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어제, 갈비도 재워도, 산적 양념도 해두고, 녹두전 속재료며, 동그랑땡 반죽 다 준비해뒀어요.
오늘은..그냥 놀고 앉아있기도 좀 그래서,
녹두전 지졌어요.
녹두전이..쉬우면서도 은근히 까다로운 것같아요.
전반죽을 처음 올릴 때는 어느 정도 온도가 있어서 거죽을 노릇노릇하게 익힌 다음에는,
불을 좀 약하게 해서 안까지 익혀준 후 뒤집어서 다시 온도를 올렸다, 내리는...
제 나름의 부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전기 프라이팬에 부칠때는 좀 불편해요, 가스불에서 부치는 것 보다는요.
그리고 시간도 꽤 많이 가서...
그냥 오늘 슬슬 혼자서 가스불에 프라이팬 세개 놓고 부쳤습니다
다른 전도 좀 부칠까 했더니,
kimys, "왜 혼자하느라고 그래? 힘드는데..." 하네요.
다른 전들은 내일 동서들 오면 부칠까봐요.
제가 미리 이렇게 일한다고..'마음이 착한가보다'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절대 안 착합니다.
저도 전에는 동서들 일찍 안오거나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고 빠지는 것 때문에,
앙앙불락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다 모여서도 누구는 일하는데, 누구는 "조금만 해요" "이런 건 뭐하러 해요"하면서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아서,
속도 많이 상했더랬습니다.
특히, 시어머니께서 교통정리를 해주셔야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이런가보다 하는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도 있었구요.
심지어, 어머니께서 편의를 봐주시는 동서는 '신의 딸', 저 같은 무수리는 '어둠의 자식'...
이렇게 자조적으로 일컬었었다니까요. ^^;;
그런데..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니..동서들 입장도 이해가 가는거에요.
남의 집 부엌에서 일하는 거 그렇게 쉽지않고,(저도 친정어머니 부엌에서 일을 잘 못하겠어요, 손에 익지않아서..)
저는 동서들의 도착시간만 생각하고 늦는다고 불만이었는데,
화장이며 옷차려 입고, 준비하고 차 타고 오는 시간 그것도 만만치않겠다 싶으니까 그 역시 이해가 가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몸 힘든 것이 마음 불편한 것보다는 쉬워서...
차라리 내가 좀 더 움직이고, 동서들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이 낫겠다 하고 마음을 바꾸니까, 이게 훨씬 나은 거에요.
늘 명절이 되면, 우리 82cook 식구들 마음 상하지않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먼저,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조금만이라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열만큼 받을 상처, 일곱이나 다섯으로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날도 춥고, 마음도 춥고, 주머니도 썰렁한 명절이지만,
그래도 우리 즐겁게 잘 보내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