦어도 걱정이 없을텐데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태준맘
    '10.7.22 10:36 PM

    저는 벼르고 별러 차려야 선생님이 생각나시는대로 차리시는 저 밥상의 반정도 나와요..ㅠㅠ
    애들한테 살짝 미안해지는 밤이네요.
    오늘은 멸치볶음과 장조림, 김, 김치만 딱 줬어요. 그래도 잘먹어주는 애들이라 다행이지만요..

  • 2. 가딘
    '10.7.22 10:38 PM

    앗! 놓졌다 일등~
    전 오늘 아이와 수영장 다녀와 등이 화끈거린다는 핑계로 남편 퇴근길에 족발사오라 시켜 한상차림에 나오는 족발무침 해먹었어요
    채소 넉넉히 넣어 먹고 냉소면 대신 시판 냉면육수에 말은 국수까지 냠냠...
    정말 맛있었어요
    그러나 등이 너무 아파 엎드려 자야할지도 모르겠어요ㅠㅠ

  • 3. 김선아
    '10.7.22 11:11 PM

    맞아요, 냉동고에 꽉찬 식재료는 나몰라라하고 꼭 수퍼를 가야 맘이 편해지는 이 심리는..저도 그냥 차분히 냉동고 비우기와 식재료 창고 털기 모드로 버텨보려구요.

  • 4. okbudget
    '10.7.22 11:14 PM

    꽁치,참치나 옥수수 스팸등은 구비해놓는데 ~~
    저는 저정도의 평상시 반찬이 만들어지지않습니다
    머릿속에 메뉴가 셋팅되어야 구비된 재료도 활용이된답니다

  • 5. 라라^^*
    '10.7.23 10:49 AM

    ㅎㅎ 샘도 급하게 상을 차리실때도 있다니..
    동질감 지수 급상승 & 호감도 완전 상승입니다.

    날씨도 그렇고, 큰 공사 앞두고 힘 조절 잘 하세요!! ^^

  • 6. 오키드
    '10.7.23 6:44 PM

    며칠전 아이가 현장학습 가는데 도시락준비를 홀랑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아침에 급히 생각나서 채소 썰어 볶음밥하고 냉동실 생선까스 한쪽 굽고
    복숭아 통조림 하나 뜯어서 급하게 도시락을 챙겼어요.
    일밥을 반복학습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면 과일통조림이 있음
    샐러드거리가 마땅치 않을때 쓰기 좋고 탕수육할때도 국물까지도 소스에 쓸수 있다고 쓰셨거든요.
    설탕양도 줄일수 있고요.
    덕분에 알게된 여러 종류의 통조림 상비가 정말 여러번 위기에서 저를 구해줬었지요.
    늘 먹진 않지만 정말 딱 필요할때 진가를 발휘하더라고요.

  • 7. 준마미
    '10.7.23 8:18 PM

    어른 계시는 집 표나는게 생선구이같아요.
    저희 시어머니 오시면 거의 매끼 꼭 굽거든요.
    마찬가지로 시댁에 가도 어머니께서 굴비 몇마리 꼭 구워놓으시구요.
    샘 식단에 특히 생선구이 잘 있더라구요.
    옥돔이며, 임연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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